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골 아침뜨락의 아침,

풀이 무성해졌더라.

심은 것들을 둘러보다.

힘들 텐데 늦게까지 좀 주무시지,

더러 그러지만 궁금해서도 일어나는.

늦게 자고 늦지 않게 일어나던 오랜 습을

제도학교에 나가 있는 동안 늦지 않게 자고 아주 일찍 일어나고 있는.

 

제도학교에 지원을 나가있는 이 학기에도

주말에 쉼 없이 물꼬 일정이 돌아가고 있었는데,

이번 주는 조용하다.

그렇다고 아무렴 물꼬 일까지 없을까.

오전은 조금 한갓지게 보내고,

살림을 좀 살피다.

재봉질로 오래 입어온 옷 하나 짜깁기도 하고,

파이용으로 사과졸임도 해두고, 행주도 삶고, 그리고,

늘 일정 바로 앞에서 정리하려 들다 그만 밀리기 일쑤였던 조리도구 서랍장을,

오늘은 당장 해치울 일정이 없는 이 때 손을 대기로.

하였더라네!

 

자작나무도 한 그루 들어오다.

아침뜨락의 달못 곁에 심어둔 자작나무들 곁에

흰색이 오르기 시작하는 그 나무를 더했다.

밥못과 밥못에 있는 부유물들을 건질 뜰채도 만들다.

비 추적이는데, 아침뜨락에 든 식구들이 마을 내려서기 전 먼저 내려와

밥상을 준비했지.

학교아저씨는 고추며들 모종을 심고.

파드득나물을 캐와 부침개를 부치고, 묵은지를 꺼내 볶아서 두부김치도 내고,

어묵탕을 끓이고 떡꼬치를 하고, 두릅무침도 놓았다.

 

품성이나 기질보다 보호자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반려견에 대해 개통령이라 불리는 이가 그랬다지.

습이들 때문에도 우리 역시 그가 하는 말에 관심이 생겼다.

, 아이들도 그런데...

때로 아이가 가진 품성이나 기질보다 양육자가 혹은 교육자가 중요하더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16 운동장 또 한 겹 입히다, 4월 13-14일 옥영경 2004-04-27 1428
6515 4월 14일 물날, 김태섭샘과 송샘과 영동대 레저스포츠학과 옥영경 2004-04-27 1618
6514 4월 15일 나무날 총선 투표하고 옥영경 2004-04-28 1410
6513 4월 16일 쇠날, 황성원샘 다녀가다 옥영경 2004-04-28 1381
6512 4월 15-17일 처마 껍질 옥영경 2004-04-28 1446
6511 4월 17일 흙날, 황갑진샘 옥영경 2004-04-28 1516
6510 물꼬 노가대, 4월 17일 흙날 옥영경 2004-04-28 1569
6509 품앗이 최재희샘과 그의 언니네, 4월 17일 옥영경 2004-04-28 1479
6508 4월 18일 해날, 소문내기 두 번째 옥영경 2004-04-28 1327
6507 4월 19일 달날 아이들 집 댓말로 바꾸다 옥영경 2004-04-28 1437
6506 4월 20일 불날 잔치 앞두고 옥영경 2004-04-28 1417
6505 4월 21일 문열던 날 풍경 - 하나 옥영경 2004-04-28 1527
6504 4월 21일 문 열던 날 풍경 - 둘 옥영경 2004-04-28 1421
6503 4월 21일 문 열던 날 풍경 - 셋 옥영경 2004-04-28 1534
6502 4월 21일 문 열던 날 풍경 - 넷 옥영경 2004-04-28 2169
6501 4월 22일 나무날, 봄에 떠나는 곰사냥 옥영경 2004-05-03 1654
6500 처음 식구들만 맞은 봄학기 첫 해날, 4월 25일 옥영경 2004-05-03 2082
6499 5월 2일, 룡천역 폭발 사고를 놓고 옥영경 2004-05-07 1503
6498 5월 2일 해날, 일탈 옥영경 2004-05-07 1458
6497 5월 4일, 즐거이 일하는 법 옥영경 2004-05-07 155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