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16.불날. 맑음

조회 수 645 추천 수 0 2014.10.15 09:28:40


호두를 털었습니다.

털고 있습니다.


면소재지 새마을지도자회의에 다녀오고

바깥 수업을 챙기고...


지난여름 끝 같이 산에 올랐던 후배가 책을 보내왔습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우리가 지구 생명의 본질을 알려고 노력하고 외계 생물의 존재를 확인하려고 애쓰는 것은 실은 하나의 질문을 해결하기 위한 두 개의 방편이다. 그 질문은 바로 `우리는 과연 누구란 말인가?' 이다.”(p.65)

인류가 지금껏 발견한 과학 지식과 지적 탐구의 역사를 해설하며 우주적 관점을 키워주던 책.

교양 과학서로서 최고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온 그 명성대로

1980년에 탈고하고 30년도 더 흘렀지만 여전히 가치가 있는.

“사람들은 보통 특이점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한 설명을 신의 몫으로 떠넘긴다. 이것은 여러 문화권에 공통된 현상이다. 하지만, 신이 무(無)에서 우주를 창조했다는 답은 임시변통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근원을 묻는 이 질문에 정면으로 대결하려면 당연히 `그렇다면 그 창조주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을 해결해야 한다.”(p.513)

“그런데 과연 우주에 이야기할 상대가 있을까? 우리의 은하수 은하에만 물경 3000억 내지 5000억 개의 별들이 있다고 하는데, 지적 생물이 거주할 수 있는 행성을 거느린 별이 어찌 태양 하나뿐이라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p.595)


이 처지는 세월, 이즈음의 대한민국을 무어라 말해 얄지 모르겠는,

이럴 때 어쩌면 우리는 우주를 생각하면 나을지도 모르겠군요.

그의 딸 사샤 세이건이 지난 봄 뉴욕매거진에 기고했던 글을 다시 찾아 읽습니다.


....

After days at elementary school, I came home to immersive tutorials on skeptical thought and secular history lessons of the universe, one dinner table conversation at a time. My parents would patiently entertain an endless series of "why?" questions, never meeting a single one with a “because I said so” or “that’s just how it is.” Each query was met with a thoughtful, and honest, response — even the ones for which there are no answers.

One day when I was still very young, I asked my father about his parents. I knew my maternal grandparents intimately, but I wanted to know why I had never met his parents.

“Because they died,” he said wistfully.

“Will you ever see them again?” I asked.

He considered his answer carefully. Finally, he said that there was nothing he would like more in the world than to see his mother and father again, but that he had no reason — and no evidence — to support the idea of an afterlife, so he couldn’t give in to the temptation.

“Why?”

Then he told me, very tenderly, that it can be dangerous to believe things just because you want them to be true. You can get tricked if you don’t question yourself and others, especially people in a position of authority. He told me that anything that’s truly real can stand up to scrutiny.

As far as I can remember, this is the first time I began to understand the permanence of death. As I veered into a kind of mini existential crisis, my parents comforted me without deviating from their scientific worldview.

“You are alive right this second. That is an amazing thing,” they told me. When you consider the nearly infinite number of forks in the road that lead to any single person being born, they said, you must be grateful that you’re you at this very second. Think of the enormous number of potential alternate universes where, for example, your great-great-grandparents never meet and you never come to be. Moreover, you have the pleasure of living on a planet where you have evolved to breathe the air, drink the water, and love the warmth of the closest star. You’re connected to the generations through DNA — and, even farther back, to the universe, because every cell in your body was cooked in the hearts of stars. We are star stuff, my dad famously said, and he made me feel that way.

My parents taught me that even though it’s not forever — because it’s not forever — being alive is a profoundly beautiful thing for which each of us should feel deeply grateful. If we lived forever it would not be so amazing.

...


초등학교를 다닐 무렵, 부모님은 저녁식사 시간마다 회의적 사고와 우주의 역사에 관련된 한 가지 주제를 잡아 나와 대화했다. 우리는 끈질기게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주고받았고, 절대 “내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또는 “그건 원래 그런 거야”라고 답하지 못하게 했다. 모든 질문에는 설사 그것이 답이 없는 질문이라 하더라도, 깊은 생각과 솔직한 의견이 따라왔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그때까지 친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한 번도 본적이 없었던 나는 아버지에게 그 분들이 어디 계신지 물었다.

“그분들은 세상을 떠났단다.” 아버지는 슬프게 말했다.

“그럼 아빠는 다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볼 수 없나요?” 나는 다시 물었다.

아버지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세상 그 무엇보다도 할아버지 할머니를 다시 보고 싶지만, 죽음 뒤에 다른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당신들을 다시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하셨다.

“왜요?”

아버지는 매우 부드럽게, 어떤 것이 사실이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것을 믿는 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셨다.

“자신에게, 그리고 권위 있는 다른 이들의 생각에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속이게 될 거야.”

오직 진실만이 비판을 견딜 수 있다고 하셨다.

이때가 내가 처음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던 순간이다. 그 뒤로, 어린 내가 존재의 두려움에 빠지려 할 때마다 부모님은 내게 그들의 과학적 세계관으로 나를 위로해 주었다.

“너는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단다. 그건 정말 놀라운 일이야!”

한 사람이 태어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운명의 갈림길이 있는지, 내가 지금 바로 나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도 말씀하셨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공기를 호흡하고, 물을 마시고, 가까운 별이 내는 따스한 온기를 즐길 수 있게 진화했다는 사실도 감사해야 할 일이라셨다. 나는 유전자를 통해 조상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리고 더 멀리는 우주와, 곧 내 몸을 이루는 모든 원자들은 항성들의 핵에서 만들어졌다 하셨다. 당신은 당신이 한 그 유명한 말, ‘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We are star stuff)’를 내가 어린 시절부터 느끼게 해주셨다.

당신들은 또한, 우리가 영원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 바로 우리가 깊이 감사해야 할 이유이며, 이것이 우리에게 심오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우리의 존재는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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