교장단 모임이 늦어졌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모여 오다보니.

참처럼 국수를 내려던 움직임을 접었다, 다 하려다 늘 무리하게 되기 일쑤더라.

차만 내자. 마침 케잌도 챙겨들 오셨기.

물꼬스테이를 신청들 하셨다.

사람들이 탄 차가 나가자마자 달려 영동역으로 가

떠나려는 기차에 막 올라탔다. 인사동행.

 

인사동 시낭송회.

“먼저 간 아내가 오라는데도 내가 이 재미(인사동에 사람들이 모이는)로 아직 못 간다.”

이생진 선생님의 즐거운 비명,

찻집이 미어터져 젊은 물꼬 사람들은 이웃 찻집으로 건너가 있었다.

식구들을 찾기 전 비집고 앉아 그제야 밥부터 챙겨먹는데 곁에서 인사를 건네 온다.

“20년 만에 이생진 선생님을 만났는데, 30년 만에 옥선생님도 보네요.

저 기억 못하시죠?”

오늘 단소 공연을 했다는 김성천샘은 물꼬를 어이 아시는 걸까.

“물꼬가 일일찾집 했던 적 있죠? 제가 종로에서 호프집을 했는데...”

그런 적 있다. 그 시절엔 재정마련을 위한 방법으로 그런 게 유행했다.

물꼬도 몇 번.

살림을 위해서, 또 아픈 누군가의 병원비를 위해서, 그리고 민주화운동 단체를 돕기 위해서도.

윽, 으윽, 그게 언제였더라... 1995년 언저리?

사람들은 그렇게 얽히고 설키며 산다.

젊은 사람들의 열정과 발랄함을 기억하고 계셨던 게 아닌가 싶은.

참 착하고 예쁜 사람들이 물꼬를 지켜왔더랬다.

시낭송이 끝날 즈음 물꼬 식구들이 들어와 이생진 선생님께 선물을 전했고,

 

번잡함을 피해 자리를 옮겼다. 상찬샘이 마련해주었다.

밑돌들 아리샘 휘령샘 서현샘 연규샘, 그리고 철욱샘이 더해져.

연어의 날 2차 밑돌 평가회. 1차는 연어의 날 이튿날 갈무리모임 직전에 있었다.

열심히 했다고 잘했다는 게 아니다.

잘했다고 못했던 게 없는 것도 아니다.

즉흥에 강하다고 시간대별 미세한 그림이 없어도 되는 건 아니다.

복기하기!

놓친 게 무엇인가,

맡은 이의 일의 처음과 끝은 무엇인가,

어떤 의미가 있었고, 다시 이런 자리를 마련할 것인가, ...

 

앉은 자리 가게도 문을 닫고, 청계천에 나가 새벽을 맞았다.

이제는 올 학년도 우리에게 남은 각자의 움직임에 대해 나누었다.

결국 모든 이야기의 끝엔 결국 자신의 삶이 걸려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연규샘이 잡아둔 남산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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