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20.물날. 나흘째 비

조회 수 630 추천 수 0 2014.09.20 20:40:15

 

질깁니다.

오래전부터 내려왔던 것 같은 비입니다,

너무 익숙해서.

 

열무김치를 담습니다.

올 여름 처음 담는 열무.

이렇게 한동안 쏟아지는 열무는

김치로 국수로 비빔밥으로 전으로 먹힐 것입니다.

사람 일이 어찌해도 저들은 저들끼리

그리 나고 자라고 그리고 사라질 테지요.

 

아직 길을 나서지 못했습니다.

교무실에서 계자 후속 작업들.

생태기행 나흘 일정 가운데 첫날.

내일 합류하려고.

덕분에 휴가를 떠나며 들렀던 선배도 물꼬에서 내리 묵고 계시는군요.

 

오늘 화제의 하나는 오래전의 영화 잉마르 베르히만의 <산딸기>.

여든 살 앞둔 의사 이삭 보리가 명예학위를 받으러 가는 하루 여정.

저명하지만, 사랑과 가족관계에서 불행했던 그는

그것이 자신의 무관심과 이기심 탓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살다가 문득 왜 사는가 싶은 거지.”

나이든 이들의 인문학 열풍도 그런 것 아닐까 싶은.

지적허영도 한 몫을 했을 수도 있겠지만.

“현실이 불행할 때 인간은 과거를 그리워하지.”

뭐 꼭 그렇지만도 않지만.

그런데, 우린 그때로 돌아갈 수가 없지요.

인간에겐 앞만 있습니다.

가는 길만 있는 거지요..

“그래서, 삶의 의미가 무엇이래?”

삶은 무엇이니이까.

영화는 말합니다.

“타자에 대한 관심 이해 용서가 바로 우리 삶이 갖는 중대한 의미 아니겠어?”

결국 사랑이겠지요.

인간의 가장 위대한 영역.

인간이 그나마 멸망하지 않고 이 지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까닭 말입니다.

사랑하고 또 사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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