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4.나무날. 흐리다 비

조회 수 270 추천 수 0 2023.06.09 03:22:57


이상무!”

가객 현승엽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무슨 말인고 하니...

해마다 물꼬 연어의 날에 함께하시는 대표 축하객들이시라.

코로나19의 시절을 건너 봇물처럼 공연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올해,

승엽샘과 이생진 선생님이 하시는 시낭송과 노래 공연 역시

다시 활발하게 곳곳에서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물꼬 오실 날이 울릉도 공연과 겹친 거라.

그렇다면 그곳으로 기울기 쉽다.

우리야 얇은 거마비 봉투 하나 드리지 못하지만

그곳은 그야말로 공식 초청이라.

그럼 이생진 선생님께 압력을 넣어야겠네, 하하!”

되는 대로 하시어요, 라고 했지만

오셨으면 하는 바람을 접을 수가 없었네.

오늘 정말 샘들이 물꼬로 오시기로 결정했다는 소식.

고맙습니다!”

지난 10년을 넘게 6월에 함께한 샘들 아니 계시면

얼마나 서운했을 거나.

우리가 올 6월도 만날 수 있다니

생이 또 넘치게 벅차지는 거라.

 

송홧가루를 업고 차가 노랬다, 먼지처럼.

비 온다 했으니 세차까지 할 건 아니어도 물은 좀 뿌려야겠더라.

사람들을 맞아 김치부침개를 내다.

비도 오기, 비가 와서.

비님 오시니 사람들도 님이 되어 오셨다네.

 

차를 내다.

큰 어르신이 팽주로 차를 달여 내주시는 자리인데

오늘 두 차례나 그 자리에 앉았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된다, 그런 문장처럼

그러면서 팽주가 되어간다.

한편 어르신이 다시 팽주가 되셨을 땐

내려주시는 차를 마시며 사람들이 다담을 나눌 적

곁에 앉아 솜을 넣으며 인형 몸통을 만들다. 



* 팽주:

찻자리의 주인을 팽주(烹主)라 부른다.

삶을 팽익힌 요리 팽.

그러니 팽다(烹茶)는 차를 끓이는 것을 말한다.

대접이라고 하면

{대접(待接):음식을 차려 손님을 모심마땅한 예로써 대함}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누구라도 팽주가 될 수 있어도

차는 스승이나 웃어른이 달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찻자리는

스승이 잘 내린 차를 마시는 것을 넘어

당신이 건네는 말몸짓삶을

보고 듣고 배우는 자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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