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공부 날적이

조회 수 867 추천 수 0 2003.07.08 19:37:00
4336. 7. 8. 불날

물꼬에는 차유, 물한리, 석현, 대해리 아이들이 옵니다. 읍내까진 나가진 않지요.
음, 상촌면까지 안 가는 까닭은, 멀어서이기도 하고, 그래도 상촌면까진 학원차도 들어오고(즉 배움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고^^) 뭐 그런 것들이 있지요.
그런데요, 정말 중요한 것은 또 다른 것이더라구요.
즉, 어떤 아이가 물꼬에 올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정말 오고 싶어할 때 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도, 아버님도, 물꼬 선생님도 아닌, 자기 스스로가 정말 오고 싶어하는 아이가 물꼬에 올 가장 첫 번째 자격을 가진 아입니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도 아니고, 잘 생긴 아이도 아니고, 말 잘하는 아이도 아니고, 오고 싶어하는 아이! 그 오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가장 잘 지낼 수 있게 애쓰고 싶습니다.
오고 싶은 아이들이 올 때, 물꼬 공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내 것처럼 생각하고, 다른 사람과도 잘 지낼 수 있습니다. 물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더불어 행복하게 잘 지내는 것입니다. 자기만 행복한 게 아니구요.

오늘은 평상에서 간식을 먹었습니다. 팥빙수랑 빵과 감자 샐러드. 민근이는 샌드위치를 네 개나 먹고 더 달라해서 그만 먹어라 했습니다. 저러더 배 터질까 가끔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요즘 6학년 애들은 새로운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베개를 깔고 앉아 수건을 잡고 끌어주기. 저러다 베개가 다 터져 나갈 것 같습니다. 뭐 놀이용 베개로 따로 빼 논 것이기도 하지만, 어째 큰 애들 노는 것은 애늙은이 같습니다. 오늘은, 고학년은 글쓰기, 저학년은 풍물을 했습니다. 고학년 애들은 이제 완전히 '얼거리'를 이해한 것 같습니다.

간식 먹을 때 민근이, 상익이 노는 것 보고
희정샘 : 너희들 가끔 보면 꼭 덤 앤 더머 같애.
민근이 : 아니에요. 제가 '덤'이고 상익이가 '더머'고 상연이가 '앤' 이에요.
(옆에서 듣고 있던 상연이)
상연이 : 뭐? 그럼 내가 애기야?('애'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한번 더 강하게 밀고 나오는 상연이)
상연이 : 그럼 내가 여자야?('빨간 머리 앤'을 생각했나?^^-글쓴이의 추측)

상연이와 주리는 정말 붙어서 잘 놉니다. 다른 애들이 둘이 사귀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죠. 어느날 연지가 주리에게 물어보았답니다.
"주리야, 상연이 좋아해?"
한참을 생각하던 주리가 고개를 가로저었답니다.
도대체 주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 생각이 저는 너무나 궁금합니다. 이걸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요?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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