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전화로 미처 여쭤보지 못한 것들 글로 남기면 답변 주신다 하신 말씀 생각나서 많이 바쁘실 걸 알면서도 걱정되는 마음이 앞서 글 올립니다.

 

일단 저희 부부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안전'입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데다 양가 조부모님들도 다 도시에 거주하고 계신지라 물꼬의 모든 것이 그동안 전혀 접해보지 않은 환경일테니 호기심 많고 활달한 성격이라 더욱 걱정이 많습니다. 위험한 일을 할 경우에는 따끔하게 제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친구를 워낙 좋아하는 성격이라 분위기에 휩쓸려 자제심을 잃을까 우려가 됩니다.

 

그리고 계자 참가 아이들 나이와 남녀 비율, 계자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되는지도 궁금하네요. 아이가 내성적이거나 친구를 잘 못사귀거나 하는 성격은 전혀 아니지만 아무래도 기존에 참가해왔던 아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면 좀 위축되지 않을까 싶은 노파심이 있습니다. **가 나이가 많은 편인지 적은 편인지, 또래 친구도 있는지, **처럼 멀리서 오는 아이들도 있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류옥하다군의 계자 후기 글을 죽 읽어나가다 보니 소위 시설에서 온 아이들이 선생님 앞에서는 착하게 행동하다가 어른들 눈을 벗어나면 욕을 하거나 폭력을 쓰는 경우도 있었다 해서 괜한 걱정도 듭니다. ** 학교에서도 선생님 앞에서와 아이들 사이에서 언행이 돌변하는 친구가 있어 **가 많이 힘들어한 경험이 있어서요.

 

마지막으로 계자에 자원봉사해주시는 여러 선생님들은 어떤 분들인지(쓰고 보니 질문이 참 막연하긴 합니다)도 궁금합니다. 사실 아이를 처음 보내면서 걱정이 되어 제가 자원봉사 선생님으로 신청할 생각도 했었습니다(아이와 함께 참가하는게 가능한지 모르겠지만요). 그러다 시어른 병환으로 인해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보니 그럴 기회를 놓쳐 버려 아쉽네요. 아무 댓가없이 더운 여름날 짧지 않은 시간을 온전히 아이들과 보내기로 결정한 분들이니 귀하고 따뜻한 분들이시겠지만 옥선생님과 오랜 인연을 이은 분들이 아닌 분들도 오시는 듯 해서 행여나 걱정되는 마음을 온전히 접을 수가 없네요.

 

 

답변)

 

짧은 몇 자.

 

1. 안전

언제나 학교 안에 교사들이 함께 있고,

교문을 한발짝만 벗어나도 아이들이 가는 곳에는 교사가 동행합니다.

여느 계자라면 아이 마흔넷에 어른 스물 안팎,

이번 여름 첫 일정은 이변이지요, 아이 스물에 어른 열일곱.

뭐, 그래도 사람의 일이란 게 공백의 여지가 있기 마련.

주신 말씀으로 더욱 주의하리라 다짐합니다.

 

2. 구성원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네요.

그 안에서 물꼬는 최선의 움직임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고를 뽑아내는 힘, 그것이 물꼬가 가진 세월의 저력이라 믿습니다.

 

3. 교사들

'아무 댓가없이 더운 여름날 짧지 않은 시간을 온전히 아이들과 보내기로 결정한 분들이니 하고 따뜻한 분들이시겠지만...'

예,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적어도 이곳에서 그리 움직이겠다는 이들이라면 그것만으로 신뢰를 보내기에 어렵지 않으,

그렇다고 모두 정제된 교사는 아니지만

교사로 아이도 서로 배우는 훌륭한 장입니다.

제 강의를 듣던 대학 1년생이 어느새 초등 특수교사 16년차에 이른 이에서부터

처음 보는 선생까지 여러 인연들이지요.

제가 모두 보증을 설 수 없지만,

아이들이 이곳에서 순화되듯(사람들은 흔히 왜 물꼬에선 애들이 말을 잘 듣는지 궁금하다고 지요, 아주 낮은 목소리에도)

어른 또한 그렇더라 말씀드리면 좀 안심하실까요?

 

4. 그리고,

말은 번지르르한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가 말로 안심시켜드리는 것이 정말 안심일까요?

찬찬히 살펴보시고 마음이 여전히 어려우시다면 다음으로 기회를 미루셔도 좋겠습니다.

다쳐도 꼭 이렇게 걱정이 많은 경우의 아이가 다친 몇 해 전의 경험도 있어

어머님의 걱정을 이해하면서도 괜히 염려스런 마음도 든답니다.

그런데 아시는지요, 늘 걱정은 우리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

음, 훗날 다른 캠프들을 좀 보내신 이후 물꼬랑 인연을 맺어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경황 없는 중에 아이를 멀리 보내야해서 마음 더 어수선하시겠다 싶습니다.

어느 쪽으로든 사정대로 하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