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기억을 하냐구?
그때 계절학교 애들이래야 백여명이 조금 더 되었을 땐데
나흘이나 같이 보내면서 너를 모른대서야 말이 되느뇨?
97년 여름의 열두 번째 계자!
'하루 볕이 무섭다대!'가 그 제목이었더랬다.
더구나 그 여름을 내내 이곳에서 하는 그림터도 연극터도 오지 않았더뇨?
멀리 거제도에서 왔더랬지, 고현말이다.
어머니는 아직도 미용학원을 하시는지?
생각나다마다.
노오란 티셔츠와 하늘색 티셔츠를 입은 모습도 눈에 선하지.
비온 뒤의 질퍽거리는 운동장에서 맨발로 춤을 추던
가장행렬을 너는 기억할지?
판소리는, 그때 판소리시간엔 뭘 하였더라...
은자동아 금자동아, 아니 아니 뱃노래도 그 여름에 했던 듯하다.
두 패로 나눠 학교가 떠날 듯이 부르던.
찾아와줘서 고마우이.
혹 새끼일꾼 제도를 아는지?
초등학교때 물꼬를 다닌 경험을 중고등학생이 되어 후배들과 나누는 제도란다.
새끼일꾼으로 와도 참 좋으리.
아람에게도 인사 전해주고 어머니께도 안부 여쭈어다고.
이 녹음들만큼 네 생활도 그리 풍성하길.
놀러 갈께요.