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27.달날. 맑음

조회 수 292 추천 수 0 2023.03.21 23:50:20


학교 꽃밭 둘레 마른 풀들을 검는다.

달골 햇발동 창고동 꽃밭도 할 틈을 엿보는 중.

 

김치와 고추장 된장 간장들로 돈을 사는 건 아니고

어쩌다 물꼬가 하는 인사가 되는.

오늘은 어르신 두 분께 고추장과 경옥고를 보내다.

면소재지 우체국을 갔다가

수년 만에 한 가게를 들렀는데,

물꼬 계속하세요?”

이런! 아직은 하는구려.

여전히 꼼작거린다. 여전히 산다. 여전히 한다.

아마도 한참을 더 그리할 듯한 걸.

다들 자신의 일 아니면 잘 모르기 마련.

그나저나 마스크 때문에도 서로 금세 알아보기 힘들었겠지만

얼굴이 변한 듯하다는 인사를 들었다.

성형이 많아서도 그런 게 인사가 된다나.

얼굴이 변했다는 건 인상이 변했다는 말일테고

그것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반영하기도 할.

이왕이면 그 얼굴이 편안해졌다는 인사였기를.

왜냐하면 지금 평온하니까.

 

2월을 갈무리 지으며 못다 챙긴 메일은 없나, 놓친 문자나 전화는 없나 살피다가

미처 답을 보내지 못한 문자 하나 보다.

계자에 왔던 아이가 두고 간 신발을 씻어 보내준 가정이었다.

보내주신 물건 잘 받았다고, ‘아이가 열어보고 새 거가 왔다했다고.

씻어주신 수고로움에 감사드린다며 작은 마음으로 논두렁 계자로 택배비 정도 넣었다셨다.

사람들은 물꼬의 작은 수고들을 그리 인사하며 살림들을 보탠다.

보름이 지나서야 감사하다 전한 답문자였네.

 

대전 유성구 소재 모 부대에서 병장 20대가 한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고.

내무반에서 사라진 걸 보고 부대원들이 찾아나셨다가 발견하였단다.

먼저 드는 생각은 가까운 우리 아들들은 아닌가 하는.

품앗이이자 논두렁인 윤호샘이 대전에서 군복무 중.

아들들아, 부디 무사하여라.

억울한 죽음이 아니길 빈다.

국가의 예우가 그에게 지극하기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276 2022. 7.12.불날. 흐림 / 너 몇 살이야? 옥영경 2022-08-01 299
6275 2022.10.13.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2-11-03 299
6274 2022.10.16.해날. 회색 구름 옥영경 2022-11-05 299
6273 2023. 7.10.달날. 갬 옥영경 2023-08-02 299
6272 2020. 5.20.물날. 맑음 옥영경 2020-08-10 300
6271 2021. 3.23.불날. 맑음 옥영경 2021-04-27 300
6270 2022. 6.18.흙날. 맑음 옥영경 2022-07-09 300
6269 2022. 7.2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2-08-07 300
6268 2022.10.25.불날. 맑음 옥영경 2022-11-12 300
6267 2023. 2.16.나무날. 흐리다 오후 눈싸라기 / 설악산 소청산장 옥영경 2023-03-15 300
6266 2023. 7.12.물날. 소나기 / 하는 내 말과 듣는 네 말의 간극 옥영경 2023-08-02 300
6265 2023. 7.31.달날. 살짝 흐린 옥영경 2023-08-06 300
6264 2021. 5. 7.쇠날. 맑음 옥영경 2021-06-09 301
6263 2022. 5. 7.흙날. 맑음 / 학교 폭력 옥영경 2022-06-15 301
6262 2022. 5.29.해날. 맑음 옥영경 2022-06-24 301
6261 2022. 7.13.물날. 비 옥영경 2022-08-01 301
6260 10월 빈들 닫는 날, 2022.10.23.해날. 뿌연 하늘 옥영경 2022-11-12 301
6259 2022.11. 3.나무날. 맑음 / 시도 옥영경 2022-11-28 301
6258 2023. 3. 8.물날. 맑음 옥영경 2023-03-29 301
6257 2021. 4.18.해날. 맑음 / 이레 단식수행 닫는 날 옥영경 2021-05-14 30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