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청춘들에게 바친다-박상필

조회 수 4293 추천 수 0 2008.09.28 18:04:00
< 지구에 두 발을 딛고 서서 우주를 바라보는 젊은 청춘들에게 바친다 >



청춘들이여! 눈앞의 작은 것에 연연하지 않고, 작은 불이익과 불편에 분노하지 않고, 신새벽의 공기를 가르는 선각자의 마음으로, 대의를 위하여 당당하게 싸워나가는 혁명가이어라!


대 우주를 채워도 그 우주가 넓지 않을 만큼 용기 있는 생명력이라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무엇이 있고, 바꾸지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용기야말로 청년의 가능성을 여는 열쇠요, 일체의 잠재력을 살리는 원동력이다. 신세기의 어둠을 밝히기 위하여 바로 그대가 불꽃으로 타올라 모두의 등대가 되는 것이다. 그대가 나서서 선(善)의 청류(淸流)를 만드는 것이다. NGO에 대한 학습과 참여는 대의를 향하는 그대의 힘찬 인생에 작은 지침을 줄 것이다.


어 렵게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사무관이 된 전도유망한 공무원이 어느날 사표를 냈다. 이유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신의 위치가 정작 자신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하고, 낮에 밀폐된 공간에서 사무를 보고, 저녁이 되면 퇴근을 하고, 다시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면 또 출근하고..... 그 쳇바퀴 같은 인생에서 그는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불교에 입문하여 절로 가버렸다. 주위사람들이 말렸지만, 그는 자신의 삶을 절에서 찾고자 했다.


장 애인이 필사의 노력 끝에 한국 최고의 대학에 합격하였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작은 핸디캡과 사회의 편견을 이기기 위하여 그는 남들보다 몇배나 노력하였다. 마침내 그는 목표를 성취하였다. 그런데 대학에 와보니 강의실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힘겹게 대학을 마쳤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그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았다. 교만한 인간들이 만들어낸 사회구조에 분노하면서 그는 자살하고 말았다. 그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목숨까지 버려야 했을까.


야 간에 의사가 응급실에서 환자를 받았다. 그러나 환자는 돈이 없었다. 병원당국은 돈 없는 사람에 대한 치료를 거부하였다. 환자는 결국 죽고 말았다. 의사는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했지만, 환자 가족은 의사를 원망하였다. 사람들은 의사의 의술을 믿고 병원을 찾는다. 그러나 의사에게 더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이다. 환자가 치료비가 있느냐 없느냐는 의사로서의 사명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의사의 사명은 환자의 목숨을 살리는 것이고,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돈이 없는 위급한 환자에게 어떠한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강 릉의 어느 장애인 소녀가 십년이상이나 어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가해자는 계속 발뺌을 했고, 경찰과 검찰은 가해자를 구속하지 않았다. 이 사실에 분노한 사람은 대통령도, 도지사도, 시장도 아니다. 그 지역의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의원도 아니다. 바로 여성단체와 장애인단체들이다. 피켓을 든 여성과 장애인들이 비를 맞으면서 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왜 그들이 비오는 날 쉬지 않고, 거리에서 목소리를 높여야만 하는가.


군 산의 미군기지가 수십년동안 오폐수를 방출하였다. 강이 오염되고 바다가 오염되었다. 정부는 조치를 취할 생각을 않고 있고, 미군은 문을 닫아 건 채 대답이 없다. 그 앞에서 분노한 사람들은 그 지역에 사는 시민단체의 회원들이다. 그 시민들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단단한 철조망뿐만 아니라, 제복을 입은 전경들도 있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인간생명의 젖줄을 대고 있는 땅과 강과 바다를 깨끗이 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잘못인가.


혼 자 사는 할머니가 동사무소로부터 쌀을 한 포대 받았다. 생활보호 대상자이기 때문에 일년에 몇 번 나오는 정부보조의 일환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무거운 쌀포대를 집으로 옮길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택시는 실어주지 않고, 트럭을 부르자니 돈이 너무 비싸다. 할머니는 동사무소에 가서 쌀포대를 작은 봉지 여러개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해보지만, 직원이 응할 리가 없다. 할머니의 쌀 포대를 집까지 옮겨준 사람은 그 지역 봉사단체의 자원봉사자였다.


청 춘들이여! 자신을 권력과 돈만을 구하기 위하여 허우적대는 그런 불쌍한 인간으로 한정하지 말자. 청춘이 오래 갈 것 같지만, 그렇게 길게 가지 않는다. 그렇게 살다가 그 청춘이 끝났을 때, 생이 끝나 죽음을 맞이해야 할 때, 그 때 인생이 얼마나 슬프고 자신이 얼마나 초라하겠는가. 때로는 부자가 되어 자식들에게 많은 재산을 남겨주고, 때로는 높은 권세를 누렸다고 스스로 자위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들은 막상 자신이 죽고 나면 겨울바람에 나부끼는 낙엽과 같이 부질없는 것들이다.


타 인의 도움이 없으면 지금 당장 죽는 사람이 있다. 배우지 못한 죄로 속아 울분을 터트리는 사람이 있다. 강자의 힘에 눌려 속박을 당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그대의 도움이 필요하다. 냉철한 머리보다 뜨거운 가슴을 가진 청년의 행동을 요구한다. 더불어 사는 건강한 사회를 위하여 그대의 작은 노력을 기울여 보지 않겠는가.


- 박상필의 서문 가운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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