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夏至).

그야말로 아이들과 하던 하지제 대신 시 잔치를 수 년 해왔고,

올해는 연어의 날이 자리 잡은 셈.


학교에서는 영욱샘이,

달골에서는 장순샘이 바빴다.

쌓여있는 통나무들(찻상을 만들려거나 다른 쓰임들은 빼고)을 토막 내어

의자로 만들었고,

아침뜨樂에는 결국 양수모터를 설치했다.

잔디에 뿌릴 물도 물이지만 못을 좀 채워야 물을 길어 쓸 테다.

어제그제는 마른 바닥은 면해야겠다고

학교아저씨랑 아래 햇발동 바깥에서 물을 길어 부었더랬는데.


손님맞이 이불빨래는 계속 된다.

내일까지 못다 하는 것은 한쪽으로 두고 안 쓰면 다행,

쓰게 될 때를 위해 최소 거풍이라도 하고 섬유내제거제라도 쓰기로.

연어의 날 행사 준비들이다.


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점주샘과 휘령샘.

자전거 주차장의 풀을 뽑고, 자전거들을 닦고,

책방 앞 운동장 가의 낡은 평상 두 개도 비로소 치웠다.

언제부터 숙제였던 것을 이번 참에 새로 만들기로 한 것.

쪼개 마당 한 가운데 쌓고 불을 지피다,

땔감으로도 적절할 게 못 돼.


저녁상을 물리고는 등에 전기선을 이었다.

지난 주 풍선을 불어 종이죽 대신 두툼한 한지로 붙여 여섯 개의 등을 만들었던 것.

헌데 밤사이 풍선이 터져버려 매끈해야 할 태가 쭈글거려졌는데, 그런들.

안에 어디 장식으로 쓰려나 싶더니

밖에 한 줄로 늘여 연등처럼 달아도 좋겠다는 생각 들었다.

샘들이 같이 잡고 자르니 일도 수월치만 재미도 재미져서 좋더라.


그런데 앗, 야삼경 달골들 올랐는데,

씻으러 들어가니 흙탕물.

땀 흠뻑들 흘렸는데, 세수도 못할.

달골 지하수에서 물을 당겨 아침뜨樂 밥못에 넣고 있었다.

바닥에 이른 모양.

하루쯤은 걱정 없으리라던 예견과 달리

고이는 물보다 나가는 물이 많았던 거다.

얼른 좇아가 모터를 껐다. 행사 전까지 물이 원활하게 나와얄 것인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6440 2023. 8.28.달날. 흐림 옥영경 2023-09-05 263
6439 2023. 8.27.해날. 구름 / ‘멧골 책방·2’ 닫는 날 옥영경 2023-09-03 296
6438 2023. 8.26.흙날. 맑음 / ‘멧골 책방·2’ 여는 날 옥영경 2023-09-03 284
6437 2023. 8.25.쇠날. 맑음 / 저 애는 무슨 낙으로 살까? 옥영경 2023-08-29 347
6436 2023. 8.24.나무날. 몇 차례의 소나기 / 대둔산(878m)-동학최후항전지가 거기 있었다 옥영경 2023-08-28 358
6435 2023. 8.23.물날. 작달비 / 면회 옥영경 2023-08-26 316
6434 2023. 8.22.불날. 비 소식 있었으나 / 그대에게 옥영경 2023-08-26 326
6433 2023. 8.21.달날. 오후, 걷힌 하늘 / 그대에게 옥영경 2023-08-22 323
6432 2023. 8.20.해날. 흐리다 얼마쯤의 비 / 2023 멧골책방·1 닫는 날 옥영경 2023-08-21 300
6431 2023. 8.19.흙날. 구름 꼈다 맑음 / 2023 멧골책방·1 여는 날 옥영경 2023-08-21 273
6430 2023. 8.18.쇠날. 저녁 빗방울 좀 / 어린이 문화라고 하면... 옥영경 2023-08-20 340
6429 2023. 8.17.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3-08-19 291
6428 2023. 8.16.물날. 맑음 / 산청 왕산(923m)에 들다 옥영경 2023-08-18 346
6427 2023. 8.15.불날. 맑음 / 청소에 대한 기록 하나 옥영경 2023-08-17 339
6426 2023. 8.14.달날. 맑음 / 노력은 우리 어른들이나 좀 할 것 옥영경 2023-08-16 331
6425 2023. 8.13.해날. 맑음 /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옥영경 2023-08-15 303
6424 2023. 8.12.흙날. 흐림 옥영경 2023-08-14 312
6423 2023 여름, 172계자(8.6~11) 갈무리글 옥영경 2023-08-14 328
6422 172계자 닫는 날, 2023. 8.11.쇠날. 짱짱 옥영경 2023-08-13 325
6421 172계자 닷샛날, 2023. 8.10.나무날. 창대비 / 무한도전, 태풍 속 산오름 옥영경 2023-08-12 38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