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된 기온은 어제와 같은 24도에서 35.

그러나 한결 덜 더웠다.

익숙해졌거나 올라온다는 태풍이 실어오는 바람이 가끔 닿았거나.

 

샘들 해건지기’.

여느 계자보다 조금 이르게, 왜냐하면 활동하기 좋은 시간이니까, 어느 해보다 더우니까.

부모가 부재하는 시간, 부모님이 모르는 시간을 우리가 안다.

이 아이들 생이 우리에게 안겨있다. 어마어마한 일이다.

아이들을 건사하자면 이 정도는 해야지, 그런 마음으로다가도.

마치 목욕재계하듯.

우리의 고단을 밀고 깨우기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말이다.

몸 풀고 대배와 호흡명상까지.

자신의 몸을 살펴보는 시간이 되는.

건강이 인격이다. 특히 교사라면 더욱 아이들을 위해서도.

아이들을 받아줄 힘이 있어야. 자신이 고단하면 그게 어이 될까.

가뿐해져들 아침을 열다.

 

해건지기’.

샘들 나간 사이로 아이들 들어와 아침수행.

너무 진지해서 놀라버리는 그런 시작이었다.

계자마다 구성원들이 만드는 분위기가 있다.

이번에는 특히 순순하다. 에너지는 많은데 을 잘 듣는다.(복종 아니고 경청)

샘들이 조금 일찍 시작해서 시원했듯,

아이들도 아직 덥기 전이었다.

숲에 아침이 들기 전.

씰링팬이 잘 돌아가기도 했고.

태극요가로 몸을 풀고, 호흡명상하고,

마당을 걷는 건 어제 아이들대표가 된 지율이와 태양이가 안내하고.

 

시와 노래가 있는 한솥엣밥’.

태양이 생일이었다. 미역국을 끓여 차게 두었다.

하지만 다시 데우기로. 덥지만 더운 국으로 더위를 다스리는 그야말로 이열치열.

김 오르는 겨울아침밥이 주는 실한 밥의 힘처럼.

우리 모두 그리 태어났고,

우리 모두에게 이 생 잘 살아내라는 격려의 밥이었더라.

빛나와 작도가 이 더운데 책방 숄을 칭칭 어깨에, 바지에 감고 나타났는데,

더위 때문에 말려보지만 그게 또 재미라네.

편안하게 저하고픈 대로 자신을 두는 공간,

그래서 또 물꼬가 참 좋다.

 

손풀기’.

작은 명상.

이번 계자 분위기가 이렇다. 그냥 한다, 안내대로, .

샘들 자리가 성긴 줄 저들이 어이 알았나?

크게 그립니다,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립니다, 말없이 그립니다!”

아무리 어려운 사물이 와도 까짓것 다 그린다. ?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면 되니까.

언젠가 자기는 그림을 잘 못 그린다는 아이가

물꼬의 경험 뒤 미대를 갔다는 전설이 있다.

예술가도 있지만, 우리 모두 아름다움을 예찬하고 싶어 한다.

하여 우리 모두 예술가라. 전문성에서야 떨어질지 몰라도.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정리를 하는데,

기꺼이 같이 하실 분들이 계실까요?”

별로 움직이지 않던 현준이었다. 뺀질거린다고 하던가.

자라니 몸을 일으켜 먼저 움직일 줄 안다.

아이들은, 다만 시간이 필요하다. 그들이 자라는 데, 그들이 생각하는 데.

 

김도 환희 혁준이 싸워서 서로를 일러주며 찾아왔다.

길은 두 개야!”

노는 길과 안 노는 길.

뜻대로 하라 하였네.

그래서? 한 녀석이 자기는 안노는 쪽을 택했지만 어느새 같이 놀고 있었다.

저들 관계는 저들이 알아서 하는 걸로.

 

도랑가’.

환희 혁준 민준만 도랑가에 갔네.

민준이는 발만 담그고.

환희와 혁준은 무려 1시간을 개구리와 송사리를 잡았다.

서너 차례는 싸우면서도.

나머지 아이들은 해를 피해 물꼬 안에서 놀았다. 떠들썩하게!

끼리끼리 또는 같이, 모이는 이들이 바뀌기도 하면서,

이 뙤약볕에도 마당에 나가기도 하고.

아이들은 몸을 써서 노는 걸 좋아한다.

한 덩치 하는 성빈샘한테 윤진이며들이 매달리고,

성빔샘이 좀 쉬겠다고 시체놀이하자 아이들을 잘 꼬드기기는 했는데.

아이들이 한 수 위. ‘햄버거놀이를 해버리는 아이들.

그런데 다시 반전. 몰랐겠지, 성빈샘이 한 손으로도 저들을 들어 올릴 수 있다는 걸.

7학년이 된 현준은 거울을 떼다가 가위로 앞머리를 자르고 싶었는데,

소문 없이 하고팠으나 의도와 다르게 그의 꽃단장이 또 구경거리 하나 되고.

수범이는 남자방의 모기향이 궁금해라 만지작거리다

그만 가벼운 화를 입어 약을 발랐다.

태양이는 오른쪽 새끼발가락 네 번째 발가락 사이 상처가 났다.

쇠에 걸렸다. 덧나지 않게 살펴준다.

 

때건지기(낮밥)’ - 잔치 잔치 열렸네.

밖에서 치킨이 들어왔다!

172계자의 특별함으로. 여태 없었고, 앞으로 쉽지 않을.

정오 좀 지나 태양의 아버지가 배달하는 치킨이 감자튀김과 음료와 함께 왔다.

아이로서의 태양이의 마지막 계자이고,

물꼬가 학교 외형의 작은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 아마도 오래된 낡은 건물에서의 마지막이고

그걸 기념하는 일을 진영샘과 동옥샘과 준비하다.

그분들은 내가 잠시 제도학교에서 학급 담임을 할 적

내 학급의 부모님들이기도 했던.

또한 당신들은 물꼬의 논두렁이시기도.

아이들이 마당으로 달려 나가 고마움을 표했다.

살짝 두고만 가려면 동옥샘은 멋쩍어하셨네.

머리 굵은 장남 열네 살 태양이는

요새 우리 아빠 돈도 없으실 텐데, 했다.

말해주었다. 자기도 알 것이지만. “사랑이시지!”

특별한 생일을 만들어도 주고 물꼬를 거들기도 하고 그럴.

안다, 이런 게 돈만으로 되는 일이 아님을.

물꼬를 잘 이해하고 지지하는 당신들 아니었더라면

그저 한턱 쏘겠다는 마음만이었더라면

우리는 계자에 바깥음식이 들어오는 걸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같이 논의하고 재밌는 일 하나를 만들어주신 동옥샘께 감사.

뜨거운 여름 밥 한 끼를 덜어주신 마음, 물꼬에 대한 신뢰,

내 애새끼말고도 그 곁들을 내 새끼처럼 챙긴 마음,

당신들이 보내주신 것은 단순히 치킨 얼마쯤이 아니었던 거다.

계자 일정 하나를 수행해주신.

배터지게원 없이 먹고도 한 마리가 남았더라.

새끼일꾼 채성 형님, 두 조각 먹고 왜 그만 먹나 했더니,

, 참고 있었다, 아이들 먹으라고.

이제 9학년인 그 아이는 일곱 살에 물꼬를 만나 아이로 계자를 건너 지금에 이르렀다.

계자 보내라고는 아니 해도 새끼일꾼 보내십사 한다.

그들이 그 과정을 통해 얼마나 장대하게 성장하는지 끊임없이 봐왔다.

, 물꼬의 빛나는 새끼일꾼들!

 

열린교실’.

의료부속품 공장을 하는 어르신이 주셨던 재고 단추가,

무슨 화수분이다.

이걸로 뭘 좀 해보자.

교실 셋 열렸고 아이들이 수강신청을 하다.

 

- ‘거인자기·1’.

도현 윤진 수범이 고양이와 강아지와 나무를 단추로 쌓아 만들었다.

펼쳐보이기직전엔 나무에 바깥의 감나무 잎을 가져다 붙여

정말 거대한 나무로 보였더라.

고양이와 강아지는 미세하게 다리 차이를 두어 자세를 다르게 표현했고.

지성이는 고양이를 키운다지.

박스에 흰색 고양이를 평면으로 단추를 붙여 그리고

왼쪽 귀와 코에 꽃 포인트를 주었다.

같이 작업을 해보며 과묵하고 알곡 같은 친구더라는 샘들.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을 생각하여 표현하고 싶다던 태양이는

아이언맨으로 전환, 시간이 빠듯했지만

우리는 긴 전이시간(시간과 시간을 건너가는)이 있으니 그때마다 하고픈 대로 더하면 될.

혁준이는 운동장이 있는 학교를 꾸몄다.

그 운동장에 축구골대 있었고, 이끼를 뽑아다 운동장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주제 이해도가 높은 혁준이었다나.

 

- ‘거인자기·2’

해찬샘 현진샘이 현준 큰도 빛나 하랑 서윤 지민 태준이와

공동창작품을 내놓다.

현준이가 발을 만들어보자고 했던.

큰 아이들 현준 도윤 빛나가 일이 되게 해주었네. 여러 가닥을 만들다.

빛나는 공장처럼 작품을 찍어냈고,

서윤이와 태준이는 단추 꿰는 것보다 이야기를 더 꿰고 있었다.

하랑 서윤 태준이는 더워하면서도 결국 완성해내고.

지민이는 투덜거리면서도 가장 어려운 난이도의 구슬을 활용, 한몫했다.

책방의 복도창 하나 앞에 걸었네.

이 교실이 발을 걸 나무를 원했기

그걸 구해주느라 마당을 가로질렀는데,

모자를 쓰지 않으면 그 짧은 거리도 내리꽂히는 햇볕이었지.

거기 피스를 박고 철사로 걸 수 있게 만들어주었는데,

불과 얼마 안 되는 움직임에도 땀이 비 오듯.

아이들이 안에서 매우 더웠겠는데도 그렇게들 작업을 하고 있더라니까.

하나는 그리 대단한 볼품은 아니었지만 더해놓으니 빛이 났다. 우와...

, ‘펼쳐보이기에서 표절시비에 휘말리기도.

이들의 작품이 몇 해 전 계자에서 만들어 건 발과 유사하여.

특히 첫 번째 줄의 색과 무늬가 같아요!”

그거는 그저 같은 재료라는 것, 그리고 우연으로 판명.

세상에 새로운 건 없다, 전부 재창조다,

현진샘의 선언으로 마무리 되었더라.

 

- ‘아기자기에는 작도 지율 정인 은우 환희 민준이 있었다.

말 그대로 각자 아기자기 작은 것들을 만들겠다는 아이들이 모였다.

민준은 덥다면서도 집중해서 만들면서 하다보니까 재밌다했고,

하는 구상이 많았고 다양하게 이것저것 만들었던 작도는

말로야 요청이 많았지만, 해 달라 도와 달라 않고 스스로 하고 있었다.

은우는 부탁이 많았다. 그것의 긍정은 자기 요구를 명확하게 안다는 것 아니겠는지.

작품이 망가졌을 때 낚싯줄 풀려 모두 끊어졌을 때

그것을 통째로 고쳐 달라 샘한테 내밀기도.

그래서 진행하던 아리샘은 그가 몇 학년인가 글집에 확인을 했다지.

이곳에서 만나 우정을 쌓아가는 언니동생 지율 정인은

뭐 어른 말 탈 것 없이 제 작품을 만들어냈다.

환희는 아이디어 좋아, 완성도 높아, 정성 담겨!”,

자기가 만든 핸드폰 스트랩을 멋지게 내놨는데,

그걸 마구잡이로 던지듯이 노는 게 의아했다는 아리샘.

남자 애들이 그런 건가...”

나중에 물어보았네, 어떤 게 자신에게 귀한지.

별로. 남이 크게 망치지 않으면 자신의 것이라도 별 상관없다고.

처음엔 귀한 게 없나 보다 싶다가

들으니 성격이 좋구나 했더랬다.

 

글루건을 붙들고 아이들을 돕던 성빈샘은

아이들의 추상적이고 단순한 의사표현을 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컸단다.

이거 이렇게 해주세요, 고사리 손을 허우적거리며...”

계자에 아이였던 그는 이제 어른으로 아이들을 보며

인내하고 있다던가.

새일일꾼 채성 형님은

글루건에 화(화상까지랄 건 아니고)를 입은 아이들 손가락을 같이 잡고

찬물까지 열두 번은 더 왔다 갔다 해야 했네.

 

저녁 때건지기’.

큰도 작도 서윤 정인 지율 현준 빛나가 밥상머리무대에 모여앉아,

(아니, 이 더운데 왜 굳이 그리 작은 공간에 그리 다닥다닥!)

부모 형제 사촌 이야기에서부터 정치에 이르기까지

어찌나 많은 이야기를 펼쳐보이고 있던지.

그들 부모님들의 성향도 엿보게 되는.

밥하는 등 뒤로 조약돌 건드리는 물살처럼 간질간질한 아이들의 재잘거림이었네.

아직 뜨거웠지만 볕이 좀 사그라들고

아이들이 마당에 쏟아졌다.

지율이가 채성 형님한테 축구대결하자더니

배드민턴으로 종목을 바꾸고,

방과후에서 배드민턴한 큰도와 한판을 뜨기까지.

아침부터 싸워서 서로를 일러주며 나를 찾아왔던 김도 환희 혁준이,

길은 두 개야!”

노는 길과 안 노는 길.

뜻대로 하라 하였더랬네.

그래서? 한 녀석이 자기는 안 노는 쪽을 택했지만 어느새 저리 같이 놀 있다.

저들 관계는 저들이 알아서 하는 걸로.


'밥상머리 공연'.

밥상머리 무대에서 밥상머리 공연을.

살인적인 더위라는 데도 어제부터 다닥다닥 붙어서 

저들끼리 밥상머리 무대 위에서 합주를 하며 놀더니만

드디어 공연팀을 꾸려 펼쳐보였다.

지율의 피아노에 작도 정인 빛나 은우가 타악 연주를 하다.

긴장이 흘러넘쳤다. 

작도가 박을 놓치기라도 하면 은우가 슬쩍슬쩍 눈짓을 주고.

아, 아름다운 연주였다. 아름다운 저녁이었다.

실내악단이 있는 고급스런 식당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겠더라.

우리 모두 예술가라.

우리 모두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어하고,

심지어 저마다 잘한다.

예술은 그렇게 누구나 누리는 것.

 

한데모임’, 그리고 밤 두멧길’.

저녁을 조금 서둘러 먹었다.

잔치가 있었던 낮밥에 배가 찬 아이들이었다.

계자에서 주로 물날 아침에 다녀오는 아침뜨락(학교에서 1km, 마을 건너 산속)

우리는 오늘 가기로 한다.

172계자는 또 그렇게 특별해지고 있었다.

건물이 붙잡고 있는 열기가 가실려면 시간이 제법 걸릴 테니

우리는 저녁이 내리는 마을로 나섰다.

마을 계곡 작은 다리를 지나 산허리로 올랐다.

거기 달골 명상정원 아침뜨락있다, 물꼬 기숙사와 함께.

아직 벌레들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밝은 빛이 다 스러지면 낮 시간의 것들이 숨어들고

밤은 또 다른 존재들이 숲을 채운다.

 

아고라의 돌계단에서 얼려놓았던 아이스크림을 먹고 한숨 돌린 뒤

한데모임을 거기서 하였다.

그리고 우리도 어둠이 내리듯이 아침뜨락으로 내렸네.

달못에서 반딧불이의 환영공연을 보았고,

멀리 학교가 있는 마을에 밤이 내리는 것을 보았다.

미궁에서 걷기명상을 하는데, ...

만트라를 들으며 한가운데서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두 겹으로 서서 하늘을 향했는데,

그때 시원한 바람이 화악 불어왔다.

신비로움이 우리를 감쌌다.

이 아이들의 삶을 응원하노라.

지신밟기처럼 우리는 한발 한발 정성스럽게 놓으며

자신의 삶에 대한 염원을 바랐더라.

아이들 저들이야 몰랐겠지만, 굳이 말도 그리 해주는 않았지만.

걸음마다 기도 순간마다 기도. 그것은 정성스럽게 사는 일을 말하는 거겠다.

명상수행의 순기능 하나는 또 그런 것일.

미궁에서 아무도 말하지 않고 조용히 앞사람을 따르는 모습이 감동’(아리샘의 하루정리글에서)

 

명상돔이며 달골 곳곳에는

태양광 줄등이며 전등들이 별처럼 빛을 내기 시작했다.

아침뜨락의 지느러미길을 빠져나와

느티나무 동그라미에 둘러서서 나눔을 하다.

아름답다고들 했다.

시원하다고 했다.

참 좋다고들 했다.

아까 낮빛이 있었을 적 벌레랑 벌이던 사투는 다 잊고.

밤이 주는 집중, 날씨가, 바람이 너무 고마웠다.’(아리샘)

아이들도 고요를 사랑한다!

깊은 평화가 우리를 감싸고 있었다.

달골을 벗어나기 전 기숙사 햇발동과 창고동 화장실을 썼다.

은우가 말했다,

꼭 리조트 같아요!”

 

경사가 제법 가파른 달골 길을 별빛만 이고 걸었다.

불에 사라져버렸을 어둠이 살아나 움직였다.

아이들은 이 우주의 또 한 세계를 만났을 것이다.

같이 걸으며 관계 또한 깊어진다.

해찬샘과 혁찬이 같이 걷고 있었다.

공부가 너무 부담된다는 혁준.

딱했다.

부모님만큼의 해야 한다는 압박,

최근 급수시험에서 떨어져서 속상하고 자신감을 잃었다고도 했네.

학교마당으로 들어서자 평상에서 주스와 약과가 기다리고 밤참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뉴질랜드에서 열흘의 여행 끝에 바로 온 현진샘은

일곱 살에 물꼬 계자에 등장에 학기 중에도 물꼬에 열흘씩 머무르고는 하였다.

외무고시를 치러놓고 수년 만에 물꼬에 와 처음으로 아침뜨락을 걸었네.

아이들이 자라고,

별 변할 것 없는 멧골에서 물꼬는 또 조금씩 어떤 변화들을 겪는다.

물꼬에 부채가 늘 있다고, 아이 때 받은 걸 돌려주고 싶다고 왔다 했다.

이곳에서 자란 아이들이 그렇다.

 

모둠 하루재기’.

밖에서 하는 한데모임은, 그것도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고 보면,

가사(노래집 메아리’)를 보아야 하거나 손말을 하는 손을 보기 어려우니

아무래도 다른 계자보다 손말을 배우거나 하는 건 덜 하게 되는데,

대신 모둠 하루재기에서 못다 부른 노래나 손말을 이 시간에 배우기도.

빛나가 손말을 정말 열심히 익히고 있었다.

낮밥의 치킨이 모둠 하루재기에서 모두가 말할 만큼 인상적이고 신난 경험이었던 듯.

그런데 그것은 단순히 그런 거 하나 먹었다가 아니었다.

아이들 모두‘172번째 계자에서만 할 수 있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서 말했다지.

‘172번째의 특성(특이점)이라는 옥샘의 설명이 좋았다.

아이들의 활동에, 교사의(학교의) 교육과정에 의미를 부여하고 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때로는 그 의미가 아이들에게 강려하게 남는 것 같다.’(아리샘)

곧 다들 씻고 돌아와 잠자리 마련하기.

이불 네 장씩 옮기던 아이들 틈에서 지율,

자신은 다섯 장 달라했다.

새끼일꾼이 되려면 이 정도는 해야죠!”

 

샘들 하루재기’.

학년군이 보이는 성향이 있는데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나이에 견주어 어려졌다는 중평.

학교현장에서도 아이들이 한 2년은 어려졌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고등학생들도 다르지 않은.

대안학교를 나온 현진샘도 만났던 은사님 이야기를 전하는데,

학교 현장이 붕괴되고 있다고, 코로나 이후 아이들이 이전보다 주도성이 떨어진다더라고.

거기에는 우리 어른들이 몫도 있을.

각자도생의 시대(라고들)에서 내 새끼 살아남게 하는 방법이

최대한 갖춰주는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그리하여 너무 앞서서 다 해준 것들로 정작 아이들의 자생력은 외려 약하게 만든 건 아닌지.

그래서 자꾸만 아이들이 제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지는 건 아닌지.
유달리 물꼬 와서 공부 안 해서 좋다는 얘기를 이번 계자에서 많이 들었다.

학원 안 가서 좋다는 말도 자주 들었다.

그나마 공부로(그거라도?) 시대의 불안을 잠재우려는 건 아닌지.

누군가 죽어야만 내가 사는 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살아남을 연대의 길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리.

나만 살아서 무엇하겠는지, 무슨 재미가 있겠는지.

물꼬는 이곳에서의 배움이 결코 공부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외려 이런 활동들이 공부를 더 집중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든다 믿는다.

물꼬 아이들이 그것을 증명해왔다!

 

아이들이 씻고 있을 적 비로소 한숨 돌리며 평상에 주저앉았다.

바깥바람이 좋아서 북을 치며 소리 한 자락 하는데

큰도와 서윤과 혁준이가 관객으로 앉아주었더랬네.

소소한 그런 장면들이 눈물겹게 아름다웠다.

별일 없음이 고마워지는 우리 생처럼

그런 소소한 순간이, 가득 찬 기쁨으로 오더라.

우리의 관심이 잘나고 못나고가 아니라

자신의 삶의 충실성에 있기를 바라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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