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10시 29분 긴급재난문자정보가 들어옵니다.

‘경기, 강원, 충남, 충북, 경북, 강하지역 한파 경보’

 

군수의 군정설명회가 면소재지에서 있는 날입니다.

주민 좌담회에 가리라 하고 나서려는데,

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배터리 문제이지요.

근데 점프할 차량이 없습니다.

“가지 말란 말이군.”

어차피 내일 길 떠나야하기

나서기 전 보험사 구조요청을 해야지 하고 도로 들어왔습니다.

“안 가시는 거예요?”

안 나간다 하니 성빈이가 좋아라 했네요.

 

오늘도 아이들은 8시 일어나 방을 건너와 노닥거렸습니다.

어제까지 149 계자 사진을 정리했고,

오늘은 150 계자 사진을 정리합니다.

류옥하다는 그걸 다시 교무실로 가 홈페이지에 올리고.

해우소 오갈 땐 가마솥방 들러 자잘한 부엌일들도 챙깁니다,

내일 가면 한동안 비울 살림이라.

 

“제발 저희 집에서 하룻밤 주무세요.”

며칠째 조르고 있는 성빈이입니다.

내일이면 집으로 돌아갈 성빈이는 신났습니다.

떠나기는 아쉽지만 집에서 저와 류옥하다를 재울 일에 들떤 거라 합니다.

“옥샘, 동상 약 챙기세요. 그건 저희 집에 없으니까.”

발가락 동상으로 요즘 약을 바르고 있었거든요.

꾸릴 짐도 생각나는 대로 읊어주는 성빈.

 

성빈이가 가방을 쌉니다.

그러다 가만 멈추더니 건너다보며 그래요.

“옥샘, 저, 여기 정말 살고 싶어요.”

동무도 없이 심심할 텐데도 이 산골이 좋다는 아이.

흙놀이도 싫어하고 눈밭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데도

그래도 이 흙투성이 공간이 마냥 좋다 합니다.

오늘은 교무실에서 류옥하다랑 양쪽에서 행정일로 둘 다 바쁘자

저(자기)도 맴돌다가 잠시 제가 자리 비운 사이,

얼른 컴퓨터 앞으로 가 물꼬 홈피에 글도 한 줄 올리데요.

 

내일은 빵을 굽기로 합니다.

성빈이 있는 동안 해주지 못한 일입니다.

“후라이팬에 구워도 되지.”

오븐이 달골에 있어 구울 생각 못하다가

문득 그리라도 만들어주어야지 싶었지요.

성빈이와 류옥하다가 반죽을 합니다.

밤새 발효시켜 내일 아침 구우리라 하지요.

 

저녁을 먹고는 사과잼을 만듭니다.

낮에 아이들이 사과를 세 급으로 분류하였지요,

두고 먹을 것, 바로 먹을 것, 그리로 잼용.

씻고 상한 부분들을 도려내고 가르고 씨를 빼고 썰고...

아이들이 함께 했습니다.

아침에 건너왔다가 일하는 곁에서 잠을 실컷 잔 성빈이도

일 끝날 때꺼정 같이 있겠다가 앉았는 걸

11시에 소사아저씨랑 올려 보냈지요,

뜨거운 물이 담긴 물주머니 안겨.

“잘 자고 내일 운전할 때 재잘거려 줘야지.”

 

아, 소사아저씨가 오늘 동동거리셨더랍니다.

지내는(집에 사람이 있을 적) 중에 물이 얼기 처음이라시며

된장집 수도 얼었다 했습니다.

지난번에 부산나들이 가셨을 때도 이곳서 있었던 일이라

해결했던 방법을 일러드리지요.

“욕실 문을 닫고 물을 끓이셔요. 난로 위 물을 가져다 부어도 주고.”

가마솥방 창 쪽 싱크대 물도 얼었습니다, 세탁기물까지도.

“나와요!”

된장집 물은 풀렸네요.

온수 쪽으로 약간 밀어 틀어둡니다.

산골 겨울 일은 물과 불을 관장하는 일이 다 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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