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26.불날. 맑음

조회 수 655 추천 수 0 2015.07.06 10:47:31


기온 높고, 먼지 풀풀한 날들. 가물다!


한 때 마라톤을 했다. 뜻밖이겠지.

사람들이 내게 믿을 수 없다고 하는 몇 가지 중의 하나이다.

전국체전도 나갔다고 하면 더 놀랍겠지.

거기 1위의 기록까지 가졌다고 하면?

기절할까 봐, 6위만 했다.

그러니까, 달리기에 관한한 할 말 좀 있다,

혹은 말발 좀 세울 건더기 있다, 그런 말이다.

(아, 이 ‘말발’부터 할 말 좀 있다.

말발이 그냥 흔히 우리들이 그 뜻을 강하게 하기 위한 된소리 쯤이라 여겼다.

그, 왜, 힘들다고 말 할 때 빡세게, 라고 하는 그런 말.

그런데, 이게 명사로서 ‘듣는 사람이 긍정할 수 있게 하는 말의 힘’이란다!

아셨던가?)

막판에 힘을 내서 앞사람들을 치고 나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달려본 이는 잘 안다.

뭐 짐작도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달리다보면 한 번 처지기 시작할 때

머리와 몸이 얼마나 먼 거리, 아니 몇 광년이라고 불러도 모자라지 않을

전혀 다른 우주임을 달려본 이는 안다.

이 역시 짐작 못할 것도 아니지만.

처지기 시작하면... 내보고 또 내보지만 자꾸 자꾸 뒷사람들이 하나씩 앞으로 지나고

또 어찌 이를 악물고 힘을 내보며 달리지만 나를 스쳐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이 하나둘 늘고,

그러다 어느 순간, 아, 이제 더 이상 회복이 어렵겠구나 그만 주저앉아버리고 싶은 순간,

선두 그룹에 서지 못했을 땐 영락없이 그런 순간이 있었다.

대개 좋았던 성적은 그 선두그룹을 벗어나지 않았을 때였다.

공부를 그 달리기에 빗대 그처럼 표현하며 아이들을 북돋우더라만

공부는 또 모르겠고 달리기는 그랬다.

그렇게 주저앉고 말면 영영 나락이 되고 마는 지점.

살면서 한 번씩 화들짝 그런 지점 앞에 소스라쳐 머리를 흔든다.

꼭 산오름 길에 차마고도 같은 벼랑길을 바위에 붙어 지나는데

한 발이 지지직 미끄러지려는 듯하며 바위부스러기를 한 길 낭떠러지로 떨어뜨릴 때처럼

가슴을 쓸어내리는 그런 순간.

봄학기를 안에서 하는 수업이 없고 보니,

오히려 숙제처럼 있는 일이거나 시간을 내야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다 보니,

6월이 성큼 코 앞.

그러는 동안 누리집의 ‘물꼬에선 요새’ 기록이 실제 삶 사이에 무려 한 달 거리.

물꼬요새가 아무래도 안에서 하는 움직임 중심이니 더욱 그랬을 테지.

그 정도 간극 이상은 아니 되게 해야지 싶더니,

오늘이 26일, 지난 달 19일까지 글이 올라갔으니 무려 한 달 하고도 한 주.

아악, 스탑!


아희들아,

무엇이나 말이다, 더 이상 의욕을 상실할 때까지 두지 말 것!

하여 오늘은 지나간 메모들을 정리하고,

한편 오늘의 기록을 하노니.(누리집에 올리는 일이 더디기는 할지라도.)


주말을 이어 머물던 식구들과 사람들을 보내고,

정수기 콜call, 면 산업계 콜, 교육청 콜, 도시건축과 콜...

지역도서관에서 10시와 16시 강좌도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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