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 초등수학 워크샵을 준비하며


1. 왜 워크샵을 하려고 하는가?
-- 수학으로 신나게 놀아보자

대안교육에서 수학은 말과 글, 표현교육과 더불어 기본 교육 내용입니다. 거의 모든 학교에서 적어도 일 주일에 두 번, 한 시간 이상씩 수학을 가르치고 배우고 있습니다. 수학이 아이들의 삶에서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현실의 수학교육을 냉정하게 짚어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왜 꼭 수학공부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원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교육 목표, 내용, 방법 모두 막막한 것이지요. 이런 막막함은 교사의 준비 정도나 교육 환경, 교육관하고는 관계 없이 수학이 가지고 있는 추상성과 단계적 원리, 논리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수학교육을 지식 교육의 대표선수쯤으로 여기게 만들지요. 삶으로 끌어안지 못하는 지식교육은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뜨거운 감자’입니다.
수학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아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고, 그 영양분이 얼마나 삶을 폭넓고 깊게 가꾸어 주는지 나누어야 할 때입니다. 대안교육이 공교육의 부정을 넘어선 참된 교육이라면 수학도 마땅히 그 책임을 다해야겠지요. 이미 대안학교가 여럿이고 또 준비하는 학교가 많은 지금, 더 이상 그 과제를 늦출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저마다 학교에서는 암기식, 문제풀이식 수학 수업을 넘어서기 위해 피땀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놀이수학, 활동수학, 생활수학 들로 밤을 새며 준비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 힘이 모여야 하고 나누어야 합니다. 한두 번의 워크샵이나 세미나로 해결될 일이 아니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작은 물꼬라도 열어놓으면 큰 물줄기를 이루겠지요.
얼마 전 초등 대안학교 대표교사 모임에서 워크샵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선생님들이 말씀하신 내용은 절실하고 분명한 것이었습니다. 그 말씀들이 왜 워크샵을 하는지, 어떤 내용에 무게를 두어야 하는지 밝혀 주었습니다. 그것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어떻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앞서 교사 스스로가 수학을 즐겁게 만나야 한다.” 수업 모델이나 방법, 자료도 중요하지만 교사들이 수학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교사들이 수학을 신나게 즐길 수 있고 깨달을 수 있는 워크샵이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둘째, “수학이 삶을 가꾸는 중요한 도구라는 것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수학과 자연과학이 어떻게 삶을 가꾸어 주는지, 그 뿌리와 바탕이 무엇인지를 교사들이 느껴야 한다는 것이지요. 대안학교 교사들이 생태나 말과 글, 표현교육에서는 교사 스스로나 아이들의 삶을 나누어 갈 수 있지만, 수학에서는 모호한데 이것이 좀 정리되는 워크샵이 되기를 바랬습니다.

초등 대안학교 교사와 초등수학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여 즐겁고 신나게 수학을 만나며, 수학교육이 어떠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앞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이번 워크샵을 준비하는 이유입니다.


2. 워크샵 주요 내용

-- 일시 : (가안) 8월 20일~21일 ==>각 학교 방학중 행사를 따져서 최종 결정할 것임
-- 장소 : 숙박과 놀이가 가능한 수도권
-- 주요 프로그램 :
* 수학 마당놀이 한마당
* 각 초등 대안학교 수학교육 사례나 현황 발표
* 초등 수학교육 목표, 내용, 방법 탐구와 나누기
-- 주최 : 민들레, 대안과 실천
-- 주관 : 대안과 실천 수학 소모임 <수학으로 세상 읽기>
-- 참여 대상 : 초등 대안학교 교사, 교사를 준비하는 이, 공교육 교사, 초등수학에 관심 있는 학교 밖 선생, 학부모.

1) 수학으로 신나게 놀아보자! <수학 마당놀이 한마당>
교사들이 먼저 수학으로 놀 줄 알아야 합니다. 수학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골치 아픈 학문이 아니라 재미난 놀이고 자연과 세상을 보는 창이며 삶을 가꾸는 도구임을 느껴야 합니다.
수학 마당놀이 한마당은 워크샵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이 몸으로 놀면서 수학을 느끼고 서로를 나누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2) 각 초등대안학교 수학교육 사례나 현황 발표 (참여하는 학교 모두 발표)
초등 대안학교 교육현장에서 수학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무엇을 중심에 두고 있는가? 아이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어려움은 무엇인가? 들을 발표하고 나누는 자리입니다. 다른 학교에서 어떻게 하는지 듣는 것만으로도 좋은 배움이 될 것입니다.
수학교육에 대한 큰 틀을 가지고 있는 학교라면 그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입니다.

3)수학 교육의 목표, 내용, 방법 탐구와 나누기
* 수학이 어떻게 삶을 가꾸는가?
* 놀이, 활동, 생활 수학교육 방향성은 어떠해야 하는가?
* 셈이나 수학의 추상 부분은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
* 7차교육과정(12년 과정) 검토와 중등 수학과 이어지는 문제는 어떠한가?
이런 주제로 두 번 정도의 강연이나 발제를 하고 분임토의를 거쳐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방식은 여러 가지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워크샵 이후

워크샵도 중요하지만 워크샵 다음 관계는 더 중요합니다. 수학교육 현장에서 부딪히는 여러 문제들을 나누고 도울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인터넷이나 직접 만나서, 워크샵에 참여하신 분들이 주체가 되는 수학교과 모임을 만들어야지요.
현장에서 직접 아이들과 만나는 교사들이 중심축이 되고 수학 연구자나 관련자들이 또 하나의 축이 되어 수업 내용과 수업 모델을 만들어가고 여러 사례들을 발굴하여 수학교육을 풍부히 해야 합니다. 초등 대안학교에서 수학담당 교사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학년 담임교사가 이끌고 있습니다. 학년 담임교사들은 바쁜 일과 생활로 수학교육 자체를 충실히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가기가 어렵습니다. 또 연구하고 발전시킬 때도 같이 고민하고 살찌워줄 벗이 있어야 더 힘이 나는 법이지요. 그런 모임이 이루어져 대안학교 전체 교사가 수학에 대한 안목을 넓혀가야 하겠지요.
공교육의 중학교 수학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활동하고 있는 ‘수학사랑’이나, 영역은 다르지만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같은 모임이 하나의 본보기가 되겠지요.
워크샵에서 이 부분을 깊이 이야기하고 계획을 세워야겠습니다.

대안교육이 공교육을 넘어선 참된 교육이 되기 위해선 각 교과목이 삶을 가꾸어야 합니다. 말과 글, 표현교육 따위는 많은 자료와 사례들이 있고 교사들이 쌓은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학, 과학은 이제 시작이라고 봐야 하겠지요. 수학교육 방법과 내용에 대한 좋은 자료들이 많이 있음에도 이를 나눌 기회가 적었던 것이지요.
그 동안 저마다 공부해오고 현장에서 썼던 사례들을 나누고, 좋은 자료들을 연구하고, 대안 수학교육의 방법을 찾아내는 일을 워크샵에서 시작하려 합니다.


대안학교 교사라면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수학!
교사가 수학의 즐거움을 느끼고 즐긴다면 아이들도 그 기운을 받겠지요.
그 즐거움을 찾아가는 일은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혼자 해서도 안 될 일이지요.
모두가 주인으로 수학교육의 새 지평을 열어갑시다.


2004년 7월.

대안과 실천 수학 소모임 < 수학으로 세상 읽기 > 드림

*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준비모임 : 박민수 (별명 : 후후) * 성남 디딤돌 과학수업 담당 : 최영주 (사랑초)
* 원주 대안학교 준비모임(원주 생명교육연구소) : 최예선 (토글), 장김현주(마고할미)
* 학부모 대상 수학교육법 강의(목동 CBS) : 염주완 * 대안학교 중등수학교사 준비 : 김수자(자유로운영혼)
* 서울 초등학교 교사 : 한정민(네잎클로버) * 삼각산 재미난학교 1학년 담당 : 최대염(참나무)
* 고양자유학교 1학년 수학 담당 : 배정황(씨앗) * 성미산 학교 : 성민정(생쥐)
* 살아 있는 수학 공부방 : 왕규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