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 9.달날. 맑음

조회 수 423 추천 수 0 2020.01.13 03:20:47


 

서리가 눈처럼 내린 이른 아침,

사이집 현관문은 열리지 않고 있었다.

꽝꽝 언 문.

!

열리면서 얼음들이 투두두두두 떨어졌다.

오늘은 수행 차례를 바꾸어보다.

습이들 밥을 주고 같이 아침뜨락을 걷고

그리고 안에서 수행을 이어간다.

나는 그저 기복신앙처럼 기도한다.

다가오는 계자를 위해, 떠오른 이들의 안녕을 위해, 낸 책을 위해, 낼 책을 위해, 그쯤.

 

해가 나자 봄날 같은.

날이 푹하다는 의미에서,

마음도 봄이라는 뜻에서,

좋은 시절이라는 까닭에서(뭘 더 바랄 게 있다고!)!

 

타일절단기를 아직 돌려주지 않길 잘했네.

사이집에 만든 싱크대와 조리대 위에 타일을 깔려,

그래서 타일을 깔아보고 자를 부분들을 그었는데,

아차, 아직 남았던 상판이 있는 걸 보았던 거라.

놓쳤던 부분까지 다시 챙겨 이제 타일은 다 준비되었다.

 

오늘은 멸치젓을 달이자고 한 날이기도.

물 한 바가지 부어서 푹푹 끓였다,

말갛게 내리는 중.

바구니에 천을 깔고 받치는. 거름망인.

하룻밤은 꼬박 내려야 할 것이다.

가마솥방 가득 채운 멸장 달이는 내.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16 126 계자 나흗날, 2008. 8. 6.물날. 맑음 옥영경 2008-08-24 1997
6515 2월 9-10일 옥영경 2004-02-12 1994
6514 99 계자 이틀째, 10월 30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4-10-31 1991
6513 98 계자 이틀째, 8월 17일 불날 비 오락가락 옥영경 2004-08-18 1990
6512 3월 15일주, 꽃밭 단장 옥영경 2004-03-24 1987
6511 3월 30일, 꽃상여 나가던 날 옥영경 2004-04-03 1986
6510 시카고에서 여쭙는 안부 옥영경 2007-07-19 1985
6509 작은누리, 모래실배움터; 3월 10-11일 옥영경 2004-03-14 1984
6508 계자 열 하루째 1월 15일 나무날 옥영경 2004-01-16 1982
6507 돌탑 오르기 시작하다, 3월 22일 달날부터 옥영경 2004-03-24 1981
6506 5월 4일, KBS 2TV 현장르포 제3지대 옥영경 2004-05-07 1980
6505 111계자 이틀째, 2006.8.1.불날. 계속 솟는 기온 옥영경 2006-08-02 1974
6504 8월 1-4일, 배혜선님 머물다 옥영경 2004-08-09 1963
6503 고기 또 먹던 한 날, 5월 16일 옥영경 2004-05-26 1962
6502 6월 6일, 찔레꽃 방학을 끝내고 옥영경 2004-06-07 1959
6501 2011. 6.14.불날. 맑음 / 보식 2일째 옥영경 2011-06-18 1958
6500 4월 1일 연극 강연 가다 옥영경 2004-04-03 1957
6499 계자 일곱쨋날 1월 11일 옥영경 2004-01-12 1953
6498 39 계자 열 나흘째 2월 8일 옥영경 2004-02-11 1952
6497 6월 7일주, 우리 아이들이 한 일 옥영경 2004-06-11 194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