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여들 하시리라.

날 찹니다. 따수우시길.


‘물꼬에선 요새’를 쉰다고 하니 어인 일인가(그저 수선스런 마음을 챙기는) 여러분의 인사들이 들어왔고,

게다가 부쩍 오래된 인연들의 연락도 잦은 요즘입니다.


1989년 12월 시작한 물꼬입니다.

적지 않은 아이들이, 그리고 어른들이 함께해온 세월이었지요.

아이들이 자라 짝을 이루고 그 혼례에 주례를 서기도 하고,

그 속에 태어난 아기가 자라 이곳을 오는 시간들이었더랍니다.  

2004년 상설학교를 열고 몇 해를 보내기도 했군요.

지금은...

물꼬는 여전히 아이들의 학교이고 어른들의 학교입니다.

예전엔 제도학교에 대안을 제시하는 비제도학교로서의 기능이 더 컸다면

지금은 제도학교를 지원하는 역할이 크고,

예전에 아이들 학교가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어른의 학교에 훨씬 더 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우리 어른들이 행복해야 그것을 보며 우리 아이들도 내일을 꿈꿀 수 있잖겠는가,

어른들의 삶을 가꾸고 마음을 부리는 일에 정성을 더 쏟고 있다지요.


입학하고 졸업하는 상설학교 제도는 없어졌지만

여전히 학기 중엔 상설과정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봄학기와 가을학기에 치유와 치료를 위한 위탁교육이 최고 12명까지 진행되며,

주말엔 달에 한 차례 빈들모임이라는 주말학교와

여름과 겨울 계절자유학교(백예순두 번째를 지났더이다)를 변함없이 열고 있지요.

어른들이 때때마다 홀로 혹은 여럿이 모여 여러 가지 수행모임도 가지고,

치유수업을 비롯한 밖으로 나가서 하는 수업과 강연, 강의도 또한 이어가고 있습니다.


상주하는 이들은 예전 같지 않게 몇 되지 않으나

초등 아이들이 자라 중고생 새끼일꾼(청소년 자원봉사), 품앗이(어른 자원봉사)로,

또 직장을 얻게 되면서는 논두렁(후원회원)으로 물꼬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기적이지요.

무슨 게릴라들처럼, 파르티잔처럼 모였다 각자 삶터로 돌아갑니다.


2017학년도(2017.3~2018.2)는 ‘물꼬 쉬어가는 해’(안식년)를 맞습니다.

달골에 만들어가고 있는 명상정원 ‘아침뜨樂’에 더 정성을 기울일 것이며,

쉰다 하나 가끔 반짝모임을 통해

아이들도 만나고 어른들도 또한 만나지 않겠는가 내다보지요.


적조하였으나 고마웠던 그대를 잊은 적 없습니다!

잘 있습니다.

주셨던 관심과 지지와 도움의 넓은 그늘에서 무사합니다.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서로 무탈한 것이 또한 서로를 돕는 일!

부디 마음 좋고 아름다운 날들이시옵기.

사랑합니다.


총총


자유학교 물꼬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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