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17.물날. 살짝 흐린

조회 수 252 추천 수 0 2020.08.13 02:50:35


 

날마다 이른 아침, 사진을 찍어 짧은 글과 함께 보내오는 어르신 한 분 계신다.

내게만 보내는 글은 아니다.

오늘은 유엔이 정한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이란다;

World Day to Combat Desertificaton and Drougt

캠페인의 슬로건은 이랬다; Land has true value. Invest in it.

사진은

새로운 인테리어 작업을 하는 모양인지

쉬지 말고 먹어라고기는 줄지 않는다.”고 쓴 고깃집 옆 식당이 문을 닫고

그 앞으로 밤새 쌓은 어마어마한 더미의 쓰레기봉투.

당신 글의 마지막 문장은 이랬다;

한 집마다 하나씩 전등을 끄고

밤하늘의 별을 볼 일이다.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오늘은 새로운 놀이를 발견했어!”

아침마다 목을 길을 빼고 날 찾으러 다니는,

학교에 젤 먼저 도착하는 1학년 두 아이를 앞세우고 체육관으로 향하다.

어제 교사친목회에서 배구를 했다.

사람들과 그리 배구란 걸 해본 게 열댓 살 이후 처음이었지, 아마.

그때 했다고 몸에 붙은 일도 아니었다.

그러니 처음 한다 할 만.

재밌었고, 좀 익히고 싶었다.

뭘 시작하면 잘 하자는 욕망이 습으로 나오기도 하고.

보관실에서 배구공이 담긴 트롤리를 꺼내다.

이 쪽에서 저쪽을 향해 공을 던지기 시작.

아이들도 내 쪽으로 하나씩 던졌다.

다시 저쪽으로 가서 반대로 던지고.

몇 차례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팔목에 멍이다.

아이들은 때로 공을 베개 삼아 눕기도 하고,

의자 삼아 앉기도 하고.

슬슬 밖으로 나가서 한 바퀴 돌자고 날 꼬드기지만

오늘은 배구공을 가지고 놀고 말겠다.

어느새 아이들은 내가 던지는 공을 트롤리를 밀며 받고 있었다.

, 오늘도 아름다운 아침이다, 오늘도 신명나는 한 세상일 것이다.

고맙다, 내 어린 동무들!

 

무서워, 무서워, 하면서 예능실로 들어오지 않던 진새.

오늘 1학년 담임샘께 그 반 아이들 내게 좀 빌려 달라 하였네.

같이 예능실에 가서 풍물수업 좀 하겠다고.

아이들 앞세우고 들어와서 뚱땅거리고 있으니

자폐아 진새도 어느새 들어와 같이 하고 있었더라.

 

나도 때로 누군가로부터 오는 응원이 힘을 더해준다.

오늘 한 동료로부터 문자가 왔다.

두 아들 데리고 있으며 저녁이 되니 잔소리가 하고 싶던 찰나

선생님 생각이 났어요. 아픈 아이에게 이거해라 저거해라 말고

오늘 하루종일 게임하며 에너지 낭비하지 않고 쉰 것으로

오늘 할 일은 다한 거니 힘이 생기면 다시 피아노도 치고

지 하고 싶은 다른 것도 하겠지~하며 웃어줬어요.

선생님을 생각하며 이렇게 가까이에 동경하는 이가 있으니!

마음이 흐트러질 때면 그러지 말아야지 다잡을 수 있으니!

나는 얼마나 복받은 사람인가!

하며 간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노라고,

눈길에 만난 가지런한 발자국을 만난 듯합니다.’

그래 곧게 잘 걸어가리,

내 삶은 또한 누군가의 삶의 거울이고 북돋움이리.

그의 결 고운 따스함은 또 얼마나 나를 가지런하게 하던가.

상생이라.

 

오후에는 분교에 출장을 다녀오다, 환경점검이라고.
석면제거공사가 막바지, 그참에 리모델링인 거지.

어디만큼 진행되었나, 우리 교실 상황은 어떤가 살핀.

교장샘과 동행해 정원을 잘 가꾼 도예갤러리이기도 한 카페도 들리다.

아침뜨락을 가끔 생각한다는 교장샘이 혹 참고가 될까도 보여 주신.

오래 홈패션 가게를 했던 경험으로

곳곳에 만든 옷이며 바느질한 물건들이 많았다.

가까우니 한 번씩 가서 바느질을 해도 좋으리.

밤에 전화 넣었고, 같이 시간을 맞춰보다.

 

물꼬에서는... 준한샘이 가까운 곳에 작업하러 온 걸음에

가습이네집 뚫린 위쪽 벽면에 천막을 부쳐주고 갔단다.

비가 들이치고 있었던.

당장 이번 주도 비 소식인데,

물꼬 들어가서 일로 잡자면 흙날 오전에야 가능할 터라 마음 쓰였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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