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2.21.물날. 맑음

조회 수 1170 추천 수 0 2007.03.04 16:27:00

2007.2.21.물날. 맑음


마음이 먹먹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요.
얼마 전엔 홀로 4, 5학년 남매를 키우며
빚을 갚느라 나날의 삶이 팍팍한 데다 병원까지 오가는 아비의 이웃이
연락을 해왔더랬습니다.
“우리 식당에서 일하는 아저씨인데...”
아이들은 밖으로만 돌고
식당일 하랴, 허구헌날 아이들 찾으러 다니랴
보기 딱한데 한 해만 딱 거두어주면 어찌 사는 게 좀 나아지겠더라,
사정을 해왔지요.
오늘은 sbs ‘긴급출동 SOS 24’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문제 상황에 놓인 아이들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는데,
고마운 일이지요,
아이를 키우는 일에 사회의 여러 끈들이 나서준다 하니.
아비는 무직에 기초수급대상자인데
수급비를 술값으로 탕진하기 일쑤이며, 상습적으로 아내와 아이들을 때린다 합니다.
말을 잘 안 듣는다는 게 까닭이라나요.
어머니와 열네 살 아들도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며
그 동생 열세 살 딸이 주인공이라는데,
학교를 제대로 나가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돈을 훔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 합니다.
지금의 환경에서 떨어뜨려놓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되는 상황이라는데,
안타깝습니다.
물꼬가 필요한 아이들이 안 돼도 달에 서넛 차례가 넘게 연락이 오건만
그 아이들을 같이 건사해줄 이들은 없습니다.
올해는 이곳에도 손이 모자라
새로 아이들을 들이는 건 도저히 엄두를 못내고 있지요.
많이 미안하고, 안타깝고, 속상하고...

길었던 물꼬의 설 연휴가 끝나 식구들이 하나씩 돌아오고,
그제야 아이랑 세배를 떠났습니다.
달랑 하룻밤 나들이지만 가지 않기는 또 섭섭하지요.
마침 남도로 잡은 길이라 함안에 둥지를 튼 귀농운동본부의 이병철샘이랑
몇 해 만에 통화를 했습니다.
97년 귀농본부 송년의 밤엔
물꼬 식구들이 우르르 가서 노래 한 판도 해드렸댔지요.
“소주 한 잔 사께.”
담엔 꼭 얼굴 보자십니다.
바쁘게 잡은 일정이라 소식만 전해드렸지요.
뵐 땐 그동안 우리들이 어디만큼 걸었나,
그리고 어떤 변화들이 있었고 지금은 생각이 어떠한가 나누며
삶의 길눈을 잘 밝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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