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3.달날. 맑음

조회 수 245 추천 수 0 2023.08.01 00:25:33


어제가 보름이었는데, 달은 오늘이 더 둥그렇다.

어느 순간은 달에 꼭 붙은 달무리가 졌는데, 무지개다.

달의, 하늘의 다양한 얼굴들이 좋다.

자연이 그렇듯 그제와 같은 어제가 아니었고, 어제와 같은 오늘이 아니었다.

그래서 삶이 더욱 새로운 여행길일 수 있게 하는.

오늘도 잘 걸은 새 여행지였을세.

올 들어 가장 덥다고 했다. 폭염경보 사흘째.

기록을 경신하며 더워질 테다.

그래도 문을 닫은 집안은 아직 덜 데워지는 시기.

움직임이 많지 않다면 안에서는 견딜만한 더위였다.

 

구두목골 작업실 북쪽 끝으로 빗물받이를 달았다.

달기 전 그 빗물 그대로 흘러넘쳐

컨테이너 벽면 곁으로 만들어놓은 흙계단이 다 망가졌던...

계단은 또 어느 날 다시 만들어야지.

학교에서는 밭도랑 둘레 예취기가 돌아갔다.

 

혼자 사는 마을의 한 형님댁과 저녁에 차 한 잔 할 때를 엿보고 있는데,

오늘 저녁답에 짬이 좀 있을 듯도 하겠다 했지만

결국 빛이 있는 선선한 저녁이라면 들일들을 하게 되는 거라.

그 댁도 어제 8시까지 콩을 다시 심었다 했다,

두 차례나 새들이 다 쪼아 먹어서.

오늘도 밭일 나간다고, 한 마을 살아도 얼굴 볼 짬이 이리 어렵다.

직장도 나가고 혼자 밭도 갈고 이랑도 만들고,

홀로 살아내는 여성들의 장함이 나를 또 밀어준다.

 

마을 큰형님 느티나무아래께 한 댁은

비닐하우스로 된 집을 사서 들어와

그곳을 허물고 이태째 집을 짓고 창고를 짓고 돔하우스를 지어왔다.

치유캠프를 할 거란다.

핀란드식 사우나를 겸한 자외선 치유 그런 거.

그것과 함께 목공공방도 하신다는데.

치유 캠프라 하니 같이 뭔가를 함께할 부분도 있지 않을까 싶지만

결이 매우 다른 듯도 하고...

살아가다보면 모르는 접점을 만나게 될 수도 일을 테지.

 

영상 하나를 보는데,

개미가 기어가는 걸 쳐다보는 한 화가의 얼굴을 오래 비추고 있었다.

저마다 그리 살아가고 있다.

개미는 개미대로 화가는 화가대로 마을 형님들은 형님들대로 물꼬는 물꼬대로.

여름 계자일정을 올렸고,

올해는 물꼬 누리집에서 말고 구글폼으로 신청서를 받아보기로.

좀 헤매기는 하는 중. 그래서 살짝 긴장 같은 게 스미기도.

제대로 작동(?)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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