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 계자 갈무리글/ 김태희

조회 수 2614 추천 수 0 2020.02.25 08:23:56


<2019학년도 겨울, 165계절자유학교 -겨울 안에 든 봄날- 평가글>


-품앗이 김태희-

 

  이번 계자는 물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사흘 물꼬에 먼저 들어가 일을 손에 익혔습니다. 많은 일을 하진 않아서 일이 손에 익숙해지진 않았지만 오랜만에 온 물꼬라는 공간에 익숙해진 느낌이었습니다. 명상의 시간을 따로 가지진 않았지만 이번 계자를 위해서 먼저 제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물꼬에 미리 들어와 옥샘과 첫 술을 했는데 되게 감정이 복잡 미묘했습니다. 제가 성인이 되어서 옥샘과 술을 마실 수 있는 날이 온 것이 안 믿겼어요ㅎㅎ)

 

  샘들 미리모임 날, 휘령샘이 늦게 들어오셔서 전체적인 진행을 하다샘과 제가 했습니다. 물꼬에 들어온 샘들에게 물꼬 공간을 설명하는데 처음 해 본 일이여서 서툴렀지만 새로운 경험이어서 좋았고 저 스스로도 물꼬 공간을 다시 한 번 돌아보면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샘들에게 청소구역을 정해 공지를 해줬는데 청소구역을 혼자 생각하고 역할을 분담하면서 어느 공간을, 어떻게 청소해야하는 지가 머릿속에 떠오르는데 정말 신기하고 휘령샘의 빈자리를 잘 채우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청소가 빨리 끝나는 사람은 바로 일손이 부족한 곳에 붙어 청소를 해줘서 수월하게 청소를 끝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샘들 중 한미샘만 처음오신 분이어서 제가 많이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청소하는 모습 보고 다른 샘들과 친근하게 말을 하고 정말 밝으셔서 마음이 한시름 내려앉았습니다. 역시 현택샘 친구! 청소를 하면서 샘들의 움직임을 완전히 파악하진 못했지만 샘들이 빠르게 움직여주셔서 이번 계자도 잘하면 저번 계자만큼 성공적이겠구나!’ , ‘분위기 하나만큼은 최고겠지만 저 포함 샘들끼리 대부분 다 친해서 자칫하다간 일이 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자가 시작되는 날, 휘령샘, 희중샘, 한미샘이 영동역으로 아이들 맞이를 나가시고 안에서는 저와 하다샘을 중심으로 청소를 진행했습니다. 복도 청소를 하다가 놓친 부분이 보였습니다. 바로 신발장 신문지 교체였습니다. 샘들 미리모임 날 계자 준비로 할 일이 많다보니까 모두가 놓쳤습니다. 그래서 복도 청소하던 휘향샘과 도은샘이 하던 청소를 멈추고 바로 신문지를 새로 깔았습니다. 이번 계자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저인데 아직도 이렇게 놓치는 것이 있고 실수하는 모습을 보고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놓치지 않게 돌아보고 기억하고 노력하자.’라는 생각과 다짐을 했습니다.

 

  이번 계자는 유독 얼굴이 익숙한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2모둠(김도윤, 장하영, 최원율, 이하준, 남소현, 최우석, 한미샘, 건호샘)이었고 우선 최대한 저희 모둠 아이들에 대해서 알고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아이들 중 저희 모둠 아이들 대부분이 모르는 아이들이여서 신기했고 한편으로는 힘들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아이들에겐 또 새롭게 다가가면 되니까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같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귀여움으로 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말도 참 예쁘게 했던 작은 도윤이, 낯을 많이 가려 하루재기 시간마다 말 수는 적었지만 호기심이 많고 뒤에서는 샘들을 도왔던 하영이, 말은 잘 안 들었지만 시키는 일은 똑부러지게 잘 했던 원율이, 말을 다소 거칠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천사같은 면이 있고 분위기메이커를 했던 하준이, 맏언니의 역할을 잘 해주고 유독 샘들을 많이 도왔던 소현이, 자유로운 영혼이었지만 부르면 바로 달려왔던 우석이까지 예쁜 아이들과 한 모둠이어서, 함께여서 참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계자에서 개인적으로 하준이로 인해 조금 심적으로 힘들었습니다. 하준이가 하면 안 될 행동을 하고 있을 때 하지 말라고 말하면 듣는 시늉도 안하고 쌩 가버리는 하준이의 모습을 보고 혼자 예민하게 받아들인 건진 모르겠지만 상처를 조금 받았달까요.. 수차례 이런 일이 있고 개인적으로 불러서 말을 해봐도 잘 바뀌지 않는 하준이의 모습을 보고 조금 지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일을 통해서 아이들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 내가 그 아이였을 때, 과연 내가 말한 방식이 옳았는지, 내가 하준이에게 말한 대로 말했을 때, 내가 하준이였다면 어떤 태도를 보였을지 등 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아이들을 통해서 배워가는 것이 많아서 참 좋습니다. 또한, 이번 계자 아이들은 열정이 참 많은 아이들인 것 같았습니다. 지쳐도 운동장에서 열심히 뛰노는 아이들이며, 마늘 까기와 호두까기가 재밌어서 하지 말라고 해도 끝까지 하는 아이들이며, 열린교실 때 완성 못한 작품을 끝까지 포기 안하고 만드는 아이들이며 참 다양하게 열정 많은 아이들이었습니다. 이 아이들 덕분에 제가 더 마음을 다 잡고 부지런히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저번 계자 때, 지율이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어서인지 지율이에게 눈이 많이 갔습니다. 그래서 지율이를 유독 많이 챙겼는데 이렇게 눈이 많이 가는 아이들을 더 챙기다보니 말도 몇 마디 못해본 아이들이 생겼습니다. 큰 도윤이, 종호, 민혁이,수현이와 같이 있는 시간이 적었는데 조금만 더 노력해서 모든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계자가 거의 끝나갈 무렵 들더라고요. 스스로 반성했습니다. 솔직히 아이들과 함께 놀고 활동하는 것보다 일하기를 더 좋아하는 저입니다. 더 편하니까요. 근데 이제는 마음가짐을 조금 바꿔보려고 합니다. 아이들과도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 입장에서는 어떤 생각을 할 지 등을 직접 느끼고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계자에서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일하는 것보다 아이들과 같이 있는 것이 더 힘들어서 저 스스로 아이들을 피한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소중한 아이들과 함께 해서 참 즐거웠고 배운 것도 많았습니다. 열린교실, 보글보글, 들불, 한데모임, 대동놀이 등 물꼬 대표 활동을 하면서 저 또한 동심으로 돌아가 즐겁게 활동할 수 있었고 익숙했던 것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약간의 아쉬움이 남아요. 저와 휘령샘도 놓친 부분이 많았고, 전체적인 일정 시간을 알리는 데에도 소문(?)이 잘 나지 않아 소통의 문제도 있었고 체력적으로 딸리는 부분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잘못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모범을 보여야 남들도 그 모습을 보고 따라서 한다고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또 저의 부족한 모습을 찾았네요. 그래도 모든 샘들이 최대한 많은 도움이 되려고 움직여주시고 도와주셔서 아무 탈 없이 계자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165계자를 통해 마음을 정화하고 간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해요. 몸은 힘들었는데 말도 안 되지만 마음은 정말 편했습니다. , 그리고 이번 계자는 휘향샘께 정말 고마움을 많이 느낀 것 같습니다. 묵묵히 뒤에서 열심히 해주시고 제가 놓치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잡아주셔서 항상 힘이 되었어요. 휘향샘의 고마움을 왜 이제야 제대로 느꼈는지 모르겠네요. 모두에게 참 고맙습니다. 부족해서 더 느끼는 바가 많았고 부족했다고 해서 많이 부족한 것도 아닌 정말 눈곱만큼 부족했던, 서로에게 많이 의지하고 힘이 될 수 있었던, 품앗이 김태희에겐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던, 전체적으로 익숙했던 것에 대해 감사함과 고마움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계자였습니다. 옥샘, 참 감사하고 가장 감사합니다!

  애쓰셨습니다, 사랑합니다. 힘이 되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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