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거리는 벽체나 좀 바꿀까하던 가스집이었다.

부엌뒤란에 LPG 가스 대여섯 통 들어가는 창고.

작은 창고 같은 공간이나 벽 있고 지붕 있으면 집 아니겠는지.

합판으로 얼렁뚱땅 벽체를 두르고 양철을 얹어놓았던 집이다.

너덜거리는 지붕에 못 몇 개 박을 일이었는데,

아주 새로 집을 지었다, 무범샘과 학교아저씨가.

그 사이 불안정한 가스관을 발견하고 가스담당자가 다녀가기도.

뭔가 새로 하는 작업들은 그런 안전의 문제를 다시 점검하는 시간이 되기도.

큰 일 벌어지기 전 어찌나 다행하고 고맙던지.


가스집이 다시 세워지고 있는 동안 꽃가지들을 달골로 옮겼다.

기숙사 들머리 기슭에서 진달래 가지도 꺾어 삽주하고

아침뜨樂으로 죽도화와 불두화도 꺾꽂이로 심다.

함박나무도 한 뿌리 옮겨 심다.

햇발동 앞 블루베리 나무도 가지도 치고,

사이집 앞에서는 땅을 패며 나온 돌들 가운데 제법 큰 것들로

마당 가운데 동그라미(지금은 그 쓰임을 헤아리지 못하는) 구역에 경계석을 놓다.


한전협력업체에서도 다녀갔다.

전주에서 인입선이 오면서 창고동 귀퉁이를 망가뜨린 일이 오래 되었다.

올해는 더 이상 질질 끌려가지 않겠다 했고,

몇 통의 전화로는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방법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예 좇아가 대장 나오라고 했다.

그러고야 일이 되었다.

책임자가 나섰고, 협력업체에서 해결을 하기로 하고 오늘 현장 답사가 있었다.

5월 6일 주에 작업하기로.

굴삭기 오는 길에 창고동 햇발동 앞 지하수 수도관이 지나며 패 놓은 길도

닦아 달라 부탁했다.

어차피 들어오는 장비 나가기 전에 청할 도움 야물게 살펴봐야겄다.


밥은 중하다. 하늘이다.

오늘 점심에는 간장집 텃밭에서 나온 부추로 국수와 떡볶이가 올랐고,

갈치조림을 중심으로 해 구운 김이 간장과 오른 이른 저녁밥상을 물리고

무범샘은 일터로 돌아갔다.

나 역시 내일 저녁 천안에서 일정이 있어 대전으로 넘어가려던 밤길이었으나

비로 굵어지고 곤하기 더해 밝은 날로 미루다.


가는 비가 오래 계속 되는 밤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476 39 계자 닷새째 1월 30일 옥영경 2004-02-01 1907
6475 6월 28일, 그럼 쉬고 옥영경 2004-07-04 1905
6474 2011. 1.22-23.흙-해날. 맑음, 그 끝 눈 / ‘발해 1300호’ 13주기 추모제 옥영경 2011-02-02 1904
6473 2008. 5.4-5. 해-달날. 비 간 뒤 맑음 / 서초 FC MB 봄나들이 옥영경 2008-05-16 1904
6472 2005.10.29.흙날.맑음 / 커다란 벽난로가 오고 있지요 옥영경 2005-11-01 1901
6471 2007.11.10.흙날. 썩 맑지는 않지만 / 지서한훤(只敍寒暄) 옥영경 2007-11-19 1899
6470 12월 13일 달날 맑음 옥영경 2004-12-17 1898
6469 <대해리의 봄날> 여는 날, 2008. 5.11.해날. 맑으나 기온 낮고 바람 심함 옥영경 2008-05-23 1897
6468 5월 25일 불날, 복분자 옥영경 2004-05-26 1897
6467 일본에서 온 유선샘, 2월 23-28일 옥영경 2004-02-24 1897
6466 39 계자 아흐레째 2월 3일 옥영경 2004-02-04 1896
6465 39 계자 나흘째 1월 29일 옥영경 2004-01-31 1891
6464 125 계자 이튿날, 2008. 7.28.달날. 빗방울 아주 잠깐 지나다 옥영경 2008-08-03 1889
6463 2005. 10.23.해날.맑음 / 퓨전음악 옥영경 2005-10-24 1889
6462 39 계자 엿새째 1월 31일 옥영경 2004-02-01 1888
6461 2008. 3.14.쇠날. 갬 / 백두대간 6구간 가운데 '빼재~삼봉산' file 옥영경 2008-03-30 1887
6460 12월 14일 불날 맑음 옥영경 2004-12-17 1886
6459 12월 12일 해날 찬 바람, 뿌연 하늘 옥영경 2004-12-17 1878
6458 불쑥 찾아온 두 가정 2월 19일 옥영경 2004-02-20 1877
6457 6월 7일, 성학이의 늦은 생일잔치 옥영경 2004-06-11 187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