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좋다. 일하기 좋다. 놀기도 좋다.

완연히 기운 해다. 가을볕이다.

 

어제부터 구두목골 작업실 C동 도배 중.

농기계가 들어가는 컨테이너가 A, 가운데 목공작업을 할 B, 목공수업(다른 수업도)C.

지난 6월 학교의 컨테이너 창고를 정리하다 새 벽지 뭉치들이 나왔더랬고

(물꼬의 많은 짐들이 그러하듯 오래전 어디서 또 얻어왔거나 누가 주었거나),

목공 창고로 쓰였을 C동은 덕분에 방이 되어가는 중.

있던 짐들을 빼고, 벽이며 천장이며 닦아내고, 못이며 모서리 마감재며 손보고,

창문 아래로 커다랗게 나 있는 구멍을 합판으로 막고,

바닥청소까지 끝내고 시작했던 도배.

이야깃거리 더하느라고

길이를 잘못 생각해 모자랐다가 남게 된 도배지가 되기도 했더라지.

밤에 작업등이 떨어져 전구가 나갔는데,

아쿠, 일 더하라고 마침 햇발동에 여벌의 전구가 있었고,

더해서 캠핑용 등까지 나와 한밤에도 일을 이어갔기도.

밤이라 다행이다...”

밝은 빛에서였다면 비뚤고 찌그러진 것 펴고 마는 성격들이 그 꼴을 못 봤을.

접히고 울퉁불퉁한 것들을 적당히 무시하고 작업할 수 있었던, 하하.

그게 그리 중요한 공간이 아니라는 걸 알아들 그랬겠지. 방도 아니고. 그저 작업실인.

많은 일은 하는 당사자만(그것이 비뚤어진 걸) 알지 남은 모르는 것들도 흔하고.

자정을 넘기고야 하루를 끝낸 어제였네.

 

아침수행을 하고, 천천히 아침을 먹고, 작업 재개.

남겨져있던, 환풍구 쪽이며 몇 군데 부분 벽지를 바르다.

어제 바르고 삐져나왔던 모서리 부분이며, 창문 쪽이며 벽지 끄트머리를 칼로 깔끔하게 도려내고.

미처 닦지 못한 환풍구 위쪽 면 때문에 더러워진 벽지도 얼른 걸레질해서 닦고.

마지막으로 다시 바닥 청소.

기숙사 창고동에 있던 목공작업실용 청소기가 비로소 자기자리를 찾았네.

이제 장판을 깔아야지.

장판은 또 어디서? 한 벗의 시골집을 고치는 곳에서 걷어낸 것.

현철샘이 실어다주었더랬다.

장판 두루마리를 다 펼쳐놓고 살펴본다.

길이가 나온다면 길게 두 장이면 되겠는데. 그건 우리 생각이고.

같은 종류로는 다 깔 수가 없겠네. 네 쪽이 필요하겠는데.

맨 안쪽에는 다른 종류를 하나 잘라 깔고,

나머지 세 쪽은? 두 쪽은 폭이 다 같아 딱이네.

문 쪽의 마지막은? 폭이 조금 좁은 장판이 있는데, 하하, 마침 바닥의 남은 폭도 그만큼이라.

앞뒤 닦아 깔고, 맨 안쪽으로 장을 한가운데로 밀어 넣고,

그 앞으로 역시 한가운데로 도서관 책상 둘을 조금 띄워 길게 놓다.

의자 열둘이 들어가고, 진행자랑 마주보는 의자까지 놓으면

교사 1인에 학생 13, 진행자 맞은 편 벽 쪽으로 긴 의자를 두어 앉을 수도.

하지만 수업은 학생 12인 규모로만. 늘 말하는 공간의 인간적인 규모에 따라.

C동은 모임방이 될 수도 있을 게다. 오늘 한 생각.

한가운데의 두 벽면으로 기역으로 긴 의자를 놓으면 스물은 족히 모임도 하겠고나.

, 한 벽면으로 긴 선반을 두어 교무실곳간(수업용 재료들이 들어가는)으로 써도 되겠네.

공간이 또 마련되니, 움직임이 그려지고, 설렌다.

아이들의 학교로서도 어른의 학교로서도 우리는 또 뭔가를 더 할 테지.

 

너무 늦지 않은 저녁상을 차릴 수 있었더라.

대처 식구들이 어제부터 들어왔고,

, 점주샘이 떠나다.

쉬지 않고 곧장 달려간 모양, 진영에서 자정 전 막 도착했노라는 소식.

고맙습니다, 애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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