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 되는 과정을 밟던 아이들은
그 마지막을 흙산에서 또 마을 만들기에 들어갔습니다.
왜 자꾸 마을이냐구요?
마을, 그건 우리의 삶 터지요,
홀로 사는 곳이 아니구요,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드러나기 마련인,
그래서 같이 살라면
거기서 빚어지는 갈등들을 조율하고 조정할 수 밖에 없는 곳,
결국 우리 삶의 반영이지요.
우리 아이들이 자신들의 갈등을 고스란히 옮겨놓고
지혜를 짜고 있습니다.
스미코는 요새 행동하는 것들에 대해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만을 위해서 일일이 그림을 그리거나
자료들을 챙겨 들고 옵니다.
교사에게도 자극이 되는 그의 일어시간이지요.
택견을 끝낸 아이들은 나무를 쌓아 올렸습니다
도끼로 쪼갠 장작이거나 톱으로 베어놓은 포도나무들을
한 켠에다 차곡차곡 올립니다.
어느 방향으로 쌓는 게 더 안전할까,
혹은 어떻게 하면 자리를 덜 차지하게 잘 쌓을 수 있을까,...
마당가에 있는 이것들은
겨울 내내 우리들 놀이에 쓰이겠지요.
곳간에 쌀가마니 넘치고 땔감 쌓아놓고 나니
쳐다만 봐도 배부릅니다.
이제 김장만 하면 겨울살림 너끈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