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 갈무리글 / 강휘령

조회 수 2651 추천 수 0 2020.02.25 08:16:10


165 겨울 안에 든 봄날 계절자유학교 평가글(갈무리)

 

품앗이 강휘령

 

[역에서 맞이] (할일영동역에 공간쓰임 허락/현수막 설치/글집이름표 나눠주기부모님들께 안내하기영동역 출발 및 상촌에서 옥샘께 위치를 알리기)

늘 설렌다익숙한 아이들은 그저 반갑고처음인 아이들이라면 처음인 부모님들도 만날 것이기 때문오는 모두에게 물꼬를 대표해서 다정하고 편안한 곳이라고 내가 먼저 온몸으로 알린다이번에도 익숙한 희중샘과 물꼬에 2일차인 한미샘과 나갔다.

익숙하게 보일 수 있는 안내자가 있는 건 전체를 위해 좋고처음 온 샘들은 나도 처음이야 그래도 잘 지내보자는 마음이 비춰질 것이기에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저번계자부터 그렇게 꾸렸다또 다르게도 구성될 것도 생각해보아야겠다

<혹시 나중에 맞이 갈 샘들에게 도움 되길 바라며 적어두겠습니다>


안녕하세요자유학교 물꼬 165 계절자유학교 품앗이로 아이들과 함께하게 될 강휘령입니다.

마음을 모아 절하고 안내해드릴게요좋은 오후입니다()

먼저 흔히들 말하는 이 시국에 귀한 아이들을 믿고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저는 공립학교에서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가르치는 9년차 특수교사입니다대학교 2학년 때부터 12년차이고논두렁으로 물꼬가 지속되도록 후원하기도 하고 지금처럼 계절자유학교에서 품앗이 선생으로 있기도 합니다옆에 함께하는 샘들도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대학교 2학년 때부터 와 물꼬 14년차 윤희중 샘교원대에서 오신 물꼬 2일차 김한미 샘입니다이렇게 15명의 샘들이 서른 명의 아이들과 함께합니다든든하시지요!

 

다음 물꼬 안에서 있는 동안에 움직임을 말씀드릴게요!

1. 핸드폰과 전가기기 사용하지 않습니다꼭 필요한 연락이 있을 때는 물꼬로 전화 또는 메일 주세요아이들 소식은 물꼬에서 요새를 확인 부탁드립니다.

2. 이번 계자는 청소년 샘들을 포함하여 15명의 샘들이 서른 명의 아이들과 24시간을 보내니,

3. 부모님들께서는 집에서 아이들 걱정은 놓으시고 오랜만에 자신만의 온전한 시간을 누려주세요.

4. 나오는 날 영동역에서 만나는 시간은 1시 30분입니다.

5. 나오는 날 3~4일 내로 옥샘께서 전화하실 예정(혹시 전화가 안 오면 물꼬로 연락 부탁)

6. 질문받기

7. 아이들 속에서 함께하겠습니다끝나는 날 여기서 뵙겠습니다

같이 절하고 마치겠습니다좋은 오후 되시기 바랍니다사랑합니다.()

 

[큰모임&두멧길] : (할일모두 얼굴보기형님나무 보기얘기 재밌게 해주기)

모두가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오자마자 짐은 어디에 놔야하는지여기서의 마음결은 어디에 두면 좋은지 안내하는 시간나는 이 시간에는 조금 늦더라고 꼭 함께하려고 한다잠깐이지만 큰형님 나무 보는 것도 좋다.(이야기를 꾸며낼 자신은 없어서 좀 다른 샘에게 미루고 산책을 주로 한다아마도 재밌어야한다는 강박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손풀기] (할일책상연필지우개 준비그릴 물건 아래 흰색 종이 준비치우기)

아이들의 빛나는 집중력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이 시간에 바빠도 3일 중에 한번은 꼭 들어간다하루로는 그림의 변화를 볼 수 없지만 그래도 그 시간이 우리가 진행하는 모든 일정 중에 제일 차분해서(). 명상이라고 생각한다아이들은 자신의 변화를 느껴보기도 하고그 작은 변화도 발견해주는 옥샘이 계시기도 하고그 때 자신만이 느끼는 작은 성취를 아이들이 맛보는 거겠지샘들은 조금 졸 수 있어 좋음.

 

[한데모임] (할일: 7시 반 선으로 시작/노래 크게 부르기/노래책 및 모둠방 정리)

아이들 말을 들어보는 시간가끔은 말하지 않는 아이들도 말하는 아이들을 보며 배운다고 생각이 든다어떻게 말하면 좋을지어떤 것을 말해야 모두가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등등 말하지 않아도 듣고 같이 생각해보는 일말하면서 정리되는 아이들에게 제일 좋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처음 학교(공립)에 왔을 때 모든 아이들의 말을 들을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시스템이 다른 곳이지만물꼬에 오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신의 말을 경청해주기에 좋아하는 것 같다학교에서 동아리 수업을 할 때 10명 내외의 말을 모두 들으면 40분이 짧을 때가 많다안 듣는 아이들도 있고한 번쯤은 책상을 치우고 동그랗게 앉아봐야겠다고 생각이 든다.

 

[대동놀이] (할일애들 제 시간에 고래방으로 보내기진행할 놀이 준비하기)

운동장보다 고래방이 익숙하다대동놀이 덕분인 것 같다대동놀이는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좋아한다내가 진행하는 건 어려워도 옆에서 보조를 잘하고즐겨주는걸 잘한다샘들이(이번엔 현택샘진행할 때 아이들이 집중하도록 돕고그러기 위해 나도 최대한 몰입해서 논다나는 사실 뭔가 진행하는 건 1:2 정도가 좋다특수교사를 계속하면서 느끼는 건 나는 참 소수와의 관계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는 걸 느낀다아예 못하는 건 아니고즐기는 걸 잘하니까 됐다.


[보글보글] (할일조리방법 숙지하기필요한 재료도구 및 양 적어서 내기)

보글보글은 샘들이 정할 때부터 신난다사실 잘하는 음식을 정해도 어떤 아이가 들어오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좌지우지되는 것이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부분도 좋다. 이번엔 자유로운 만두와 설거지를 했다재료를 척척 준비해줄 엄마 샘이 없어서 아쉬웠지만이 참에 준비해보는 역할도 해보았다생각보다 즐거운 일이었다.

자유로운 만두는 자유로운 모든 모양이 나왔다분위기도 만두모양도 바로 옆에 해찬 샘네랑 비교해도 그랬다튀겨진 모양보고 내내 웃었다그래서 좋았다. 아이들은 하다가 누워있기도 하고.

 

[설거지] 다른 청소들 보다도 설거지는 사실 거의 도전이다누군가에게도 힘들지만유독 힘들어하는 부분그래서 더 하려고 한다지금의 나보다 나중의 나를 위해 한다그런데 이번엔 설거지를 유독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놀랐다. 설거지가 놀이라니사실 일정이 바쁠 때 설거지를 아이들 시키면 시간이 더 밀린다그럴 때 다른 샘들이 이번에도 아이들 설거지 시킬거냐고 했을 때 고민했지만 하고 싶다면 5분이라도 할 수 있게 해줬다내게도 선물이었고시간을 더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도 처음 해봤다! 해본 적 없는 가마솥 방 밥상구역과 모둠방 청소를 말없이 해준 현진샘에게도 정말 정말 감사하다.

 

[가마솥방] 이번에 이틀정도는 다른 샘이 와서 밥을 해줄 수도 있었다그런데 오지 않는 것을 결정했다그런데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그리고 중간에 와서 설거지를 도왔던 모르는 고등학생들을 보면서 느꼈다오시겠다던 엄마 샘 도움을 받을 걸...(그럼 한 아이의 자유가 어려움이 있었으려나?) 옥샘 교무실 일도 더 하실 수 있었을거고전체일정에 도움이 되었을텐데 말이다불편함이 단점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진짜 그냥 불편한거니! 어쨌든 이번 계자에서는 전체 일정에서 옥샘이 해주신 밥을 먹을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그래서 곶감도 나오고 뚝딱 야참도 나오고 식빵도 구워보고 했던 그 편안함이 있었으니까 좋았다고 하겠다.

 

[열린교실] 생각해보고 갈 걸하고 늘 생각하는 열린교실큰모임 때 아이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겠다그래도 아이들이 주어진 것에서 또는 찾아내서 만들고 해내는 모습들이 참 좋다모든 시간을 끝내고 펼쳐 보이기 시간을 좋아한다보여주는 갈무리이자 정리인셈물꼬는 이게 참 좋다처음-과정-갈무리가 늘 있어서 정리하게 한다자꾸 와본 아이들은 자신의 것을 더 잘 설명하는 건 이 갈무리가 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산오름] 나는 산오름을 좋아한다물론 귀찮다아이들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전날엔 가방을 싸는 것부터 아침엔 김밥을 만들고 산을 다녀오는 것부터가 하나라고 생각한다잘 생각해두어야 밤에 일찍 잘 수 있는데 그 때 그때 생각나면 하는 편이라 늘 늦게 자게 된다생각은 움직이지 않는 행동이라 그래도 좀 해두면 되는데 손이 좀만 빨라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다 정해놔도 바뀌는 일이 있지만)

아침에 대배 대신 김밥을 썰고옷을 입히고 이번엔 방수바지를 안 입는다는 아이가 있어서 으름장도 놓았다양말을 챙겨주시 못한 것도 아차 싶었는데 그 속에 있으면 왜 잘못이라는 생각이 드는지 알 수가 없다. 뭔가 잘하지 못했다는 압박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잘 못이 아닌 책임이라는 걸 자꾸 자꾸 상기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음도 힘들고 체력이 떨어지면 화를 내기도 한다. 이번에 지쳤다고 말도 못하고 자꾸 감추고만 있었다제 마음 어찌할 줄 모르던 것은 늘 있었던 일인데도. 솔직하지 못했다. 미안하다.

산오름 중 오히려 몸을 쓰니 많이 나아졌다시선을 나 말고 아이들에게 옮기니 훨씬 좋았다그리고 평가 글을 정리하면서 그 때 그 경험에 왜 있었는지 알 것 같다.

내가 여유가 있어야 모든 아이들을 하나의 순간이라도 마음을 담아 함께해줄 수 있음을 알았다. (내 안의 사랑이 넘쳐흘러 당연하게 사랑으로 대하기)

 

[버스타고/먼지폴폴(할일인사말 정리/영동역 사무실에 공간 쓰임 허락구하기/현수막 설치/기차시간체크해서 제 때 보내기영동역 안으로 아이들 모으기/*인사 전에 물꼬장터부터 하기*영동역에서 인사하기)

아이들과 즐겁게 헤어지는 시간예전엔 아이들 보내는 시간이 마냥 아쉬웠는데 최선을 다해서 애들하고 지냈으니까 최선을 다해서 보내기도 한다또 만나기를 바라는 그 마음이 따뜻함이 좋다오고 또 오는 아이들도 그래서 더 잘 가는 것이겠지또 보자이번에 집에 가서 드나나나에 글을 남겨달란 말을 하지 못했다 다음엔 꼭 말하기!


물꼬장터 후 절하고 시작 안녕하세요. 165계절자유학교 겨울 안에 든 봄날에 아이들과 함께 5박 6일을 함께한 품앗이 강휘령입니다함께 한 새끼일꾼들과 품앗이 샘들도 같이 인사하겠습니다.(샘들 손 들어서 확인시킨 후 같이 애쓰셨다는 박수)

 

앞의 계자들도 그러했지만이번 백예순다섯번째 계절자유학교가 정말특별했는데요혹시 찾았던 보물을 말해보고 싶은 사람 있나요? (묻고 답하기)

 

네 이렇게나 많은 보물들을 찾을 수 있었던 귀하고 특별한 시간들이었습니다그 속에서 우리 새끼일꾼품앗이 샘들도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배우고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헤어짐이 아쉬워서 자유학교 노래를 부르고 마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자유학교 노래 부르고 마치겠습니다손말 착시작

(이 때 부모님들이 동영상 많이 찍음.)

 

우리가 이렇게 함께했던 추억들을 잘 품어두었다가 다음에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누가 마지막 인사를 해줄 사람이 있나요?(아이가 나와서 한다고 하면 애쓰셨습니다사랑합니다라고 하도록 알려주기)

 

165계자 마지막 인사()는 하준이가 함

 


옥샘,

부르고 나니 마음이 찡해요제가 늘 감사하고 사랑하는거 아시죠?

이제 서른 하나가 눈앞에 있어요앞으로 갈 길이 멀다면 먼데왜 이렇게 많이 먹었다 느끼는지 모르겠어요명상 끝에 지금에 있음에 감사해요.

 

옥샘그간의 계자와 함께한 시간들이 하나의 물꼬로 느껴져요.

처음의 진한여운은 아니지만(일처럼 느껴져서 잘하고 싶은 욕심이 들었나봐요)

물꼬가 제 삶의 1/3을 채웠어요물꼬를 제 보석으로 지니고 온 10년 덕분에 지금이 참 좋아요. 10년 전으로 돌아가도 새끼일꾼은 못된다지만그 21살에 물꼬에 처음 발디딘 제가 있잖아요그게 참 눈물 나게 기뻐요.

물꼬가 옥샘을 키웠다고 말씀하시듯저도 물꼬가 많이 키워줬어요감사해요.

 

계자는 이 평가글로 모든 것을 마무리 짓고 다음 발자국을 내딛을 어떻게 내딛을 것인가를 위한 과정 같아요예전 평가 글에 제가 일상에서 공부하고 연습해 왔던 것들을 펼쳐 보이기 위한 그 장이 계자 같다는 맥락의 말을 한 적이 있었지요이번에도 지금 저를 보기 위한 선물이었다는 걸 느껴요.

 

계절 자유학교라 쓰고 나 좋자고 하는 일로 읽으며 갈무리(평가글마칩니다!

 

사랑합니다사랑합니다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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