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효율적으로 쓰는 사이짓기, 자연스럽게

농사 조회 수 4713 추천 수 0 2009.02.09 17:10:00

섞어짓기, 사이짓기, 돌려짓기
땅을 효율적으로 쓰는 사이짓기, 자연스럽게

자연에서는 봄부터 가을까지 여러 가지 풀과 나무가 서로 어울려 자란다. 벼과, 콩과, 십자화과, 국화과, 백합과, 미나리과와 같은 순서로 일 년에도 여러 가지로 변화한다. 시시때때로 병에 걸리기도 하고 충해를 입기도 하지만, 대대로 이어지며 자란다. 이렇듯 자연은 스스로 어울려 살아간다. 하지만 농사를 짓기 시작하며 차츰 사람의 편의에 따라 몇 가지 품목만 이어짓기를 하게 되었다. 요즘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그러다 보니 특정 식물에만 있는 병이나 벌레가 발생해 병해충의 피해를 입는다. 그래서 그걸 해결하려고 농약에 의존하는 경향이 더 심해지고, 그럴수록 병충해는 더욱 기승을 부린다.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럼 이런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농약이 없던 시절에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자연에서 배운 방법이 바로 사이짓기이다. 사이짓기는 같은 이랑이나 그루 사이에 2종류 이상의 작물을 함께 심어 가꾸는 것을 말한다. 사이짓기는 보통 함께 심는 두 작물의 수확기가 다르다. 이때 이미 자라고 있는 작물을 윗작물, 나중에 심는 작물을 아랫작물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겨울 보리 사이에 콩을 심는 경우, 보리는 윗작물이고 콩은 아랫작물이 된다. 이러한 경우 윗작물·아랫작물이란 사이짓기하는 기간에 두 작물의 크기가 다른 데에서 온 말이다. 농작물을 심는 순서에서 볼 때는, 이전부터 재배하고 있던 작물을 앞그루, 나중에 심는 작물을 뒷그루라고 한다. 그렇지만 앞·뒷그루란 말은 두 작물을 사이짓기하지 않아도 쓰는 말이다. 또한 사이짓기할 때 어떤 작물이 주된 것이냐에 따라 주작(主作), 부작(副作)이라고도 한다. 사이짓기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노동력만큼 토지가 충분할 때는 작업 능률이 높은 사이짓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노동력보다 토지가 적으면, 토지의 이용률을 높이려고 앞그루와 뒷그루의 생육에 큰 지장이 없는 한 사이짓기를 한다. 예컨대 과수원의 초기 몇 년 동안은 묵히는 것에 가까운 상태이기 때문에, 맥류·감자·콩 등 각종 작물을 사이짓기 한다.둘째, 수확량을 더 많이 올리려고 씨를 제철보다 일찍 뿌려야 할 때, 기후 특히 기온에 맞추어 이미 자라고 있는 작물에 사이짓기한다. 이럴 때 일반적인 것으로는 맥류에 고구마를 사이짓기이다. 그리고 중부지방에서는 콩·담배·목화 등을 사이짓기한다.

사이짓기의 이점은 다음과 같다.

 

① 단작할 때보다 땅을 더 효율적으로 쓴다.

② 노동을 분배하고 조정하기 쉽다.

③ 윗작물은 아랫작물이 잘 자라도록 기후 또는 병충해 때문에 생기는 해를 막아준다.

④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지 않도록 한다.반면 다음과 같은 결점도 있다.

 

① 사이짓기 때문에 일이 복잡해서 축력(畜力)이나 기계를 쓰기 어렵다.

② 햇빛이 가로막혀 뒷그루의 생육장해가 생기고, 토양수분이 부족해져서 뒷그루의 발아가 나빠질 수 있다.

③ 뒷그루가 앞그루의 거름을 빨아먹는다.


그런데 농사짓다보면 이어짓기해도 되는 작물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또한 서로 다른 종이지만 돌려짓기하면 안 되는 것들도 있다. 예를 들어 가지과의 토마토와 감자는 이어짓기하면 역병이나 청고병에 걸리기 쉽다. 그리고 오이과의 오이, 수박 등은 만할병이나 만고병에, 십자화과의 양배추, 배추는 노균병이나 연부병, 배추흰나비유충과 야도충 등에 피해를 입는다. 그래서 감자, 토마토, 가지, 완두 등은 4년 이상, 배추, 양배추, 양파, 오이는 3년, 무와 순무는 2년 이상 간격을 두고 재배해야 한다. 이에 반해 이어짓기해도 좋은 것은 시금치, 쑥갓, 참깨 등이 있다. 하지만 돌려짓기할 때보다는 좋지 않다. 농작물도 상대성이 있다. 돌려짓기나 사이짓기를 하면 서로 보완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 있고, 같이 재배하면 잘 자라지 않는 것도 있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사이짓기 계획을 세워야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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