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질

농사 조회 수 7070 추천 수 0 2010.04.16 23:40:00


<논 - 밥 한그릇의 시원 始原>(최수연/마고북스) 가운데서


가래질-‘농부의 힘드는 일 가래질 첫째로다’

봄이 되면 얼었던 땅이 녹는다. 얼어 있던 땅이 녹으면 흙이 들뜨고 힘이 없어진다. 흙으로 쌓아놓은 논두렁도 마찬가지다. 약해진 흙 때문에 자칫 논두렁이 무너질 수도 있다. 가래질은 이렇게 무너지기 쉬운 논두렁을 튼튼하게 다지는 일이다.
<농가월령가> 중 3월령을 보면 “농부의 힘드는 일 가래질 첫째로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논농사는 논으로 들어가는 물이 흐르는 ‘물꼬’를 깊이 치고 두렁을 만들어 다지는 데서 시작된다. 논두렁이 무너지면 물이 다 새어 나가서 그해 농사를 처음부터 망치게 된다. 그래서 이른 봄, 한식을 전후해서 농부는 가래로 흙을 퍼 올려 논두렁을 다지는데 물이 샐 만한 곳은 단단하게 다지고, 무너져 내린 논두렁은 다시 쌓아올린다.
가래는 흙을 뜨고 파내는 데 사용하는 농기구로, 생나무를 잘라서 자루를 만들고 쇠로 된 날을 끼워서 만든다. 삽처럼 생긴 날 양쪽에 구멍을 뚫은 다음 줄을 꿰어서 사용하는데 삽을 조금 변형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래질은 가래로 흙을 퍼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가래질은 보통 세 사람이 하는데 한 사람은 자루를 잡고, 나머지 두 사람은 양쪽으로 이은 줄을 잡아당기며 흙을 퍼서 던진다. 두 사람이 줄을 팽팽하게 잡지 않으면 가래질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가래질도 세 사람이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는 속담 그대로 세 사람이 서로 마음이 잘 맞아야 일이 잘된다. 그래서 가래질을 하기 전 빈 가래로 미리 손을 맞춰보는데 이를 ‘헹가래 친다’고 한다. 오늘날 운동경기에서 이긴 팀이 승리를 축하하는 의식으로 감독이나 주장을 헹가래 치는 바로 그 헹가래다.
이처럼 여러 명이 힘을 합쳐 작업을 하니 한 사람 한 사람이 삽으로 제 각각 작업하는 것보다 능률이 높다.
(p.8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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