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5.해날. 흐리다 비

조회 수 630 추천 수 0 2015.02.24 11:48:19


봄날 같은 겨울 끄트머리,

날은 촉촉했고 비도 다녀갔다.

그간 듬성듬성했던 세상을 채우러 존재들이 걸어온다.

채우고 비우고 흔들며 균형을 맞춰가는 산하.

달골 도랑 물가엔 버들강아지 물오르고 있다.

물소리는 봄이 통탕거리며 걸어오는 소리.


멀리 경기도에서는

16년 전 발해1300호 뗏목을 타고 떠나 돌아오지 못한 이들을 기리는 추모제가 열렸다.

토굴수행 중이라 걸음하지 못했다.

굴속에서 내내 용맹정진하지 않아도

적어도 이 마을을 벗어나지는 않겠다 하던 참이라.

멀리서 마음만 보탠다.

어제부터 추모제 근처라 연락했다는 이들의 글월도 받고,

추모제에 갔더니 없더라며 안부를 물어오는 문자들도 있었다,

진즉에 계자 끝엔 토굴수행하고 있을 거란 소식을 들었던 분들도 계셨지만.

잊히지 않아 고맙다.

매운 한풍에 낙엽 같은 뗏목에 몸을 싣고 거친 길을 간 이들도 고맙고(늘 먹먹해지는 가슴),

그들 뜻을 잊지 않고 모여준 이들도 고맙다.


엊그제 벗이 보낸 소식에 이제야 답문자도 하나 넣는다.

오래 글을 써오던 그니가 드디어 잡지 신인상으로 등단,

기분이 생각과 달리 이상하더라며 쑥스러운 며칠이 지나 소식이나 드린다며.

내 일 같이 기뻤노니.

긴 시간의 애씀에 대한 찬사.

무안에서 그릇을 빗는 벗들의 연락도 와 있다.

밖의 소식이 이리 가까우니 토굴이 토굴이 아닌.

잠시 달골 햇발동에 들어 화분들 물도 주고 돌아도 보고

저녁에는 자유학기제 관련 예산 자료들을 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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