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18.물날. 맑음

조회 수 1226 추천 수 0 2011.05.30 18:16:21

 

 

오전에는 채식 특강이 있었습니다;

김종근님의 ‘채식을 통해 인식을 넓히자’.

채식실천가이면서지역의 공무원인 당신은 일부러 이 시간을 위해

반일 휴가를 신청하고 오셨지요.

새마을운동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살아왔던 당신 세월을 먼저 들려주셨고,

이어 채식을 향한 노력을 말씀하셨습니다.

“채식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평화요!”

류옥하다에 이어 승기는 ‘취향’이라 대답합니다.

“고기 안 먹는 거요.”

진하의 대답이었습니다.

다운이는 ‘생태’라고 하네요.

김종근님은 ‘평화이고 자유’라 정의하셨습니다.

 

몇 가지 자료들이 나옵니다.

“밀이 어디서 나나요?”

“미국이요.”

대답을 들으며 놀랐습니다.

이제 이 나라는 밀 안 키운단 말이지요.

얼음이 있는 지표면을 제외한 전체 지구표면의 30%에서 밀이 생산되는데,

가축용으로 3분의 2가 쓰인답니다.전체 콩 생산의 85% 또한 가축용.

도살, 세척, 사료용, 재배용 포함하여

소고기 1킬로그램당 필요한 물이 1만 리터.

그런데 밀 1킬로그램당 필요한 물은 800밀리리터.

1970년 대 중앙아메리카의 전체 농토의 3분의 2 축산단지로 전환.

매년 남한땅 크기의 목초지가 과도한 방목으로 사막화.

목초지의 풀과 함께 지구에서 생산되는 곡식의 3분의 1을 먹어치우는 소.

매년 4천만 명에서 6천만명 기아로 인한 영양실조로 사망.

우리가 1인분의 고기와 유유한 잔을 얻으려면

소에게 22인분의 곡식을 먹여야 한다.

소고기 100그램, 햄버거 하나를 만들기 위해 열대우림 1.5평이 목초지로 변신...

 

점심은 이윤옥샘, 현경샘, 성봉샘이 오셔서 채식밥상을 차려주셨습니다.

두개장과 또띠아 콩고기, 그리고 두어 가지 반찬과 샐러드.

풍성했지요.

그런데, 아이들이 그토록 사랑하는 고기가 줄 수는 있을까요?

 

오후엔 고래방에서 다시 어제의 절명상을 잇습니다.

예정됐던 채식특강이 아니었다면

아침부터 이어졌을 거라지요.

무리의식, 욕설, 왕따, 받아들이지 않고 밀어내기, 뒷담...

화두로 던진 것들을 안고

다시 절하고 생각하고 이야기나누기를 합니다.

특정아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입니다.

하니 누가 아니라 바로 ‘나 돌아보기’인 거지요.

“어제 절을 하는데...”

내가 찌푸리니 부처님 얼굴도 그러하고

내가 웃으니 부처님 얼굴 또한 그러하더라는 준환샘,

말로만 아니라 몸으로 배려하기,

내가 문제이지 딴사람이 문제가 아니다,

그런 생각 들었고, 그런 맘 나누고팠다 합니다.

 

‘... 다시 절을 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하면서 계속 생각이 났다. 어제 절하면서는 단지 절하기 싫었고 빨리 끝내고 싶었는데 오늘은 정말 내가 뒷담한 것도 잘못한 것 같고 나는 생태적으로 사는 게 단지 물 아끼고 지구를 살리는 건 줄만 알았는데 친구들 관계에서도 생태적으로 잘 지내야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 정말 뒷담도 하지 않고 이런 나쁜 기운들이 좋은 일에 쓰였으면 좋겠다. 이런 잘못들을 용서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절명상했다. 진짜 마음이 움직이는 걸 변화한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였고 앞으로 생태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강유의 날적이 가운데서)

 

해가 서산으로 기웁니다.

바람 불어, 비와서, 다른 일정에 밀려 늦어, 이래저래 미루었던 미용실 문을

드디어 감나무 아래서 열었습니다.

그때 저녁버스로 운정샘과 통합학급 정찬이가 들어섰지요.

사흘 머물다 간다 합니다.

미용실 손님이 일곱이던가요, 여덟이던가요.

버스 타고 나가서 머리 자르고, 뭐 하나 사먹고,

그 돈이 얼마겠냐 따져도 보았답니다.

다형이 먼저 앉습니다.

이미지를 바꾸었습니다, 귀엽게!

손님보다 구경꾼들이 더 많았네요.

강유는 곁에서 확 자르라 자꾸 부추깁니다.

“옥샘, 생각보다 소심하시네요. 확 잘라요. 머리는 기른다면서요.”

서울서 머리를 달랑 잘라온 그가 혼자 짧기 아까웠던 걸까요.

승기는 앞머리가 그간 눈을 찔러 보는 이도 답답케 했지만

자기가 더 답답했을 겝니다.

앞머리를 자르고 원형은 그대로 한 채 전체적으로 길이만 짧게 합니다.

“솔직히 우리 동네 미용실보다 나아요.”

여간 까탈스럽지 않은 여해의 평이었네요.

하여 앞머리 3센티미터만 자르겠다고 앉았던 그는

다시 와서 1센티미터를 더 잘랐답니다.

앞가르마를 한 진하는 앞머리가 단발인 옆머리와 길이가 같앴습니다.

그런데 고심고심하며 앞머리를 싹둑 잘랐지요.

얼마나 귀여운지요.

류옥하다도 길이를 자르고 숱을 쳤습니다.

소사아저씨는 아주 짧게 깎았지요.

앞머리는 그대로 두겠다는 선재는 설득하여 제법 자르고

뒷머리 길이도 퍽 짧게 자른 뒤 머리 숱도 정리하니

무거웠던 느낌이 가볍고 발랄해져 아주 산뜻합니다.

‘오늘 머리 잘라주셨는데, 사실 마음에 들어요~

미용실에서 자른 것만큼 예뻐요~ 돈도 안들고,

예쁘고 세상에서 째일 좋은 미용실~ 옥샘 미용실~

다형이도 머리자를 때 귀엽게 자르셨어요.

다형이의 새로운 이미지를 봐서 좋았어요.

저도 여름 시원하게 보낸거 같아서 기뻐용~

앞으로도 미용실 이용 많이 할께용~’(선재의 날적이 가운데서)

 

늦은 밤, 함께 사는 아이들이 쓴 늦은 스승의 날 편지를 읽습니다.

준환샘이 쓰라고 했던 게지요.

 

승기: ...정말 어머니(?) 같은 존재예요. 음식들도 정말 맛있고, 그리고 아플 때도 잘 보살펴주셔서 정말로 감사해요, 스승의 날은 이미 지났지만... 옥샘 스승에 날에 제자들에게 편지 많이 왔죠? 그럴줄 알았어요. 1년 후 스승에 날에 꼭 편지써서 보낼게요.

(* '그래, 내가 보겠다, 1년 뒤 승기의 편지가 이곳에 닿는지. 하하...')

 

여해: ...옥샘 덕분에 이런 좋은 곳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해요,... 가끔 투정을 부리기도 하지만 결코 이곳이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 집이 그리워서 그렇다고

저희가 즐겁고 재밌고 편하게 지낼 수 있게 샘들에게 말해주시거나 여러 사람에게 부탁하여 좋은 특강을 들을 수 있게 해주시는 것 항상 감사드려요. 정말이지 옥샘 덕분에 많은 걸 알게 되고, 정말 조금이라도 생태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가끔식 맛있는 거 쬐끔 더 주시기도 하고, 청바지 꿰매주신 것, 베이킹에 대한 조언과 팁, 피부에 대해 써주는 신경, 맛있는요리... 항상 엄마처럼 지켜봐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다형: ...저희가 귀찮으실 텐데 내색도 안하시고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스승의 날이라 쓰긴 하지만 언젠가 감사드린다는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언제나 미운짓 많이 하지만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준: ...백일 학교에 와서 저희가 항상 투정부리고 힘들게 해도 저희는 매일같이 옥쌤에게 기대하고 의지하고 있어요. 옥샘은 항상 저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세요...

 

가야: ...저희 주실려고 빵도 만들어주시고 햄버거 패티 등등 ... 잠도 못주무시고(?) 암튼 기꺼이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몰래 주실 때도(?) 옥샘의 쿨한 성격도 정말 좋고요. 애들과 저를 생각해주셔서 편하고 좋아요. 가끔 마음이 통할 때도 있어서 좋구요. 저희 때문에 힘드실 텐데도 항상 웃으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재: ...마지막으로 옥샘은 엄마 같아요.

지금 87일동안이나 엄마가 없었는데, 옥쌤이 옆에서 엄마같이 슬플 때 위로해주시고, 아플 때 치료해주시고, 고민상담해주시고 너무 좋아요~ 특히 위로해주실 때 저희 엄마보다 더 잘 위로해주시는 거 같기도 하고 가끔씩 옥쌤에게 너무 감사해요...

 

진하: ...일도 빨리 잘하시고 인간 관계(?)도 넓으시구... 말로는 잘 못전하고 있지만, 언제나 감사드리는 거 아쉬죠~

...옥샘이랑 일하다보면(특히 부엌일) 참 대단하단 기분과 생각 많이 들어요.

저희 13명 챙기시느라 힘드실 텐데, 힘든 기색 하나 안하시고 열심히 해주셔서 감사드려요(언제나). 저라도 도움이 되신다면 짬날 때마다 도와드릴게요...

 

하은: ...옥샘과 함께 지내면서 참 고마웠던 점이 아이들이 원하는 것들을 잘 동참해주실 때예요. 쌤들은 밥보다 회의가 더 중요하시다고 외칠 때 옥샘은 밥이 더 중요하다고 말해주시는... 그런게 너무 좋았어요...

 

다운: ...항상 예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 옥샘께 좀 배우고 싶은 게 있는데요, 혹시 회화를 배울 수 있을까요? .. 근데 가끔씩 하다를 다 같이 있을 때 많이 챙기시는 거 보고 그러면 저도 엄마보고 싶구 그래서 다 같이 있을 때는 선생님으로 해주시면 좋겠어요. 뭐, 모두에게 엄마 역할을 해주시는 방법도 있겠지만 말이죠...

 

해수: ....옥샘은 부모 같아서 좋아요. 이유는 알아서 생각해보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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