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 4.물날. 맑음

조회 수 325 추천 수 0 2023.10.17 11:53:30


11시께 바람이 한 덩이씩 달골을 훑고 갔다.

비 소식은 소식만 남고 해 쨍쨍하더니 바람이 대신 드는가.

 

아침 8시 출근길의 작은 소란.

달골 오르는 길에 보수공사를 두 곳에 한다 했고(면사무소에서),

08:30에 우리 차를 내리겠노라 소통하였지만

벌써부터 공사차량 세 대가 달골 대문 주차장까지 밀려들고 있었다.

트럭 한 대는 대문으로 바짝 붙이고

두 대는 뒷걸음쳐서 내려가 중간에 있는 샛길로 빠져 우리 차를 보낸.

저녁답에 전화가 들어왔다.

아침에 대문 앞에서 만난 사람이라며,

철판으로 덮어두었지만 차가 다니기는 어렵겠단다.

어라, 알고 있었는데.

아침에 제가 말씀을 잘못 드려서...”

아하, 아침에 그가 그렇게 말하기는 했다,

철판 덮을 거니 저녁에는 차가 지나다닐 수 있을 거라고.

, 귓등으로 들었는데.

그는 자신의 오류를 정중하게 사과하고 상황을 다시 전한. 차량 통행 어렵겠다고.

이삼 일 콘크리트 양생 기간 동안 걸어다니려니 했던.

이장님이 연락을 주기도 하셨더랬고.

그래서 낼모레 출장갈 짐까지 미리 차에 좀 실어두었더랬네.

자신이 한 말을 책임지고 수습해진 그 작업자의 세심함이 고마웠네.

이곳이 생활지인 이를 배려한.

작은 친절들이 우리의 행복도를 높인다는 걸 또 생각한다.

 

빵 만드는 날.

단팥빵을 만들다.

비상스트레이트법이라고

반죽시간을 20~25% 늘려(대신 물과 설탕을 1%씩 줄이고 이스트를 2배 늘리는) 굽더라고.

반죽하고 마지막 단계에서 버터 넣고 계속 반죽.

1차 발효 30, 분할해 공굴리기 해서 중간발효 15,

팥앙금 넣어 싸주고, 누르고, 계란물 바르고 깨 흩뿌려 2차 발효 30(210도에서 15분 오븐).

발표시간이 기니 그 사이 밥들을 해먹다.

다들 제 재주들이 있다.

나는 물꼬 아이들에게 해주는 하트 달걀말이를 내놓았네.

충분히 식히고 포장지에 잘 넣은 빵,

마을 할머니며 몇 곳에 나누다.

 

농기계수리센터에서 보내는 물날의 오후 2시간.

, 횡재다. 오늘은 예취기에 엔진톱, 경운기, 콤바인(탈곡기)까지 들어왔다.

예취기는 기화기 청소하고 노즐 갈고,

엔진톱 시동 걸어보고,

경운기 베어링 가는 과정을 보고,

콤바인의 고무막 부품 갈아 끼우는 과정에 같이.

면소재지의 그곳을 거쳐 각 골짝으로 가는 사람들이 본다.

오늘만 해도 대해리 들어오는 길의 딱 중간에 있는 차유마을에서 온 한 사람을 알게 되다.

뜻밖에도 사람들은 물꼬를 아는데,

정작 나는 그들을 본 적조차 없는.

삶이 퍽 확장된 느낌이랄까.

 

10월에 드나들 이들, 일들을 조율.

상담이 있고, 밖에 나가서 할 숲 강의가 사흘 있고,

벽화를 그리고, 인형을 만들고, 뜨개질을 할 어른의 학교가 있고,

집중수행과 빈들모임도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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