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던 하오 하늘만 흐렸다가

한밤 가랑비 뿌렸다.

학교아저씨와 무산샘은 어제 이웃마을 대식샘네에서 얻어온 블루베리 열여덟 그루를

달골 햇발동 앞마당 가장자리에 심었다.

무산샘은 아침뜨樂 들머리 언덕의 풀도 벴다.

책방 난로도 설치되었다.


스페인대사관 지정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하고 돌아왔다.

대전에서 돌아오는 걸음에 등나무 그늘 하나 있기,

한참 앉아 책을 들여다보았다.

글 한 줄, 책 한 줄이 쉽지 않은 요새였다.

9월 1일자로 짓자던 달골 새 집은 변죽만 울리며 시간이 흐르고

다른 일에 마음 쏟기도 쉽지 않았다.


이제 가나보다.

바르셀로나행 비행기를 1월 1일자로 잡아두었다. 꼭 한 해를 머물 계획.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가 분리독립을 하느냐 마느냐로 연일 시끄럽다.

자칫 내년에 머물기 위한 모든 절차를 다시 밟게 되는 게 아닌가 우려가 없잖은데

분리 찬반투표에서 분리를 원하는 이들이 절대적인 수는 아닌 모양이다.

가우디가 멕여 살린다는(FC 바르셀로나도 있네) 바르셀로나의 관광 수익을

저들만 챙기려는 게 아니냐는 비난도 만만찮던데.

그런데, 카탈루냐 독립요구에 대한 유럽과 서구의 시각이 어떠하든

적어도 식민의 역사를 가진 우리는 심정적으로 그들을 지지해야잖을지.

언제나 서구 시각에서 전한 언론 보도를 번역하는 수준이고 마는.

조지 오웰의 <카탈루냐 찬가>를 다시 들고픈 요즘이다. 

 

큰 도시로 나갔다 오면 그 고단이 또 크다.

처져 있는데, 이웃 절집에서 저녁공양을.

불자들이 가져다 놓은 풍성한 밑반찬도 얻어 오다.

물꼬를 참 곳곳에서 멕여 살리는.

마음도 몸도 다음 한 걸음이 다시 쉬워지는 밤.


밤, 다시 그린 도면이 도착해있다.

새로 지으려는 집 말이다.

최종안인 셈인데,

그렇게 가거나 또 다른 변수가 생기거나,

결정을 했다 하더라도 실건축 상황에서 또 달라지기도 할.

민규샘 설계에서는 이 정도에서 마무리가 될.

저녁답에 다시 집 지을 위치 말뚝을 옮겼더랬다.

집은 지어지는가, 어디에 놓이게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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