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12.달날. 흐리고 무덥고

조회 수 762 추천 수 0 2017.07.12 16:30:25


연일 풀을 뽑거나 예취기를 돌리거나

아침저녁 물을 긷다.


오전에는 밀린 물꼬요새 기록들을 좀 하고.

누리집에 올리든 올리지 못하든.


한의원에 들러 침도 좀 맞고,

쉬는 동안 스스로 돌보기도 하지만 도움을 받기로도.

치마 하나 치자로 천연염도 하고(뭐, 다 한 게 아니라 무늬만)

오래 전 그려둔 그림 하나 액자도 맡기고.


밖에서 샘들이 ‘연어의 날’을 준비하고 있는데,

안에서도 서서히 좀 챙겨나가야.

오랜 인연 두엇에게 전화도 넣다.

물꼬를 거쳐 곳곳의 대안학교에 자리 잡은 이들이 있다.

많은 해가 흘렀다. 이제쯤 만나도 좋으리.


유화 삽화 하나와 함께 30회짜리 연재기사를 마친 가뿐함.

담당기자와 주고받은 글월이야말로 연재기사였다는 느낌.

마지막 교정이 오가고 있는데,


가장 유능한 편집자는 글쓴이의 충실한 파트너라고 믿고 있습니다. 아직 제가 부족한 점이 많이 있지만, 하루 하루 조금씩 조금씩 고민하고 전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선생님의 다른 글들을 더 많이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뜬금없는 군대 얘기입니다만...

저도 강원도 인제 양구 지역 산을 많이 올랐습니다. 81미리 박격포라 항상 훈련 나가면 박격포를 등에 메고 산에 올라야 했거든요.

체력이 극악이었던 저는 매 훈련마다 저를 밟고 올라가야 했습니다. 앞사람 전투화 뒷굽만 보고 올라가기도... 

정신을 곤두세우고 몸을 앞으로 기울여 올라가기도... 땀에 절어서 몸에서 피어오르는 열기로 안경에 허옇게 습기가 차도 산길은 언제나 끝이 나고

정상에서 부는 바람은 피곤을 잊을 정도로 달콤했습니다. 길게 들여 마시고 천천히 내쉬고...


오늘도 저는 살아있고, 여전히 살아갑니다, 천천히 한걸음씩.


그와 나눈 우정이 더 기억날 듯.

우리는 같이 산 하나를 올랐고, 함께 내려와 다음 걸음을 걷는다.

고마운, 고마울 인연이었다.

또 만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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