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9.나무날. 맑음

조회 수 425 추천 수 0 2020.06.15 22:37:42


 

코로나19 아래 미뤄지던 아이들 개학은 단계적 온라인 개학을 하기로 했더랬다.

3과3, 86만 명부터 오늘 온라인 개학이다.

416일부터 초4~6년과 1·2, 그리고 1·2년이 312만 명,

420일부터 초1~3년까지 온라인 개학을 하면

초중고 전 학년이 원격수업과 EBS 강의, 교사 자체 제작 강의들로 교과과정을 소화한다.

 

긴급돌봄에 분교의 우리 학급을 비워주었다가

비로소 교실을 되찾았다.

낯선 곳에 출근하자마자 책상을 내주고 다른 교실을 쓰느라

더디 오는 안정감이었더랬다.

언제나 시작은 청소로; 바닥을 쓸고 닦고, 책상이며 선반이며 걸레질.

 

오후 선관위에서 와서 투표소로 쓸 교실 상황을 체크한다고.

투표체제로 바꿔두는 건 선거 전날인 줄 알고 있었는데...

또 우리 학급을 비워주게 됐네,

중앙현관에서 접근도가 가장 좋은 1층의 큰 교실이니.

분교에 자리를 잡는 일이 시작부터 사연 많을세.

 

늦은 오후에는 부여의 한 산에 이르렀다.

야트막한 언덕의 땅에 어떤 나무를 어찌 심을까 조언하는.

가만 보면 물꼬는 삶의 다양한 면에 손이 닿는.

땅을 마련하면 제일 먼저 할 일이 나무를 심는 거더라.

대해리 들어와 오랜 시간 지나서야 생각하게 된.

지금이라도 다행이지, 달골에 나무 하나씩 심고 있으니.

오늘 본 산도 그리하시라 전하였네.

 

달골에 있던 제습이와 가습이를 아래 학교에 내려놓고

멀리 떠나 있으니 자꾸 마음이 쓰이는데,

물꼬에 개가 없던 적이 없고 학교아저씨가 밥을 잘 먹이는데도.

대처 나가 있는 식구들도 내게 습이네 안부를 묻는다,

나 역시 물꼬를 나와 있는데.

그것들이 같이 내내 뒹굴던 주인을 여러 날 못 보고,

게다 달골 그들의 연립주택에 붙어 있다 학교에서 뚝 떨어져 있으니

어떤 마음들일지.

아이들 보기를 기다리는 마음처럼 나는 그렇게 주말을 기다린다.

여긴 한 제도학교의 교장 사택.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476 2014. 7. 6.해날. 낮은 하늘 / 이니스프리로 옥영경 2014-07-16 1910
6475 6월 28일, 그럼 쉬고 옥영경 2004-07-04 1910
6474 2011. 1.22-23.흙-해날. 맑음, 그 끝 눈 / ‘발해 1300호’ 13주기 추모제 옥영경 2011-02-02 1907
6473 2008. 5.4-5. 해-달날. 비 간 뒤 맑음 / 서초 FC MB 봄나들이 옥영경 2008-05-16 1905
6472 2005.10.29.흙날.맑음 / 커다란 벽난로가 오고 있지요 옥영경 2005-11-01 1905
6471 5월 25일 불날, 복분자 옥영경 2004-05-26 1904
6470 2007.11.10.흙날. 썩 맑지는 않지만 / 지서한훤(只敍寒暄) 옥영경 2007-11-19 1902
6469 <대해리의 봄날> 여는 날, 2008. 5.11.해날. 맑으나 기온 낮고 바람 심함 옥영경 2008-05-23 1901
6468 일본에서 온 유선샘, 2월 23-28일 옥영경 2004-02-24 1901
6467 12월 13일 달날 맑음 옥영경 2004-12-17 1900
6466 39 계자 아흐레째 2월 3일 옥영경 2004-02-04 1900
6465 39 계자 나흘째 1월 29일 옥영경 2004-01-31 1895
6464 2005. 10.23.해날.맑음 / 퓨전음악 옥영경 2005-10-24 1894
6463 125 계자 이튿날, 2008. 7.28.달날. 빗방울 아주 잠깐 지나다 옥영경 2008-08-03 1889
6462 39 계자 엿새째 1월 31일 옥영경 2004-02-01 1889
6461 2008. 3.14.쇠날. 갬 / 백두대간 6구간 가운데 '빼재~삼봉산' file 옥영경 2008-03-30 1887
6460 12월 14일 불날 맑음 옥영경 2004-12-17 1886
6459 불쑥 찾아온 두 가정 2월 19일 옥영경 2004-02-20 1881
6458 6월 7일, 성학이의 늦은 생일잔치 옥영경 2004-06-11 1879
6457 12월 12일 해날 찬 바람, 뿌연 하늘 옥영경 2004-12-17 187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