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 7.물날. 흐림

조회 수 262 추천 수 0 2022.12.29 23:36:03


여기는 서울 강남 한 병원의 장례식장.

빈소에 와서 밤을 새는 중.

마을 사람 하나가 오래 병상에 있다 돌아가셨다.

그런데 병이 아닌 코로나 감염으로.

마을에서 젊은 축(60)에 속했다.

가까운 마을 벗들이 있었으나

공교롭게도 다들 다른 일이 얽혀버렸다.

제가 대표로 다녀올게요.”

고인이 이장을 맡았던 시기 물꼬가 입었던 도움도 여럿.

당신들은 뜻밖일지 몰라도 나는 퍽 가깝다 여긴 분이었다.

장지가 우리 마을이니 빈소에 닿기만 하면 돌아가는 거야 신경 쓸 것 없는.

 

벗이 겨울90일수행을 위문하러 들어왔더랬다.

겨울 멧골에 보급품을 전하러 왔다는.

아직 그의 비닐하우스에 있던 배추와 무와 상추를 싣고

약주며 빵이며 멧골겨울에 귀한 먹을거리들도 사 왔다.

사람을 맞고 또 조문도 할 밤이어 서둘렀던 오전이었다.

세 통의 긴 메일을 써야 했다.

국회의원실, 교육청 재무과, 군청 산림과의

학교터 관련하여 각 기관의 담당자들에게 보내는 글월.

그간의 과정을 보고하거나, 요청하거나, 제안한.

발송 단추를 누르고,

사람을 맞고 밥상을 차렸던.

 

저녁을 먹고 벗의 차로 영동으로 나가던 길이었다.

역에서 기차를 타리라 계획한.

자정이 다 돼 빈소에 도착하겠기 벗의 차가 대전까지 달려주었다.

대전 복합터미널에서 동서울행 버스에 올랐던.

창밖으로 둥근달이 동행한 고속도로였다. 내일이 보름이던가.

문상을 하기에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서둘러 택시에 올랐다.

다행히 친척들로 북적이고 있었고,

자정 넘어 떠날 사람 떠나고 몇이 빈소를 지키고 있는 중.

 

 

화물연대가 지난달 24일부터 부산신항 천막에서 노숙 파업 14일차.

화물연대 노동자는 노동시간이 다른 노동자보다 훨씬 길고 노동강도도 매우 높다.

그들 가운데 가장 임금이 높다는 곡물 사료 화물운송 노동자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4시간.

돈 많이 주니 그만큼 일해도 된다? 

화물연대는 12월 말 시효가 끝나는 안전운임제 법제화와 적용 품목확대 요구하고 있다.

확대 요구 분야는 위험물, 곡물과 사료, 카 캐리어, 철강, 택배, 5개 분야.

정부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외 품목 확대도 불가능하다는 입장.

지난 3년간 안전운임제 시행 결과가 안전을 개선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안정운임제라면

표준운임을 정해 화물기사의 과로, 과속, 과적을 막아 도로 위 사고를 예방하고자 3년 시한으로 2019년 시행.

지나치게 낮은 화물 운임으로 화물운송 노동자의 과로 과적 과속은 교통사고로 이어졌다.

하여 운수사와 차주(화물운송 노동자)에게 일정한 이윤을 보장하는 게 안전운임제.

그러니까 안전운임제는 생계의 안전판이었던.

그게 폐지되면 운임이 대폭 줄어 다시 졸음을 감수하고 위험한 운전을 해야 하는.

다시 3년 전 열악한 상황으로 돌아가는 걸 막고자 그들은 파업 중인 것.

언론은 파업의 이유에 대해 더 잘 전달해야 하리!

그것이, 대중이 그들을 이해하게 하고, 지지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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