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9.흙날. 약간 흐림

조회 수 876 추천 수 0 2017.10.18 01:05:04


오전, 어제 운동장을 다 벤 보행예초기는 달골로 다시 올라왔다.

아침뜨樂 다닐 수 있는 곳은 다 돌았다.

겨울 오기 전 마지막 풀베기일 테다.

“샘, 이제 가져가도 돼요!”

장순샘네서 빌려왔던 것.

풀일을 마친 무산샘 바삐 밥을 먹고 비워둔 집을 살피러 떠나고,

그 자리로 식구들이 또 들어와 밥상에 앉았다.

안식년에도 끊임없이 사람이 흐르는 물꼬이다.


마리네이드를 만들다, 점주샘이 알려주었던.

지난 7월 중순에도 사람들이 한껏 들여온 방울토마토가 넘쳐 만들었던.

지금은 물꼬 밭에서 쏟아져 나온 것들.

굵은 토마토만으로도 샐러드용은 충분하니.

지난번엔 데쳐 껍질을 벗겼는데, 이번에는 껍질도 먹기로.

십자모양 칼집 내어 끓는 소금물에 데친 후 건지기만.

양파 다지고, 발사믹식초에 레몬, 설탕, 후추, 올리브유,

이번에는 바질 대신 달골 햇발동 앞 민트 다져넣기.

이게 펌퍼니켈이랑 먹으면 그만이란다.

그 왜 호밀 가루로만 만든 식감도 거칠고 밀도도 높고 무게도 무거운 독일빵.

오늘은 그저 샐러드로 내어 입맛을 돋우도록.


OO 형님이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라는 소식을 듣는다.

아는 사람은 아니다.

어떤 이가 보내온 글월 가운데 나온 문장이었다.

당연히 내 방점은 누구가 아니라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데 있었다.

이제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이를,

한 때는 같은 하늘을 이고

심지어는 마주앉아 차를 마시거나 걷거나 했던 이를 꼽자면 손가락이 모자라다마다.

그런데, 때로 우리는 산 사람도 그리 보낼 때가 있다.

내게서 떠나간 어떤 이는 살아있으나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도 한다.

오늘은, 분명 살아있으나 내가 사는 세상에서는 살지 않는 한 사람을 생각했다.

그리고,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니 더는 애닯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도 또한 했다.

부디 모두 그만 아파하시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6496 2023.10.27.쇠날. 흐리던 오전 / 숲 안내② 옥영경 2023-11-07 232
6495 2023.10.26.나무날. 맑음 / 숲 안내① 옥영경 2023-11-07 248
6494 2023.10.25.물날. 맑음 옥영경 2023-11-07 260
6493 2023.10.24.불날. 좀 흐린 옥영경 2023-11-07 263
6492 2023.10.23.달날. 맑음 옥영경 2023-11-07 268
6491 2023.10.21(흙날) ~ 22(해날). 흐리다 맑음 / 10월 집중수행 옥영경 2023-10-30 382
6490 2023.10.20.쇠날. 갬 옥영경 2023-10-30 213
6489 2023.10.19.나무날. 밤 비 옥영경 2023-10-30 258
6488 2023.10.18.물날. 맑음 옥영경 2023-10-30 219
6487 2023.10.17.불날. 맑음 / 의료자원에 대해 생각하다 옥영경 2023-10-29 312
6486 2023.10.16.달날. 살짝 흐린 옥영경 2023-10-24 297
6485 2023.10.12.(나무날)~15(해날). 흙날 잠시 비 떨어진 걸 빼고 맑았던 / 난계국악·와인축제 옥영경 2023-10-24 280
6484 2023.10.11.물날. 맑음 옥영경 2023-10-24 241
6483 2023.10.10.불날. 맑음 옥영경 2023-10-24 273
6482 2023.10. 9.달날. 흐림 옥영경 2023-10-24 221
6481 2023.10. 8.해날. 흐림 옥영경 2023-10-23 222
6480 2023.10. 7.흙날. 흐림 옥영경 2023-10-23 260
6479 2023.10. 6.쇠날. 맑음 옥영경 2023-10-23 246
6478 2023.10. 5.나무날. 맑음 / ‘빈들모임&겨울90일수행 문의’ 옥영경 2023-10-23 229
6477 2023.10. 4.물날. 맑음 옥영경 2023-10-17 25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