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1.해날. 비

조회 수 124 추천 수 0 2024.02.07 23:55:40


밤눈이 다녀갔다.

주말에 들어왔던 대처 식구들이 이른 저녁을 먹고 나서다, 눈 소식에.

달날 이른 아침 이곳에서 출근을 하기도 하는데.

 

계자 아이가 남겨놓고 간 신발을 빨았다.

(산오름을 다녀왔던 물꼬 신발들이야 이미 빨았고,

말려 벌써 숨꼬방 안 창고 쪽으로 들어갔다만.)

보내주려.

다시 올 때 챙기면 된다지만 아직 남은 겨울이라 없으면 아쉬우리.

 

일정 하나 잡고 있다.

겨울계자에서 아직 힘이 남았다. 밥바라지 정환샘이며 휘령샘이며 여러 샘들 덕이라.

시작은 그랬다. 한 엄마가 오랜 병상이라 아이들 돌보는 걸 며칠이라도 돕고 싶었던.

같이 겨울여행을 가도 좋으리.

때며 흐름이며 이리저리 궁리해본다.

 

곧 인도에 머물 때 들어가 있었으면 싶은 아쉬람이 하나 생각나

부랴부랴 메일을 보내다.

두 달 전에는 연락을 달라했는데, 지금이라도.

처음에는 달랑 내 필요한 말만 했다가,

아차, 적어도 내가 누군지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는 주고 말해야지 싶어 다시 글월을 쓰다.

예의이기도 하겠다.

물꼬에 문의해오는 글월에 대해서도 그렇거든.

이왕이면 보내는 이의 정보가 좀 있는 게 좋다.

그것이 더 예의바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뭐나 하면 는다.

근래 여러 차례 영문메일을 보내고 있으니 그것도 또 수월해지네, 하하.

그런데 나도 나를 믿을 수 없어,

최근엔 한글조차 너무 당연히 오래 잘 써 왔던 글자마저 맞춤법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고는 하는지라,

더구나 잘 쓰지 않는 언어이고 보면 더욱 불안정한.

번역기로 맞는지 확인을 해보는 절차를 거치기도.

그러면 처음부터 번역기로 하면 되지 않냐고?

그건 또 그것대로 믿을 수가 없어서리.

조금씩 노화를 겪는 것에 한 지점씩 대처법을 생각하게 된다.

 

보고 싶어요!”

88시간 병원에서 일하는 식구 하나라.

주말에는 먹을 걸 좀 해서 위문을 가기로 한다.

집 밖을 나오지 않고도 방까지 음식을 불러들일 수 있는 세상이나

그래도 집밥은 또 집밥.

무식한 울어머니 늘 그러셨댔지,

밖에서 먹는 건 상품이라고, 라면을 먹어도 집에서 먹어야 살이 된다고.

그건 밥에 깃든 영혼을 말함일. 사랑일.

부모는 밥을 하며 존재감을 느끼기도 하는 듯.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636 2024. 4. 7.해날. 맑음 옥영경 2024-04-23 18
6635 2024. 4.10.물날. 맑음 / 곡성 동악산(735m) 옥영경 2024-04-23 18
6634 2024. 4. 5.쇠날. 맑음 옥영경 2024-04-23 19
6633 2024. 4. 6.흙날. 맑음 옥영경 2024-04-23 19
6632 2024. 4. 8.달날. 맑음 옥영경 2024-04-23 19
6631 2024. 4. 9.불날. 맑음 옥영경 2024-04-23 19
6630 2024. 4. 4.나무날. 잔 비 오락가락 옥영경 2024-04-23 21
6629 2024. 4.11.나무날. 맑음 / 화전놀이 옥영경 2024-04-23 21
6628 2024. 4.13.흙날. 맑음 옥영경 2024-04-23 21
6627 2024. 4.14.해날. 맑음 옥영경 2024-04-23 29
6626 2024. 4. 2.불날. 흐리다 밤 비 / 옳다면, 가시라! 옥영경 2024-04-21 34
6625 2024. 4. 1.달날. 맑음 옥영경 2024-04-21 37
6624 2024. 4. 3.물날. 비 옥영경 2024-04-21 44
6623 2024. 3.28.나무날. 비 옥영경 2024-04-18 61
6622 2024. 3.27.물날. 맑음 옥영경 2024-04-17 63
6621 3월 빈들 여는 날, 2024. 3.29.쇠날. 갬 옥영경 2024-04-18 74
6620 2024. 3.17.해날. 맑음 옥영경 2024-04-09 75
6619 2024. 3.2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4-04-10 79
6618 2024. 3.20.물날. 맑음 옥영경 2024-04-09 80
6617 3월 빈들 이튿날, 2024. 3.30.쇠날. 소나기 지나다 옥영경 2024-04-18 8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