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교 물꼬는 아이들의 학교이면서 동시에 어른들의 학교이기도 하지요.

아이든 어른이든, 같이든 따로든, 홀로든 무리지어서든

같이 놀고 일하고 수행하며 배우고 익히는 곳입니다.

올 봄학기 가운데 두 달은 집짓기 교육이 있답니다.

 

때: 2013년 4월 10일부터 6월 10일(60일)

곳: 자유학교 물꼬의 달골

속: 땅속에 돌집 흙집 짓는 구들 종합반

뉘: 집짓기의 1부터 100까지를 배우고픈 어른 다섯

길라잡이: 무운(無耘)구들연구소 http://cafe.daum.net/sowoozee3

                  소장 김명환 sowoozee@hanmail.net / 018.623.8848 / 033.673.8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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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좀 하자면,

 

1. 배경

좋은 일 열심히 하고 사는데 내 손으로 도울 일 뭐 없겠나,

내 힘 빠지기 전 옥선생 집 한 칸은 내 손으로 지어주리다,

오래전 감히 스승이라 일컫기도 어려운 무운 선생님께서 그리 약조하신 일 있으시더니

집 한 칸 없이 사는 제자의 꼴새를 안타까워하시기 몇 해,

그예 토굴 하나 파주시겠다셨지요.

작년에 천산원정을 한 달 다녀온 뒤 뵈러갔을 때의 일입니다.

드디어 때에 이르렀네요.

 

“ ... 건축주는 대안학교의 수장으로서 활동이 많은 편이라 잠자리만이라도 한가하고 넉넉한 환경에서 지기를 듬뿍 받는 봉토식 건물이 좋을 것 같고 글을 쓰는 시인이기에 더욱 나만의 숨은 공간이 필요하기에 어렵더라도 해드려야 하기에 많이 드는 건축비의 인건비는 교육비로 충당하고 자재비 중심으로 하는 작업이라 자리이타로 짓게 되는 것이다.

옛날부터 부덕(婦德)을 유한정정(幽閑靜貞)이라 했다. 이 집이 바로 그러한 덕성을 기르고 함축하는데 도움이 되는 집이다. 그윽하고 한가하고 고요하고 변하지 않는 유한정정과 맞는 집이다. 그러한 덕성을 기르고 도움이 되는 집에서 살면 노력을 적게 하여도 자연히 그러한 심성을 닮은 인재가 배출된다고 본다.”

(무운 김명환 선생님의 글 가운데서, 2012.5.1)

 

2. 택호

“...평범한 일반주택을 짓는 것이 아니라 땅속에 봉토식으로 해서

천장은 한옥으로 하고 외벽은 돌벽으로 난방은 구들을 장착해서 짓는데

이러한 집은 사찰에서 승려들의 용맹정진을 하게 하기 위해

몇 년간 빗장을 잠그고 그 속에서 수행정진을 위해 짓는 무문관(無門關)건축과 같은 것.

무문관 건축이라 해서 참고하기 위해 여러 곳을 방문해 보았지만

내가 짓는 땅속집의 무문관 형식하고는 많은 차이가 난다.

내가 게시판지기로 있는 설악산 백담사 무문관만 가 보아도

그냥 지상에 잘 지은 한옥형 일자집이다.

내가 말하려 하는 것은 건물구조가 아니라 그 속에 전기 시설이며 모든 구조가

무운관 본래취지에 맡게 수행하기 적합하냐는 것이다.

전기가 들어가니 헨드폰은 물론 노트북도 가지고 들어가게 될 것이고

난방도 온수 순환보일러이기에

어느 방은 너무 뜨거운데 그 곳에 거처하는 이는 더운 것을 싫어하고

어느 방은 추운데 그 곳에 거처하는 이는 따뜻함을 좋아한다면

공부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그러한 단점이 있지만 전기를 넣지 않을 수 없다.

하루에 한 번씩 넣어주는 밥 공양을 데워 먹으려면 전기가 필요하고

어두운 실내에서 활동하려면 밝음이 있어야 하기에 전기는 필수지만

한편으로는 좋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짓는 무문관 구조는 하늘 천창을 2곳 뚫어

한곳은 밥을 내려주고 또 한 곳은 화목을 내려주면 그만이다.

밥을 데워먹는 것은 아궁에 장착한 열교환기에서 더운물이 나오기에 그 곳에 데워먹고

난방은 자기 체질에 알맞게 군불을 지피면 된다.

방에 불 밝히기는 절에 남아도는 촛불로 하면 되지 싶다.

이러한 절집 무문관보다 더 무문관 같은 땅속에 짓는 봉토식 한옥을 짓게 되면

그 집 이름을 지어서 달아야 하는데

이름짓기는 그 곳 집 주인이 시인이고 글을 쓰는 분이라 내가 감히 흉내 내지 못하지만

몇 년 전 내가 ㅇㅇㅇ선원에서 무문관 2채를 짓고 나서 이름을 지어 보았는데

내가 지은 이름이 채택되지 못하였다.

그 때 이름이 삼선적공실(三禪積功室)이라 했다.

안정휴휴실(安定休休室), 여유심사실(餘裕深思室), 유가활선실(瑜伽活禪室),

이 3가지는 우리들이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육신적으로도 그렇고 정신적으로도 더욱 중요하다.

이는 불가의 오분향례에 들어가는 내용으로 계정혜 삼학이라기도 하고

내가 지운선생과 함께 종덕훈련원을 개설할 때

원훈으로는 "승승념위상승(勝勝念爲上勝)"이라 하고

생활지침으로서는 일상주의지요(日常注意之要)의 내용과 일치한다.

안정휴휴실은 선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泰山과 같은 默默한 沈着性을 회복하게 하는 집이어야 하고

여유심사실은 불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日光과 같이

赫赫한 明朗心을 깨치게 하는 집이 어야 하고

유가활선실은 유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雷聲과 같은 磊磊한 勇斷力을 가지게 되는 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지어 보았다.

‘안정휴휴실’은 지운선생께서 말씀하신 '인내'이며 내가 말한 묵묵한 '침착성'을 말한 것이고

‘여유심사실’은 '숙려'이며 햇빛과 같은 밝은 '명랑심'을 말하고

‘유가활선실’은 지운선생께서 적으신 '과감'이며 내가 말한 '용단력'과 상통한다.”

(무운 김명환 선생님의 글에서 옮김, 2012.12.22)

 


물꼬

2013.04.03 11:51:26
*.226.213.224

이번 봄학기의 집짓기교육은

물꼬 달골이 아닌 양양의 구들연구소에서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전적으로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제 허술함으로

건축허가가 제 때 나오지 못하게 되어 상황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2013. 4. 3. 물날

옥영경 엎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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