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31.나무날. 맑음

조회 수 860 추천 수 0 2017.09.29 23:46:55


"...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듯이  방학을 하거나 심적으로 힘들거나 할 때 항상 물꼬생각이 듭니다. 가서 일만하고 오는데 뭐가 그리 좋고 맨날 가고 싶냐는 물음을 받은 적이 있는데 저는 이제 그 확답을 내린 것 같습니다. ‘즐거우니까, 내가 행복하니까, 진정한 나로 살아갈 수 있으니까, 이 몸과 마음을 기꺼이 쓸 수 있으니까’

지금 너무 물꼬가 그립고 뭔가 허전합니다. 공부를  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고민과 걱정이 많았는데 요즘 다시 마음을 다 잡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을 보기 전까지 계자가 아니여도 어떠한 행사가 없어도 혼자 물꼬 찾아갈 겁니다ㅜㅜ 허락해주세요!

지금 우즈베키스탄 가셔서 메일 확인 잘 못하시는 거 다 알지만 지금  메일을 쓰지 않으면 너무 답답하고 뭔가 꽉 막힌 기분으로 살아 갈 거 같아서 이렇게 남깁니다!

물꼬는 제게 항상 꿈같은 장소입니다. 요즘 들어 많은 생각이 드는데 물꼬, 옥샘은 항상 여전하시고 그 자리에 항상 계시는 것 같은데 저는 그냥 혼자 훌쩍 커버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혼자 울컥하기도 하고 물꼬에 첫 발을 디딘 초등학교 5학년, 새끼일꾼을 처음 시작하게 된 중학교 2학년 때를 생각하면 또 혼자 설레입니다.

저는 항상 물꼬 곁을 지키고 싶습니다. 너무 늦게 연락드려서 죄송하고 많이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옥샘.

항상 몸 건강하시고! 옥샘도 항상 물꼬와 함께 그 자리에 머물러주세요. 종종 연락드리겠습니다~

사랑합니다.

..." 


글월이 닿았다. 고마웠다.

그런 힘으로 밀고 가는 물꼬 삶이리.


새벽밥을 먹고 이른 아침 자두밭에 가다,

학교아저씨랑 집짓기 중심을 맡은 무산샘도 현장을 보러 온 걸음에 동행하여

자두 따고 선별하고  상자 접고 포장하고.

반나절만.

장순샘네 마당에서 키운 포도들을 다 따서 실어왔다. 복숭아도.

다시 포도잼을 만들다.

어젯밤부터 집짓기 의논이 이어지고 있었고,

하오엔 멀지 않은 곳에서 명상공간을 꾸리는 곳의 건축 현장을 들여다보았고,

돌로 울타리를 쌓고 있는 집도 돌아보다.

어제 처음 달골에서 운전해 본 보행예초기를 오늘 다시 잡기도.

해봤다고 낫네. 가장 간단한 기계라는데, 그래도 긴장으로 어깨가 뻐근하다.


9월이다.

한동안 주말마다 1박2일 산오름(암벽등반 포함)을 이어가고.

바깥으로 예술명상 수업을 가고,

달골에 쉴터 하나를 세우고, 글도 쓸.

10월 마지막 주말에 동학을 주제로 한 ‘깜짝 어른의 학교’를 열자는 얘기도 오가는데.

달골 햇발동 2층으로 오르는 곳의 방수공사도 해야네.

공사, 수리, 보수, ... 어느 때고 물꼬의 날들에 떨어지지 않는 낱말!

마을학교 일은 의논만 난무한 채 결국 접었다.

이미 나이 훌쩍 들어버린 할머니들이 정작 시간이 다가오자 두려워들 하셨고,

물꼬도 안식년에 너무 많은 일은 아닌가 하는 이해가 서로 맞아떨어졌던.

재활승마는 두엇의 신청이 있었으나 올해는 도저히 짬을 내기 어렵다 결론짓다.

물꼬stay는 서로 되는대로 짬을 보기로.

교육상담은 물론 여전히 이어간다.

해오던 공식 일정이 없어도 이러저러 여전히 아이들도 어른들도 다녀갈.

그리고, 연탄도 들이고, 메주를 쑤거나 김장을 하거나 창문에 비닐도 칠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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