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 계자 갈무리글 / 황현택

조회 수 2506 추천 수 0 2020.02.25 08:25:50


200115~200117  165계절 자유학교 품앗이 황현택 갈무리글

 

 

건강상의 문제로 다른 선생님들보다 짧게 참여할 수밖에 없었던 계자입니다. 2년 만에 찾게 된 물꼬라 더더욱 아쉬움이 남습니다.

 

전체적으로 수월하게 잘 돌아갔던 계자라고 생각합니다휘령선생님과 태희선생님이 앞장서서 진두지휘해주신 덕분에 

적재적소에 선생님들이 배치될 수 있었고결과적으로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모두 만족하는 계자가 만들어진 것 같아 기쁩니다.

 

오랜만에 온 계자라 까먹은 것들이 많아 빠른 시간 안에 적응하고자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신경 써서 보니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선생님들이 이런 것도 했었지 맞다!.’ 하고 무릎을 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하려면 상당한 많은 노동력이 들어감을 다시금 알게 됐습니다

과연 제도학교의 1교실 1교사 제도로 물꼬에서처럼 아이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감도 들었습니다.

 

물날 보글보글 때 도착하여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처음 본 선생님임에도 바로 제게 말을 걸며 자신이 빚을 만두를 설명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늦게 들어오게 되어 아이들과 친해지는 걸 반쯤 포기하고 왔는데 의지가 생겨 더더욱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성인에게도 힘든 산행어린아이들에게는 더더욱 힘에 부칠 수밖에 없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조금만 더 힘내보자고 하면 투덜투덜하면서도 절대로 멈추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감동했고또 반성했습니다

최근 집에만 머물면서 개인적으로 자신감이 꽤나 떨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해도 하루 만에 포기하고 미루기 일쑤였고일을 끝까지 마무리 짓는 일은 더더욱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개인적으로 소화해내기 벅찬 일이 눈앞에 놓여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물꼬를 마치고 무언가를 해낼 원동력을 얻고 가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비교적 고학년인 소현이승연이와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물꼬를 떠나고 나서 일정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밀린 학원 숙제다음 주에 있을 영어 학원 레벨 테스트 등등아이들이 온전히 물꼬에 녹아들길 원했던 저로서는 왠지 모를 아쉬움과 서운함이 생겨났지만어쩌겠습니까

선생님들조차 집으로 돌아갈 기차표서울에 도착한 뒤 먹을 저녁 메뉴 등을 상의하고 있었는걸요 하하

한바탕 성적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예전 생각이 났습니다

제 고등학교는 비교적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수월하다 일컬어지는 소위 명문 외고입니다.

 

몇 년 전 있었던 일입니다모교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제가 학교에 다니던 때에 비해 서울대 입시 실적이 많이 안 좋아졌다고 하셨습니다

입시 결과표를 보여주셨는데 정말로 서울대 진학 학생 수가 반 토막 난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학교에는 비상이 났다고 합니다담당 선생님들은 매일 모여서 입시 실적에 대해 회의하고학부모들에게는 언론에 보도된 입시 실적이 사실이냐고 확인 전화가 온다고 합니다

평소 학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리고 후배가 페이스북에 '17년도 수시 서울대 합격 상위 100개 고교게시물을 공유해놓고 'xx외고 쪽팔려'라는 글을 함께 써놓은 걸 봤습니다.

친구들도 댓글로 그에 동조하고 있었습니다.

 

제 모교 학생들에게 고등학교는 단순히 대학으로 가는 길목으로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은 1학년 때부터 내신과 모의고사를 강조하고 학생들은 열심히 스펙을 쌓습니다

심지어 '명문대로 가는 길'이라는 자막이 학교 홍보 영상에 노골적으로 등장합니다

단순히 대학 입시 실적으로 학교와 학생이 평가받고 창피함의 대상이 되는 것 같아 씁쓸함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소현이와 승연이의 대화를 듣고 앞으로 교단에 섰을 때 어떤 태도로 아이들을 대해야 할까 고민이 생겼습니다

제가 훗날 교사가 되어 교단에 서면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제게 대학 입시에 필요한 수업과 평가를 원할 것입니다

물꼬를 비롯한 다양한 대안 교육을 겪으며 입시를 위한 공부만이 전부가 되는 교육을 하지 않고자 다짐했는데

막상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그런 교육을 원한다면 어떻게 하나 하는 고민이 생겼습니다.

옥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을 부른다는 옥샘의 말씀이 생각나는 하루입니다

찬찬히 둘러보니 제 주위에는 좋은 사람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좋은 사람이라서 일까요하하하하하 

아이들을 위해서도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추운 겨울감기 조심하시고 2월에 뵙겠습니다 !

 

애쓰셨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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