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22.달날. 맑음

조회 수 642 추천 수 0 2019.07.04 02:32:36


초미세먼지 나쁨, 그래서인가, 목이 몹시 따가운.


사이집 마당 남동쪽 가장나리에 편백나무를 심을 준비를 한다.

일전에 풀을 매고 바깥쪽으로 쪼르륵 경계 돌을 놓았다.

그 앞에 1미터 간격으로 구멍을 파다.

다시 돌들을 나왔다.

이전에 한 일이 다 무어던가 싶게 처음처럼 돌은 많고 많았다.

그래도 한다. 다른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럴 때 일을 대하는 방식이란 간단하다. 그냥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내가 날마다 마주하는 산골 일을 헤쳐가는 방법 또한 그러하다.

그렇게 다만 한다.

그러고 있으면 사는 일이 단순해진다.

그저 우리 머리가 복잡했을 뿐임을 그만 알아버린다.

삶의 명징함을 몸으로 아는 날들이랄까.


조경 일을 하는 준한샘의 연락이 있었다.

마침 인근에 올 일이 있어 같이 묶어 나무를 실어주시마 했더랬는데,

짬이 없다신다. 혹 실으러 올 수 있겠냐는.

실어와 같이 심어주려던 계획까지 세우셨더라지.

저녁답에 건너가다. 편백 마흔 그루에 지주대까지 실어주시다.

천막을 챙겨가지 못했는데, 돌아오기 이미 멀리였는데,

비닐까지 준비하고 계셨더라.


식사를 대접하다.

밖에서 다른 이랑 밥 먹는 일을 잘 만들지도 않고 편히 먹기도 쉽잖은데

친구가 좋았네.

선한 사람이 주는 결이 넘어와 좋고, 일하는 자의 철학을 들어 배웠네.

저녁을 먹은 뒤

차에서 내려 내 차까지 걸어가는 길이 더 길었음 싶을 만치 즐거운 동행이었네.


오늘은 많이 쉬었는데도 왼쪽 어깨 통증이 제법 묵직할세.

그래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가벼워지는 어깨.

그예 내복을 벗다. 4월 30일까지 입는 옷인데.

여름이 그리 빨리 이르고 있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1656 2019 여름, 164 계자(2019. 8. 4~9) 갈무리글 옥영경 2019-09-11 729
1655 2019. 8.10.흙날. 맑음 / 복사 통조림 옥영경 2019-09-17 503
1654 2019. 8.11.해날. 맑음 / 물호스를 깁다가 옥영경 2019-09-17 629
1653 2019. 8.12.달날. 흐릿 / 생도 갖가지, 쉼도 갖가지, 그리고 하나 더! 옥영경 2019-09-17 521
1652 2019. 8.13.불날. 맑음 / <내 삶은 내가 살게...> 리뷰 몇 읽다 옥영경 2019-09-19 778
1651 2019. 8.14.물날. 하늘의 반은 먹구름을 인, 그리고 자정부터 시작하는 비 / 164 계자 부모님들과 통화 중 옥영경 2019-09-19 536
1650 2019. 8.15.나무날. 갬 옥영경 2019-09-19 499
1649 2019. 8.16.쇠날. 흐림 / 그대에게 옥영경 2019-09-19 511
1648 산마을 책방➀ 여는 날, 2019. 8.17.흙날. 맑음 옥영경 2019-09-19 522
1647 산마을 책방➀ 닫는 날, 2019. 8.18.해날. 맑음 옥영경 2019-09-23 596
1646 2019 여름 산마을 책방➀ (2019.8.17~18) 갈무리글 옥영경 2019-09-23 555
1645 2019. 8.19.달날. 맑음 / You are what you eat! 옥영경 2019-09-23 515
1644 2019. 8.20.불날. 맑음 / 당진 강연 옥영경 2019-09-23 489
1643 2019. 8.21.물날. 흐림 / 소나무 전지 옥영경 2019-09-24 498
1642 2019. 8.22.나무날. 맑음 / 두 번을 놓치고, 한 번을 놓칠 뻔한 옥영경 2019-10-08 489
1641 2019. 8.23.쇠날. 맑음 / 우리는 아이들과 어떻게 대화하고 있는가? 옥영경 2019-10-08 482
1640 산마을 책방➁ 여는 날, 2019. 8.24.흙날. 맑음 옥영경 2019-10-10 517
1639 산마을 책방➁ 닫는 날, 2019. 8.25.해날. 맑음 옥영경 2019-10-10 442
1638 2019 여름 산마을 책방➁ (2019.8.24~25) 갈무리글 옥영경 2019-10-10 470
1637 2019. 8.26.달날. 맑음 옥영경 2019-10-10 51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