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글은 생협전국연합회 사이트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지난 3월 전분당협회에서 GM옥수수를 수입하겠다고 결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 GMO에 대한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 의하여 GM옥수수에 대한 잘못된 보도가 나오면서 많은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마치 식용이나 가공용 GM옥수수는 처음으로 수입되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상은 이런 보도와는 다르다. 식용이나 가공용 GM옥수수는 지난 2002년까지 많은 양이 수입되었다. 그러나 2000년의 스타링크사건, 2002년 아프리카에서 미국이 원조하려고 했던 GM옥수수를 거부하는 등의 다양한 사건들이 드러나면서 2003년 이후 옥수수의 주수입국을 미국에서 브라질로 바꾸었다. 브라질은 콩은 GMO를 재배하지만 옥수수는 원산지임을 이유로 GMO를 재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식용이나 가공용 옥수수는 되도록 GMO가 아닌 것을 사용해 왔다. 물론 이것도 식용유처럼 표시대상이 아닌 것은 여전히 GMO를 수입해 왔다.
그러니 우리가 알아야할 진실은 바로 이것이다. 우선 GM옥수수는 그동안도 꾸준히 수입되어 왔지만 표시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가 몰랐던 것뿐이라는 사실이다. 또한 의지가 있다면 GM옥수수를 재배하지 않는 나라에서 옥수수를 수입할 수 있는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점이다.

그럼 GM콩도 있고 면화도 있고 유채도 있는데 왜 이렇게 옥수수만이 계속 문제가 될까? 그것은 옥수수를 어떻게 유전자조작 하였는지의 방법과 어디에 주로 쓰는지의 용도에 있다.
우선 옥수수는 대부분 살충성이다. 이것을 아주 그럴 듯하게 해충저항성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건 옳은 표현이 아니다. 해충저항성이라면 해충이 달려들어도 끄떡없다는 뜻인데 GM옥수수는 그게 아니라 옥수수에 살충제성분을 가진 유전자를 집어넣어 옥수수 자체가 살충제의 역할을 한다. 그러니 GM옥수수를 먹으면 그 속에 삽입된 살충제성분까지 함께 먹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발자들은 이 유전자는 소화과정에서 없어지니 걱정 말라고 하지만 해당유전자가 없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미 그 유전자에 의해 옥수수 자체가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의 여부는 알 길이 없다. 또한 유전자가 장 내에 남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제초제저항성(이건 가장 독한 제초제를 뿌려도 작물이 죽지 않도록 유전자조작 한 것이다)보다 살충성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실제 살충성 옥수수에 대한 동물실험에서 간이나 신장의 기능이나 혈액성분에 이상이 있었다는 개발사의 보고서들도 존재한다. 문제는 이 이상현상을 생물학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만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 안전성을 주장하는 이유이다.
생물학적으로 이상이 없다는 말은 일반적으로 간이나 신장, 혈액성분에 이상이 생길 확률이나 GM옥수수를 먹고 이상이 생겨난 확률이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 즉, 사람마다 키가 다르듯 장기 등의 기능도 차이가 있으니 GM옥수수를 먹고 생긴 기능의 차이도 그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판단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현상이 나온 이상 이 이상현상이 정말 일반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GM옥수수로 인한 것인지에 대한 추가실험이 당연히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런 추가실험 없이 일반적인 경우와 똑같이 판단하고 안전성을 확신하는 것은 주로 개발사들이 집중되어 있는 미국의 정책 때문이다.
미국은 GMO에 대해 사전예방의 원칙이 아닌 실질적 동등성의 원칙에 따라 문제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즉, 새로운 옥수수이니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GM옥수수나 일반옥수수나 똑같은 옥수수이기 때문에 일반 옥수수와 똑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그렇게 정해진 안전성이기 때문에 안전성에 관한 우려가 더 크게 나타난다.

두 번째로 옥수수의 용도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미국이 아프리카에 GM옥수수를 식량으로 원조하려고 했듯이 옥수수는 다른 콩, 유채, 면화와는 달리 식량작물로서의 가치도 크다. 또한 옥수수의 전분은 그 용도가 엄청나게 다양하다. 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원료로 들어가는 것이 바로 옥수수전분이나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당류이다. 즉, 완전히 모든 가공식품을 끊지 않는 한 아무리 피하려고 하여도 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옥수수전분이라는 것이다. 원료가 GM옥수수로 바뀌면 다른 어떤 작물보다 GMO를 섭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니 그만큼 더 안전성에 대한 증거도 더 확실해야 한다.

GM옥수수를 수입하면서 식량자급률이 낮은 것이 이유라고 주장하는 것 역시 문제가 많은 주장이다.
식량자급률이 낮으면 그것을 높이는 것이 해결책이다. 더욱이 이미 10 여 년 전 FAO가 지금의 식량위기를 예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 없이 수입만을 해온 정부가 아직도 아무런 근본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는 것은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다. 또한 식량자급률이 낮다고 하여 필수식품도 아닌 가공식품을 위하여 GM옥수수를 수입하는 것이 당연한 듯 말하는 것 역시 기업이나 정부가 소비자에게 강요해서는 안될 말이다.
하지만 어쩔 수는 없을 듯하다. 수입은 자유고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라고 믿는 대통령에게서 근본적인 대안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듯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의 생존권은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 그리고 그 방안은 바로 식량주권을 찾는 것이다.

/김은진(원광대 법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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