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용기다. 아주 기이하고도 독특하고 불가해한 것들을 마주할 용기. 

이런 면에서 인류가 비겁해진 결과, 삶에 끼친 피해가 얼마나 큰지 모른다. ‘환상’이라고 하는 경험, 

이른바 ‘영적세계’라는 것, 죽음 등과 같이 우리와 아주 가까운 것들이, 예사로 얼버무리는 사이에 

우리 삶에서 모두 사라져버렸다. 그러는 사이 그런 것들을 느끼는 데 필요한 감각들은 모두 퇴화되고 

만 것이다. 신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산에 들면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이 문장들이 일어난다.


7월 23일까지 주말마다 1박2일씩의 산오름이 잡혔다.

앞으로 민주지산 생태탐방 일정의 씨앗이 될 움직임.

물꼬는 오래전부터 민주지산지기.

이제 물꼬 안에서 이루어지던 산오름을

뚝 떼어 그 자체로 하나의 일정을 만들려한다.

이번 주말이 그 시작.

어제 12시간 노동한 고단한 몸이었으나

산에 드니 그게 다 무엇이었더냐 싶은.

맨발로 온 산을 걸었더라.

소리도 하고.


멀리 진영에서까지 잔디를 심어주러 온 점주샘은

느지막히 달골을 나와 헐목까지 걸어 버스를 타고 떠났다.

몸살 나고야 말지 싶은.

먼 걸음 고맙고 고마워요.


점주샘 나간 자리로 무범샘 들어오다.

언제 물꼬 들릴 수 있을 거나 하고

일을 하는 현장과 현장 사이 잠시 쉬어가는 짬에

곡주 싸 짊어지고 들어온.

하룻밤 묵어 가신단다.


참, 명상정원 ‘아침뜨樂’의 아가미못의 이름이 바뀌었다.

아가미 못이 실제 아가미 자리이기보다 입에 가까웠으니.

돌을 쌓아 정리하고 보니 더욱 입이 맞더라.

하여 아가미못이란 이름을 버리고 ‘밥못’이라 부르기로.

밥못 아래로 ‘미궁’이 있고,

그 아래 측백나무로 가로질러 있는 길을 ‘아가미길’이라 일컫기로.

정말 아가미 자리인.

‘아침뜨樂’에는 연못이 둘 있다, 밥못과 달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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