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1.해날. 맑음

조회 수 1161 추천 수 0 2009.02.13 19:41:00

2009. 2. 1.해날. 맑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어디일까요...

아이랑 책 한권을 읽었습니다.
“재밌네.”
그리고 아이는 또 읽었습니다.
과테말라 산간 지대의 산 파블로,
이야기가 끝나서 사람들이 길 밖으로 피할 때까지
차가 기다리는 마을입니다.
그 마을에선 자동차보다 이야기가 더 중요하니까요
엄마가 떠났고 그래서 후안도 그 할머니한테 가서 삽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일자리를 잃거나, 아프거나, 남편과 잘 지낼 수 없거나,
아니면 다른 어떤 문제라도 생기면 다들 와서 할머니와 살았고
할머니는 모두를 돌보아주었지요,
사람들이 스스로를 다시 돌볼 수 있게 될 때까지’,
우리들의 모든 어머니들이 그러한 것처럼.
“학교 가고 싶어요.”
자기 몫의 돈을 벌기위해 구두를 닦던 후안도 여덟 살이 되고
학교를 가고 싶었지만 여섯 달이 지나도록 말을 못하고 있었지요.
“뭔가 중요한 거라면, 꼭 말해야만 하는 거란다.
네 자신을 위해 용기를 내야지. 실패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아.
정말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쉬지 않고 노력하면 되는 거야.”
물론, 정말 중요한 것들을 구할 때 말입니다,
‘뜨거운 물이나 전기 같은 것 말고’.
할머니는 말합니다,
‘공부를 하면
왜 어떤 나라는 잘 사는데 어떤 나라는 못 사는지 알 수 있을 거라고,
할머니는 그런 것들에 대해 많이 생각했지만 결코 알 수가 없었다’고.
글을 이미 읽을 수 있었던 후안은 월반을 하지요.
하지만 자신이 똑똑하다는 뜻이 아니면 어쩌나 걱정을 합니다.
“모든 걸 특별하게 잘할 필요는 없단다.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족한 거야.”
할머니의 위로였지요.
할머니랑 걷던 걸음은 마을에 있는 여행자 안내소 앞에 멈춥니다.
거기 마을의 모든 집들이 사진 안에 담겨있었지요.
“뭐라고 쓰여진 거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후안이 물었습니다.
“산 파블로가 정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에요?”
“가장 아름다운 곳은 어디라도 될 수 있단다.
네가 떳떳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네가 네 자신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하지만 이렇게 생각했지요. 아주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 또한 나를 사랑한다는 걸 안다면, 그 곳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아, 빼먹으면 아쉬울 대목.
후안이 처음 구두를 닦던 날,
조금 빼먹었지만 이 정도면 됐다는 손님한테
지켜보고 있던 할머니가 말합니다.
“아닙니다. 괜찮지 않아요. 이 아이는 똑바로 일을 해야 해요, 언제든지요. 언제나 일을 제대로 해야 하지요. 그렇지 못하면 절대 벌어먹고 살지 못할 거예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어디일까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1856 2017.12. 6.물날. 아침 눈 옥영경 2018-01-11 717
1855 2017.12. 7.나무날. 눈 내리는 아침 / 예술명상 마지막 수업 옥영경 2018-01-11 733
1854 2017학년도 바깥수업 예술명상 갈무리글 옥영경 2018-01-11 772
1853 2017.12. 8.쇠날. 맑음 옥영경 2018-01-15 701
1852 2017.12. 9.흙날. 흐리고 눈발 / 感銘(감명)이라 옥영경 2018-01-15 702
1851 2017.12.10.해날. 잠시 다녀간 우박 옥영경 2018-01-15 752
1850 2017.12.11.달날. 눈 / 골짝을 채우는 별스런 울음 옥영경 2018-01-15 710
1849 2017.12.12.불날. 맑음 / 장순이 가다 옥영경 2018-01-15 726
1848 2017.12.13.물날. 맑음 옥영경 2018-01-15 723
1847 2017.12.14.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8-01-15 691
1846 2017.12.15.쇠날. 가끔 흐림 옥영경 2018-01-15 701
1845 2017.12.16.흙날. 가끔 흐림 / why not! 옥영경 2018-01-15 721
1844 2017.12.17.해날. 맵긴 해도 맑은 / 연어의 날이 생각났는데 옥영경 2018-01-17 821
1843 2017.12.18.달날. 잠깐 눈발, 오랜 바람 / 아름다운 시절 옥영경 2018-01-17 776
1842 2017.12.19.불날. 아침 눈, 그리고 볕 옥영경 2018-01-17 766
1841 2017.12.20.물날. 푹하기도 하지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꼽으라면 옥영경 2018-01-17 888
1840 2017.12.2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8-01-17 850
1839 2017.12.22.쇠날. 맑음 / 새집에 들어온 선물이 그것만 있을까만 옥영경 2018-01-17 953
1838 2017.12.23.흙날. 맑음 / 다녀와서도 이 일이 중심이 아니도록! 옥영경 2018-01-17 946
1837 2017.12.24.해날. 비 옥영경 2018-01-23 98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