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14.쇠날. 비

조회 수 290 추천 수 0 2023.08.03 01:41:53


호우특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비가 많았다. 차들도 드물었다.

간밤부터 창대비가 쉬지도 않고 내렸다.

집중호우보다 2배 이상 강한 폭우라고.

일부 내륙 밤사이 시간당 100mm.(통상 시간당 강수량이 30mm 넘으면 집중호우)

아쿠야, 비가 고인 곳에서 차가 비틀거리기도.

정체한 장마전선 영향이라고, 주말까지 많은 비가 예보돼 있는.

 

빠져나오지 못하고 번번이 지나치는 나들목이 있다.

대전 통영 고속도로의 대전방향 무주 나들목.

거기가 다른 이들도 그러기 쉬운지는 모르겠지만

내 부주의를 탓하게 되는.

2km를 남겨두고도 딴 생각하다가 그리 지나는,

그러면 금산나들목까지 올랐다가 돌아서 국도를 타고 한참을 와야 하니

1시간(까지는 사실 아니지만 심정적으로)이 더 걸린다.

바삐 와야 할 때는 어찌나 마음이 밭은지.

비는 더 많아졌다. 앞서 가는 차가 기어간다, 가끔 만나는 물길을 가르며.

길 가로 흐르는 강 하나가 무섭게 넘실대고 있었다.

꼭 무슨 일이 나고 말겠다 싶었다.

불도 그렇지만 물은 또 얼마나 무서운 존재던가.

 

물꼬 들어와서도 아침뜨락부터 좇아가 물을 살폈다.

밥못의 물이 둑을 넘고 있었다.

달못으로 내려오는 곳의 밸브를 다 열어놓다.

밥못의 물을 바닥에서 바로 빼는 밸브도 있으나

버들치들이 빨려나가는 일도 있었고,

그렇게까지 급히 뺄 것까지야.

작은 관으로 천천히 계속 내려가게 하면 될.

학교에서도 종일 구석구석 돌며 살펴보는 게 일이었다는.

욕실 문 앞에는 비가 새고 있는데,

대야 둘을 받쳐놓다.

 

식구들이 차려놓은 저녁밥상에 앉았다.

먼 길 다녀오는 고단이 컸는데,

도착하자 바로 먹고 달골에 오를 수 있었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396 2023. 7.16.해날. 잊지는 않았으나 줄어드는 비 옥영경 2023-08-03 272
6395 2023. 7.15.흙날. 비 옥영경 2023-08-03 328
» 2023. 7.14.쇠날. 비 옥영경 2023-08-03 290
6393 2023. 7.13.나무날. 비 옥영경 2023-08-03 244
6392 2023. 7.12.물날. 소나기 / 하는 내 말과 듣는 네 말의 간극 옥영경 2023-08-02 277
6391 2023. 7.11.불날. 흐림 / ‘사람이랑 싸우지 말고 문제랑 싸우시라!’ 옥영경 2023-08-02 246
6390 2023. 7.10.달날. 갬 옥영경 2023-08-02 276
6389 2023. 7. 9.해날. 흐림 / ‘노모의 말’을 이해한다 옥영경 2023-08-02 283
6388 2023. 7. 8.흙날. 흐림 옥영경 2023-08-02 273
6387 2023. 7. 7.쇠날. 비 옥영경 2023-08-02 253
6386 2023. 7. 6.나무날. 맑음 / 트라우마가 미치는 영향이 남녀에게 다르다? 옥영경 2023-08-02 264
6385 2023. 7. 5.물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23-08-01 249
6384 2023. 7. 4.불날. 억수비 옥영경 2023-08-01 294
6383 2023. 7. 3.달날. 맑음 옥영경 2023-08-01 245
6382 2023. 7. 2.해날. 갬 옥영경 2023-08-01 299
6381 2023. 7. 1.흙날. 갬 옥영경 2023-08-01 244
6380 2023. 6.30.쇠날. 비 옥영경 2023-07-31 384
6379 2023. 6.29.나무날. 밤 억수비 옥영경 2023-07-31 337
6378 2023. 6.28.물날. 맑음 옥영경 2023-07-31 290
6377 2023. 6.27.불날. 맑음 옥영경 2023-07-31 31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