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아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는데
걱정반, 기대반, 캠프가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과 잘 지내고
주섬주섬 제 눈높이로 또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아이~ 이러지 말자... 아들은 아빠 몇밤 자고 오는
거야. 안가면 안될까? 아니야 가면 재미있을거야. 우리 마음을 알아
차린걸까? 내심 뜨끔하는 마음을 들킨것처럼 마음 한켠이 아렸습니다.
학교가 아니고 캠프라고 말을 해야 했을까?......
정상적인 학교 생활이 참 힘들고 어렵던 아이. 늘 짝꿍없이 선생님 앞에서
앉아있으면서도 학교는 꼭 가려고 하던 우리 아이... 이번에는 좀 많은 걸
알고 느끼고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좋은 느낌으로 아이가 받아 들이면 정말 늦기전에 물꼬의 식구가
되어볼까하는 마음인데.......
서울역에 도착해서 공지된 장소를 두리번 거려도 아무도 보이지 않아
시계를 보니 7시10분 대합실 의자 한켠에 앉아서 또 졸음이 채 가시지 않은
아이에게 이런 저런 당부를 하고 , 세번째 약속 장소에 나가보니 몇몇 분이
또 몇몇 아이들이 있어 조심스럽게 다가서 신상범 간사님께 여기 자유학교
물꼬 계절학교 맞나요? 라고 여쭈었는데 맞다고 하시더군요
아이를 데리고 나와 명찰을 받고 다른 아이들이 올때까지 한참을 기다려
약속시간이 되자 다들 모이고 신상범 간사님께서 부모님들께 몇가지 당부
말씀을 하셨는데 너무 너무 믿음이 가고 아이에게 맞는 눈높이를 가지신
분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박수치고 우리 이제 갑니다. 하시며
아이들을 인솔하시는 선생님 뒤를 먼 발치서 바라보다 살며시 개찰구까지
가보았는데 아들녀석 자꾸 두리번거리며 저희를 찾고 있더군요.
가만히 있으려다 손한번 흔들어 주었는데 금방 찾고 자기도 손을 흔들고
개찰구로 들어가더라구요.....
무거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오니 물꼬 소식지가 도착해 있어 찬찬히 읽다가
마음 한켠이 허전해 몇자 적었습니다. 지금쯤 정말 자유를 느끼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신상범 선생님 말씀처럼 무소식이 희소식이니
토요일까지 아무 연락이 없기를 기도하면서 이만 두서없는 넋두리를
접습니다. 물꼬 선생님들 무더운 날씨에 건강에 유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