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발동 청소를 하고 학교로 내려선다.

아이들이 들 것이다.

욕실을 윤낸다.

학교는 바깥해우소부터, 그리고 책방과 가마솥방과 부엌 청소.

본관 다른 곳들은 학교아저씨 손을 빈다.

 

드문 일이다,

예정에 없이 사람들이 찾아오고

그들에게 달골 공간들을 안내하고 창고동에서 차를 내는 일은.

오늘은 일이 그리되었다.

위탁교육을 위해 멀리서 아이들이 오고

그 걸음에 아이 둘과 부부도 동행했던.

차를 내고, 물꼬 한 바퀴.

달골 아침뜨락도 걷고 창고동에서 차를 마셨다.

동행했던 일곱 살 유빈이와 초등 동원이가 물꼬를 마음에 들어해 고마웠다.

 

사람들을 보내고 책방에서 위탁생 둘이 숨을 돌리고.

저녁 밥상을 물리고 달골 거실에서 하루 흐름, 한 달 흐름 안내.

물꼬의 흐름대로 살 것이고,

마음을 고르고 일을 하고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며 보내는 시간이 될 게다.

너무 이르지 않은 아침 7시면 하루를 열기 무리가 없겠고,

10시 전에 전체 일정을 갈무리하는 걸로.

한 아이는 학교에 적을 두고 있어 학교 수업이 있을 땐 온라인수업이 계속 될 게고,

가정학습 중인 아이는 물꼬 일정대로 온전히 움직이게 될 것이다.

시방과 바람방을 하나씩 쓰기로 했고,

나는 거실에 이불을 깔았다.

식탁에서 작업을 하자면 그게 더 수월하기도 할 게고,

남자 여자들이 모이면 한 층은 남자가, 한 층은 여자들이 쓰는 게 쓰임이 낫기도 하니.

 

늦도록 자지 않고 점심께야 일어나 밥을 먹었다는 아이들의 흐름을

여기 일상으로 가져오려면 며칠 걸릴.

11시에는 불을 꺼야 아침 시작이 편안할 테지.

하지만 오늘은 지내던 흐름을 당장 바꾸기보다 자정에 자자 했는데

자정 지나서도 복닥거리는 소리가 2층에서 내려오고 있네.

몸으로 좋은 습을 익혀 건강한 마음을 다질 한 달이라. 

온 마음으로 아이들을 섬길 것.

사랑은 청각과 시간과 미각과 촉각으로도 온다.

따스한 말과 따순 눈빛과 날마다 정성스럽게 차리는 밥상과 함께

때때로 아이들 손을 잡고 안아주어야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16 2023.11.18.흙날 ~ 11.24.쇠날 옥영경 2023-12-04 222
6515 2023.11.17.쇠날. 첫눈 옥영경 2023-11-25 294
6514 2023.11.16.나무날. 비 옥영경 2023-11-25 304
6513 2023.11.15.물날. 맑음 옥영경 2023-11-25 255
6512 2023.11.14.불날. 흐림 옥영경 2023-11-25 263
6511 2023.11.13.달날. 맑음 옥영경 2023-11-25 246
6510 2023.11.12.해날. 볕 거둔 오후 옥영경 2023-11-19 420
6509 2023.11.11.흙날. 흐림 옥영경 2023-11-19 235
6508 2023.11.10.쇠날. 갬 옥영경 2023-11-19 305
6507 2023.11. 9.나무날. 흐리다 밤 비 옥영경 2023-11-19 267
6506 2023.11. 8.물날. 맑음 옥영경 2023-11-19 235
6505 2023.11. 7.불날. 갬 옥영경 2023-11-19 215
6504 2023.11. 6.달날. 비바람 옥영경 2023-11-19 223
6503 2023.11. 5.해날. 비 옥영경 2023-11-12 276
6502 2023.11. 4.흙날. 흐림 옥영경 2023-11-12 277
6501 2023.11. 3.쇠날. 구름 걸린 하늘 옥영경 2023-11-12 280
6500 2023.11. 2.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3-11-12 239
6499 2023.11. 1.물날. 맑음 옥영경 2023-11-12 236
6498 2023.10.31.불날. 맑음 옥영경 2023-11-12 283
6497 2023.10.28.(흙날) ~ 29(해날). 대체로 맑음 / 10월 빈들모임 옥영경 2023-11-07 24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