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와 다음>(격월간/환경정의시민연대) 2009년 5, 6월호


<불평등한 세상>
-<왜 세상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장 지글러/갈라파고스)를 읽고-

류옥하다(열두 살)


이 책은 엄마가 읽으려고 사 두었던 책인데, 내가 밤에 볼 책을 찾다가 쌓여있는 책에서 꺼내서 보게 되었다. 엄마는 시간이 없어서 아직 못 보고 있다.
내가 읽기에는 어려운 책이어서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많았지만, 그래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에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없어서 책을 밤 사이사이에 보다가 반 잠 상태에서 책을 보기도 했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내가 인상 깊게 읽은 부분, 또는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 등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이 책은 유엔 식량 특별 조사관 장 지글러 라는 아버지가 카림 이라는 아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이 책의 내용은 이렇다.
세계에는 120억 명 분의 식량이 있는데 세계에서는 5초에 한명이, 하루에 약 10만 명이 죽어나간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에 따르면 2000년 에는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8억2300만 명이고 ‘심각한 기아상태’에 놓인 사람들의 숫자만 3000만 명이라고 한다.
여러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는 먹을 것이 넘쳐나서 비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라틴아메리카나 아시아,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에서는 아이들이 굶어죽고 있다고 한다. 특히 동부아프리카의 소말리아 같은 나라를 예로 들 수 있다. 언론들에서 이 사실을 보도하고 있어도 그것이 일상생활이 돼버려서 별로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한다.
소말리아 남부의 많은 도시들에서는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아서 말 그대로 시체의 산을 이루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이런 장면을 좀처럼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영국의 BBC, 독일의 CDF, 스위스의 TF1, RA1등의 서방 카메라들은 모두 현장에서 몇 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오가덴에 있기 때문이다. 즉 서방의 방송에 나오는 기아들은 모두 몇 백 킬로미터를 걸어온 기적의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소말리아에는 군벌이 있어서 권력과 부와 가축을 독점하기 위해서 계속 싸우기 때문에 10년째 그럴듯한 정부가 없다. 그래서 난민, 기아에 대한 별다른 대응도 못 하고 있다고 한다. 단일종교, 단일 민족으로 이루어진 나라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유엔 같은 데에서 지원을 해도 사이사이에서 사라지는 게 많아서 소말리아 난민들은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루지아 같은 경우는 예전엔 식량을 지원받았지만 아프리카 같은 곳보다 사태가 심각하지 않다고 해서 식량지원도 끊기고 주둔한 인력도 대부분 철수했다. 이유는 지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태가 심각하지 않은 곳은 지원을 하지 않는 거다.

시카고에는 곡물거래소 라는 게 있다. 그 곡물거래소에서는 몇몇 기업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곡물 가격을 정해서 식량을 판매하는 농민, 식량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자기들 맘대로 가격을 정해서 하루에 수백만 달러를 벌고 있다. 곡물거래소는 기업들이 돈을 벌기 위한 일종의 주식시장(?) 같은 거다. 내 생각에는 식량거래가 기업들의 돈벌이를 위해서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세계에서 굶주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프리카에서는 인구의 35%가 굶주리고 이어서 동남아시아가 인구의18%가 굶주리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에서는 약 14%가 굶주리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숫자로 따진다면 아시아에 기아인구가 더 많다. 아시아에는 5억 5000만 명이 심각한 영양실조에 있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1억7000만 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에 있는 사람들의 4분의 3은 농촌지역사람들이다. 나머지 4분의 1은 제 3세계국가의 대도시와 그 주변의 빈민촌 사람들이다.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 농촌지역인 것은 이상한 일이다. 더구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농민들은 부지런하다. 그들은 전해져오는 농사법으로 하루하루 뼈 빠지게 일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들은 평생 배고픔에 시달린다. 영양실조로 사망하거나, 갑작스런 기근 등으로 말이다.

유럽은 생산하는 식량이 남아돌기 때문에 식량값이 낮아져서 농민들이 손해를 안보도록 정부가 남아도는 식량을 구입하여 소각한다.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는 식량이 부족해서 사람들이 굶어죽는데 유럽에서는 식량이 남아돌아서 소각하는 것이다. 또는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남아도는 식량을 싼값에 아프리카로 수출한다. 싼값에 식량을 아프리카에 팔면서 아프리카 일부지역의 농산업은 쇠퇴했다. 왜냐하면 농민들은 식량을 생산해도 사람들이 더 질 좋고, 더 값이 싼 유럽산 식량을 사기 때문이다.

난민캠프에서는 간호사들이 난민캠프에 오는 사람들에게 ‘식량배급을 받을 수 있다’ 라는 증명서로 비닐 팔찌를 채워준다. 하지만 식량이 얼마 없기 때문에 간호사가 ‘이 사람은 살아날 수 있는가’ 를 판단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비닐 팔찌를 채워준다. 살아남지 못한다고 판단한 사람들은 배급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장 지글러: ... 간호사는 이렇게 말해야 해.
“댁의 아이는 너무 약하고 우리의 배급량은 너무 빠듯해요.
그래서 아이에게 손목밴드를 줄 수가 없어요.”
그럴 때 엄마의 마음은 어떻겠니? ...

나는 이 부분이 이 책에서 제일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난 지구에서 10억 명이 기아라는 사실이 가장 놀라웠다. 매일 매일이 고통의 나날이고 항상 배부른 때가 없는 사람들이 이 지구에 10억 명이나 있다는 사실 말이다.
내 생각에는 이런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런 방법이 필요할 것 같다. 먼저 식량이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분배돼야 하고, 아프리카 아시아 등의 가난한 국가들이 직접 식량을 생산할 수 있을 때까지 선진국들이 무조건 지원을 해줘야 한다. 또 유럽,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 남아도는 식량을 값을 매기지 않고 조건 없이 가난한 나라에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시카고 곡물거래소는 문을 닫아야 하고 식량값을 농민, 소비자가 조절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식량을 지원을 할 때 문제의 국가에 지원하지 않고, 기아에게 곧바로 지원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이 지구에서 ‘기아’라는 단어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내가 빨리 커서 기아들을 도와주고 싶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도 찾아야겠다.

(2009.1.27.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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