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30.쇠날. 흐림

조회 수 276 추천 수 0 2023.01.08 01:53:20


눈이 다녀간 정오였다.

눈이 와도 비가 와도 계속 되는 멧골 삶.

事上磨鍊(사상마련)이라.

자신의 일을 하는 속에 수련, 일상에서의 수련이라.

앉아 수행이 아니라 움직이며 하는 수행.

 

유달리 눈이 많은 12월이었다.

강추위와 폭설이 몰아친.

한반도는 왜 냉동고가 되었다나.

첫째는 태평양의 수온 때문이었단다.

3년째 이어진 라니냐 현상으로 동태평양의 수온은 낮고 북태평양은 고온 현상이 계속됐는데

이것이 대기의 흐름에 영향을 미쳐 차가운 북풍을 불게 했다네.

북극해의 얼음이 줄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기후변화로 지구의 기온은 계속 올라가는데,

시베리아 서쪽 북극해의 급상승한 기온으로 고기압이 발달하고

이 고기압이 편서풍을 뒤틀어 동아시아로 북풍을 몰고 온다고.

지구는 더워지고 있지만,

지구의 모든 부분이 골고루 더워지는 게 아닌.

북극의 기온이 더 가파르게 증폭해 추위를 혹독하게 만들었다는.

아무리 추워도 사람사이 온기가 그것을 녹일 수도 있으련만

기후위기에 더해 심각한 경제난, 안타까운 정치상황, 에너지 위기들이

우리를 더 춥게 만드는 이 겨울이라.

우리의 우울이 아이들에게도 전염되지 않게

더욱 힘을 내야 할 겨울이리.

 

도시로 나가 식구들 영화를 보다;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 2)>

1편은 지구에 필요한 광물을 구하러 나비족이 사는 판도라에 들어간 이야기였던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세계를 구현해 냈던 아바타 1의 경이로움을 기억한다.

각 존재들이 마치 한 몸처럼 연결된 인드라망이 인상 깊었던.

13년 만에 나온 속편.

그러나, 그래서 새롭진 않더라.

숲에서 바다로 공간이 이동하긴 했으나.

가족은 하나다? 서사가 좀 약한 듯한.

그럴 밖에. 아마도 후속편들의 밑절미를 만들려 했기 때문인 듯.

모르긴 해도 환경문제들을 다루게 되지 않을지.

지루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맹 싸움뿐이던 걸.

“1편은 안 그랬나?”

그땐 신선하기라도 했지.”

안전하게 우려먹은 느낌. 속편이 더러 그러하듯.

하지만 물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주기는 했네.

그래서 볼 만했다.

 

영화관에 가면 꼭 존다.

어둠이 내리면 잠을 자는 멧골 삶이 준 결과?

아무리 재밌는 영화도 일단 졸음 한 번 지나가야 한다.

어두우면 자야지, 하하.

잠을 자는 시간이 짧은 까닭도 있다.

뭐 어두우면 졸립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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