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이 청소를 부지런히 하고,

간장집 남새밭 앞의 부추밭을 다 베다.

부추김치를 잔뜩 담지.

부추전에다 부추샐러드 같은 몇 가지 부추가 주인공인 밥상도 차리고.

 

달골 아침뜨락에 오죽을 심다.

감나무와 나란히. 병풍처럼.

오랫동안 심고 싶었던 나무였다.

어찌 저리 기품이 있는가.

마구 번져 관리하기 쉽지 않은 일반적인 대나무와 달리

끝을 조금 끊어주기만 하면 다른 것들을 해함 없이

잘 키울 수 있다지.

 

코로나19 아래도 꾸준히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는 물꼬다.

세상 밖에 전쟁이 난 줄도 모르는 깊디 깊은 멧골처럼.

그만큼 깊은 곳도 아니건만 여긴 다른 세상.

대신 규모는 한 가정이나 몇 사람이 모이는.

공식적인 일정도 있지만 그저 서로 사정이 되는 대로 오는.

저녁 늦게 도착한다던 사람들이 일찌감치 들어오다.

군위에서 달려온 두 사람과 김천에서 온 한 사람과

대전에서 온 한 사람, 그리고 물꼬 상주하는 두 사람.

요즘 이곳에서 하는 일정의 규모는 대체로 이런.

 

한 분은 그간 못 다한 물꼬 후원으로 작년과 올해 물꼬에서 낸 책을 수십 권 사는 걸로.

게다 측백나무 한 그루도 분양해주시고.

다들 그리 나누고 살잖아.”

그렇지 않다.

과부사정 홀아비가 안다고 물꼬에 손발 보태는 이도 후원을 하는 이도

넉넉한 이들이 드물다.

 

이튿날 일부는 새벽 산에 들다. 봄나물 한창일 산.

코로나19가 어떻다 해도 제 삶터에서 모두 살아가고 있고

이 멧골은 여전히 고즈넉하다.

비 내리는데 사람들은 그럴 줄 알고도 마저 산을 타기로 하다.

간단하게 도시락을 싸서 떠났다.

차를 가지고 저 고개 너머에서 출발해서 물한계곡으로 빠지고,

한 사람이 그 쪽으로 사람들을 태우러 가는 동선.

커다란 등산 가방 가득 물이 젖어 가마솥방에 놓이다.

부려진 누릿대와 곰취, 참나물, 당귀.

낮밥으로 국수들을 먹고

다시 나물 산행 출발지로 가서 모두 헤어지는 걸로.

 

사람들을 보내고 아침뜨락 대장바위 둘레 풀을 뽑고,

그 자리에 꽃잔디를 심다.

 

[2020시민합창]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부르는 상록수,

유투브 영상을 한 벗이 보내오다.

같이 추억할 사람을 가진 것도 복이고

우리가 같이 그리워할 대통령을 가진 것도 고마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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