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26.쇠날. 흐리다 빗방울

조회 수 628 추천 수 0 2019.07.04 02:37:15


여유 있게 일어나 사이집 마당 한 바퀴 돌고 수행하고 대전으로 넘어가다.

산마을을 빠져나가는 길은 한 가지 일로만 하는 걸음이 아니다.

대전의 철물점 몇 곳을 돈다.

아침뜨樂의 달못 아래 휘돌아나가는 수로에 대나무 수로를 놓기를 오래 소망하다.

이리 저리 궁리만 하다가 이 봄에는 하고야 말지 하고

적당한 자재를 찾아다닌다.

실패했다.

토시며(그건 만드는 것보다 사는 게 천 배는 낫다)

시골 살림에 필요한 몇 가지 물건도 사들이고.


대전에도 물꼬 식구가 산다.

된장이며 기본양념 부려놓고 청소하고,

공부하러 모인 젊은 친구들의 밥상을 준비해주고 세종으로 넘어가다.

사람들 만나 천안 예술의 전당 대공연장으로 이동, 반짝 치유모임이 있었다.

일흔 노구(노병이라 해야 옳은 듯)의 콘서트에 가다.

25년이 넘어가는 소리판 이력이었다.

2003년께 직지사 산사음악회에서 당신을 만났다.

그때가 노래한지 10여 년 흐른 때셨겠네.

노래에서도 그가 보였다.

다시 또 시간이 훌쩍 흘렀네.

그 세월에 울컥, 그의 세월이 아니라 내 세월에.

좋은 공연(좋은 책은, 좋은 문화거리는)은 결국 자신에게로 눈이 모아진다.

내 25년은 물꼬의, 그것도 대해리 산마을의 25년이었다.

애썼다. 잘 살았다.

누구에겐들 그렇지 않았으랴. 당신도 애쓰셨다. 고맙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1676 2019 여름 청소년 계자(2019.7.20~21) 갈무리글 옥영경 2019-08-17 580
1675 2019. 7.22.달날. 갬 / 별일들 옥영경 2019-08-22 490
1674 2019. 7.23.불날. 가끔 해 / “삶의 이치가 대견하다.” 옥영경 2019-08-22 517
1673 2019. 7.24.물날. 가끔 해 / 깻잎 깻잎 깻잎 옥영경 2019-08-22 515
1672 2019. 7.25.나무날. 밤새 비 다녀가고 아침 멎다 옥영경 2019-08-22 495
1671 2019. 7.26.쇠날. 비 옥영경 2019-08-22 477
1670 2019. 7.27.흙날. 아침 볕 잠깐, 다시 비, 흐림 / 긴 그림자 셋 옥영경 2019-08-22 517
1669 2019. 7.28.해날. 비 추적이다 멎은 저녁답 옥영경 2019-08-22 467
1668 2019. 7.29.달날. 맑음 / 삼남매의 계곡 옥영경 2019-08-22 536
1667 2019. 7.30.불날. 맑음 / 164 계자 준비위 옥영경 2019-08-22 486
1666 2019. 7.31.물날. 맑음 / 날마다 하늘을 밟고 사는 이 옥영경 2019-08-22 549
1665 2019. 8. 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9-08-22 529
1664 2019. 8. 2.쇠날. 맑음 옥영경 2019-08-22 518
1663 2019. 8. 3.흙날. 맑음 / 164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19-08-22 667
1662 164 계자 여는 날, 2019. 8. 4.해날. 맑음 / 2년을 넘어 다시 피는 계자 옥영경 2019-08-30 724
1661 164 계자 이튿날, 2019. 8. 5.달날. 맑음 / 저녁이 내리는 마당에서 옥영경 2019-08-31 718
1660 164 계자 사흗날, 2019. 8. 6.불날. 흐려가는 하늘 / 자유는 어떤 바탕에서 힘을 발하는가 옥영경 2019-08-31 695
1659 164 계자 나흗날, 2019. 8. 7.물날. 갬 / 걸으면서 열고 걸으면서 닫았다 옥영경 2019-09-08 637
1658 164 계자 닷샛날, 2019. 8. 8.나무날. 소나기 / 민주지산(1,242m) 산오름 옥영경 2019-09-10 588
1657 164 계자 닫는날, 2019. 8. 9.쇠날. 맑음 / 빛나는 기억이 우리를 밀고 간다 옥영경 2019-09-11 61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